삼성 '커피 사업' 철수, 靑 의중 전달됐나

삼성 '커피 사업' 철수, 靑 의중 전달됐나

진상현 전혜영 기자
2012.01.26 17:54

공정위 조사, 여론 비판 고조되는 가운데 "대통령 작심'발언이 사업포기 계기된 듯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들의 소상공인 업종 진출을 비판한 후 삼성이 전격적으로 커피·베이커리 사업을 포기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 정부의 압박이 강화되고, 여론의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통령의 '작심 발언'이 나오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6일 "'바람직하지 않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기업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이 이상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옛날 경주 최씨 가문의 가훈에 흉년이 들면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땅을 사지 말라는 가훈이 있었다"면서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이 때 대기업들은 소상공인들의 생업과 관련한 업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실태 조사를 지시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전날 발언 외에 관련해서 실태 조사를 지시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지난해 연말부터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고, 최근 대기업들의 소상공인 업종 진출에 대한 비판 보도가 잇따른 것도 직간접적인 압박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총선,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대기업 비판 분위기도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정위 조사관들은 지난해 10월 중순 롯데계열 제과업체인 블리스 본사를 방문해 거래내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문제가 개선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챙긴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본연의 역할을 외면한 채 서민 영역을 침범함으로써 국가 전체 성장 동력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양극화만 심화시킨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규제를 하거나 직접적인 압박 보다는 기업들의 자율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은 현 정부의 철학에 맞지 않는다"며 "동반성장위원회나 지식경제부 등을 통해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시장 논리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다면 강제로 조치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부당한 지원이 있었는지 등은 공정위가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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