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 정치권 불법사찰 폭로 두고 사생결단 공방전
총선을 10여 일 앞두고 국무총리실 불법사찰 문건이 폭로돼 궁지에 몰린 청와대가 "공개된 문건의 상당수가 과거 참여정부 때 작성된 것"이라며 반격을 시도했다.
민주통합당은 "청와대가 불법사찰을 '물 타기' 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고, 새누리당은 '현 정부와 과거 정부의 동반책임론'을 주장하며 방어막을 치는 등 총선 최대 쟁점으로 부각한 이 사건을 두고 정치권이 사생결단의 공방전을 벌였다.
◆靑 "참여정부, 김영환 등 사찰"=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1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민주통합당이 사찰문건 2600여 건 가운데 2200여 건이 참여정부에서 작성한 문건인 줄 뻔히 알면서도 어떤 이유로 2600여 건 모두 이 정부에서 작성한 문건으로 뒤집어 씌웠는지 의문시 된다"고 밝혔다.
전날 '사찰 문건의 80%는 노무현 정부 때 작성됐다'고 해명한 데 대해 민주통합당 측이 '이 문건들은 대부분 경찰의 내부 감찰이나 인사동향 등 단순보고 문건'이라고 반박하자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최 수석은 또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은 2003년 김영환 의원, 인천시 윤덕선 농구협회장, 2004년 허성식 민주당 인권위원장, 2007년 전국전세버스 운송사업연합회 김의협 회장 등 다수의 민간인, 여야 국회의원 등에 대해 사찰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계, 민간인 등에 대한 동향 정보보고는 공직윤리지원관실과 동일한 기능을 했던 과거 정부의 조사심의관실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노통 비호하려 증거 인멸했나"=하지만 야권은 청와대가 사과는 커녕 책임 회피를 위한 '물 타기'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MB(이명박)·새누리 심판 국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그렇다면 2년 전 왜 그렇게 증거인멸을 무리하게 했느냐"며 "왜 대포폰까지 지급하면서 노무현 정부를 비호했을까.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도 일제히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장과 민정수석을 지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자신의 트위터에 "참여정부에선 불법사찰 민간인 사찰, 상상도 못했다"며 "MB청와대 참 나쁘다. 비열하다. 그야말로 막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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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정보위원장을 지낸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원도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장의 직보조차 거절한 분이고, 국정원장하고 독대 안한 유일한 대통령"이라며 "청와대의 해명은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악의적 책임 떠넘기기"리가 지적했다.
◆朴 "두 정권 모두 사찰" 野 "피해자 행세 말라"= 야권은 또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의 '동반책임론'도 부각시켰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 위원장이 2년 전 민간인 사찰 문제가 터진 후 지금까지 침묵했고, 방조한 것은 권력의 범죄를 은닉, 방조한 것"이라며 "반성과 책임도 없이 과거와의 단절을 운운하는 것은 비겁한 꼼수 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영호는 내가 몸통이라고 하더니 청와대와 총리실은 노통이 몸통이라고 하고 박근혜는 피해자를 자처한다"며 "사과하기는커녕 되레 큰 소리 치는 것이 이명박근혜 정권의 본질"이라고 공격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도 "함께 사죄하는 것이 박 위원장이 할 일"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출당시키겠다는 말 한마디 못 하면서 피해자처럼 행세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현·전 정부 동반책임론을 부각시키며 '정권심판론'을 희석시키는데 주력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부산·경남을 방문해 "이번에 공개된 문건의 80%를 지난 정권에서 만들어졌다고 밝혀졌다는데 어느 정권 할 것 없이 불법사찰이 이뤄졌다"며 "모두 저를 사찰했다고 보도가 됐는데 이런 구태스럽고 청산해야할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남경필 등 쇄신파 의원들도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정권 당시 실세 총리였던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이해찬 상임고문 등은 불법 사찰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을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