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조 "새누리당 선택, 참 바보같은 짓이지만…"

손수조 "새누리당 선택, 참 바보같은 짓이지만…"

양영권, 사진=이기범 기자
2012.02.24 14:52

[인터뷰]부산 사상구 새누리당 예비후보… 하루 1시간 자며 강행군, 별명 '독종'

-"새누리당 잘못 걸어왔어도 없애는게 답 아냐"

-"문재인 대선으로 인해 재·보궐 선거해선 안돼"

4.11총선 새누리당 부산 사상구 손수조 예비후보가 23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 일대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기범 기자
4.11총선 새누리당 부산 사상구 손수조 예비후보가 23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 일대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기범 기자

"유명인이요? 요즘 언론에서 써줘서 서울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역에선 온도차가 있어요. 예전보다는 많이 알아봐 주시지만 '스타'가 된 것 아니에요. 아직 모르시는 분들도 많구요."

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도전장을 낸 손수조 새누리당 예비후보(27)는 "갑자기 유명인이 된 소감이 어떤가"라고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아직 공천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손씨는 새누리당의 신데렐라다.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을 하고 대학 졸업 후 언론홍보회사에서 1년6개월간 일한 게 경력의 전부다. 하지만 "돈과 조직이 없어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는 당찬 모습에 하나 둘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손씨에 대해 공천 심사를 벌인 정홍원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은 "굉장한 감명을 받았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손씨는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했다. 젊은이로서 새누리당을 택한 게 '참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하지만 '보수'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념 논쟁은 학자들에게 맡겨두자"라며 '생활 밀착형 정치'에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대권주자'인 문재인 이사장에 대해서는 "사상구가 정치의 정거장, 놀이판이 됐다가 나중에 재·보궐 선거를 하는 일이 벌어져선 안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인터뷰는 지난 23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이뤄졌다.

-정홍원 위원장한테 칭찬을 들었는데, 기분이 어땠나.

▶ 모르고 있었는데, 지역 유권자를 만나고 있을 때 친구가 전화해서 알려주더라. 내가 최연소라서 그런 건지, 개혁성을 높이 샀던 건지 모르겠다. 공심위 면접 보러 가서 처음에 '자기소개 좀 해주세요' 하길래 "돈과 조직 없이 평범한 사람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러 온, 사상구의 딸 손수조입니다"라고 말씀 드렸다. 그런 데서 감동을 받지 않으셨나 한다.

보통 돈이랑 조직이 있거나 아주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게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치를 하고 싶은데 돈과 조직은 없다. 그런 것 없이도 성공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출마했고, 그런 게 인상이 깊었던 것 같다.

- 새누리당 하면 보수적이고, 젊은이들에게는 '꼰대'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선택한 이유는.

▶ 나는 보수주의자다. 건강한 보수주의자라고 스스로를 얘기한다. 보수도 변화가 있다. 우리는 보수라고 그러면 '수구 꼴통'을 생각한다.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고 하는데, 원래 보수는 상황에 맞게 차츰 변화하는 것이다. 진보는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이들을 말한다.

나는 급진적인 건 맞지 않다고 본다. 복지 면에서도 보편적인 복지가 아니라, 상황에 맞는, 맞춤형 복지가 맞다고 본다. 그래서 보수주의자다.

새누리당이 그동안 이미지를 잘못 구축해 왔지만 그렇다고 새누리당을 없애는 게 능사는 아니다. 지금까지 쇄신을 위해 노력한 선배들이 많다. 그 발자국 하나하나를 이어 나가야 한다. 나는 보수주의자로서 새누리당에 희망을 걸었다.

나는 "새누리당이 진정 쇄신하고 싶다면 돈, 조직이 없어도 정치에 대한 열망만을 갖고 뛰어든 나를 한번 봐달라"고 외치는 중이다. 공천이 안된다고 해도 정 위원장이 나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것은 새누리당에 어느 정도의 개혁 의지가, 진정성이 있다는 거다. 과거의 새누리당이었다면 나 같은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았을 거다.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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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소속으로 나오는 게 손해는 아닌가.

▶ 전적으로 손해다. 20,30대는 물론 기성세대도 새누리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상황에서 새누리당으로 나온 것은 참 바보 같은 짓이다. 하지만 나는 당을 넘어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정치 혁신이 먼저인데, "어디서 이룰 거냐"고 했을 때, 나는 '보수'니까 당연히 새누리당을 선택했다.

- 부모님은 무슨 일을 하시나.

▶ 아버지는 5톤 트럭 운전을 하신다. 어머니는 보험설계사고. 가난하지도, 그렇다고 부자도 아닌 평범한 집안이다. 평범한 사람 중에 정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 고등학교 때 공부 잘했나.

▶ 반에서 5등 안에는 들었는데, 공부를 잘하진 않았다. 공부 잘하는 애들은 따로 있었다. 나는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12년 동안 전교회장, 부회장, 반장 등 학생대표를 했다. 학생대표는 공부만 잘한다고, 똑똑하다고 해서 뽑아주는 게 아니다.

나는 똑똑해서 국회의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 말을 잘 들었고, 말하는 것은 바로 실천하려 했다. 그건 정말 내가 잘 하고, 자신 있는 부분이다. 계속 그걸 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학자를, 27세의 전문가를 요구하는 것 같다. 그건 잘못된 것 같다. 국회의원을 변호사만 하라는 법은 없지 않나.

- 대학 때 생활은 어땠나.

▶ 대학 때는 학생회 활동을 안했다. 대학 때의 학생회는 중고 때의 학생회랑 다르더라. 나는 사람이 좋아서 중고 때 학생회 활동을 했는데, 대학은 이념적이더라. 내가 하고 싶은 정치는 이념적인 것이 아니라, 생활밀착형이다. 이념으로 진보와 보수 대립하면 너무 소모적이다. 대립하느라 죽어나는 서민들 생각은 안한다. 이념 논쟁은 학자들만 해도 되지 않나.

내가 보수주의자지만 복지 쪽에서는 진보적인 입장을 수용할 수 있다. 안보 면에서는 진보가 보수적인 입장을 수용할 수 있지 않나. 우리나라는 너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심하다. (민주통합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말 바꾸기를 보면 알지 않나.

- 국회의원 선거 나갈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

▶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어릴 때부터 늘 했다. 그런데 이 나이에 할 줄은 몰랐다. 정치를 하려면 돈과 '스펙'이 필요하니까, 돈을 벌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청년과 똑같이 취업 준비를 했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던지 허리 디스크가 왔다. 오래 앉아있지 못해 시험을 못 볼 지경이었다. 많은 친구들이 그런 일을 겪는다.

정치에 관심이 많아 정치부 기자를 하고 싶었다.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늘 현안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쇄신 바람이 불었다. 새누리당이 쇄신하겠다고 비대위까지 나선 마당에, 이 사람들이 정말 쇄신을 하려면 순수하게 정치를 사랑하는, 그래서 도전하는 나같은 사람을 쳐다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 외로 많이 동참해 주고, 공감을 얻고 있다. 내가 똑똑해서, 예뻐서 그런 것은 아니고 뭔가 신선한 것, 정계에 물이 안든 사람이 필요해서 그런 거다.

-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던데, 왜 정치외교학과를 안갔나.

▶ 학생운동 할까봐 부모님이 반대했다. 자식이 그런 쪽으로 쏠릴까 걱정하시는 마음이었다.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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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출마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어땠나.

▶ 부모님은 언젠가는 내가 정치를 할 줄 알았으니까. '오케이(OK)'를 해 주셨다. 돈 안쓰고 하겠다고 하니까 어머니가 "그럼 네 전세금 3000만원 있으니 그걸로 해봐라"라고 하시더라.

- 3000만원을 어떻게 쓸 작정인가.

▶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해야겠다. 처음엔 3000만원만 쓰고 하겠다고 했을 때는 돈이 이렇게 많이 들지 몰랐다. 벌써 사무실 보증금을 포함해 1930만원을 썼다. 만약 공천을 받는다면 남은 돈으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

생각한 게 후원금이다. 3000만원으로 선거를 치러보겠다고 하는 게 알려지니, "밥값이라도 하라"고 후원금을 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이 후원금을 쓰되 결과적으로 처음의 약속을 못 지킨 것이니 나중에 선관위에서 선거비용을 보전 받게 되면 3000만원을 초과해 사용했던 부분은 사회에 기부하려 한다.

- 야당 후보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거물인데, 부담은 없나.

▶ 거물이어도 많이 거물이다. 그런데 그냥 '거물'이셨으면 좋겠다. 대권으로 가시든지, 국회의원만 하시든지, 둘 중에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 이건 내 생각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하시는 말씀이다. 사상구가 바보는 아니다. 정치의 정거장, 놀이판이 됐다가 나중에 재·보궐 선거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선거를 다시하면 시간 낭비, 돈 낭비다. 그래서 사상구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해야 한다. 분위기를 보면 문 이사장이 대권후보라는 게 오히려 마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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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새누리당 비대위원하고는 만난 적이 있나.

▶ 만난 게 아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했다.

-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 공천 심사비 비싸다는 얘기. 심사비를 왜 100만원이나 받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이 비대위원이 "나도 몰랐다. 한번 얘기해보겠다"고 하더라. 비대위에서 실제 그 얘기를 했다더라. "이번에는 안되고, 다음부터라도 좀 줄일 수 있다면 줄여보겠다"고 회답이 왔다. 그런 걸 보면서 20대가 1명이라도 (국회에) 들어가 있으면 소통이 잘 되겠다고 느꼈다.

- 잠은 몇 시간이나 자나.

▶한 시간밖에 못 잔다.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 7시부터 출근길 인사 나누고, 집에 들어와 밥을 먹는다. 그러고는 밖에 나가 저녁 10시까지 선거운동을 한다. 집에 돌아와 자정부터 인터넷 블로그 글을 쓰고, 댓글을 달고 하다 보면 새벽 5시가 된다.

-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느낌은.

▶ 원칙 소신 지키는 부분, 약속을 지키는 부분, 말을 남용하지 않는 부분이 장점이다. 반대로 보면 현실에 대해 언급 자제하고 너무 말을 아껴서 소통이 잘 안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부산에서 선전할 것 같나.

▶ 새누리당이 어떻게 하기에 달렸다. 지역을 다녀보면 "한나라당을 안 찍으려고 했는데, 수조가 나오니 찍어줄게"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니까 지금 잠시 민심이 이반돼 있어도 새누리당이 충분히 쇄신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주면 당 지지도는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저의 지지도도 올라갈 것이다. 지역민들도 "그래도 새누리당"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 학교 때 별명이 뭐였나?

▶ '독종'이었다. 뭐 하나에 빠지면 잠을 안자니까 그렇게 불렀다. 동생 휴대폰에는 내 전화번호가 '독종'으로 저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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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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