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분 50% 넘는 민자사업 이용료, 공공요금으로-국회 예산정책처
부산울산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가 51%, 나머지 49%를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하고 있다. 총 사업비 1조1319억원을 모두 공공기관이 댄 셈이다.
이 도로는 사실상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이지만 민자사업이란 이유로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 km 당 78원, 일반 고속도로보다 높다.
일산에서 퇴계원을 잇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국민연금의 지분이 86%에 이른다. 통행료는 km당 124원이지만 같은 외곽순환고속도로의 남부 구간은 그보다 낮은 km 당 47원이다.
이처럼 국토해양부나 한국도로공사, 국민연금공단과 같은 공공기관이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민간투자 사회간접자본(SOC)이 상당수이며 이들은 사실상 공공이 운영하는데도 통행료 등 이용요금을 높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늬만 민자사업인 경우 공공사업으로 봐야하고 시설 이용료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처장 주영진)는 이달 '공공부문의 민간투자사업 출자에 따른 문제점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민자 도로라 해도 공공기관이 5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경우 일반 고속도로와 비슷한 수준으로 통행료를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 소관의 민간투자사업 13개 가운데 공공기관이 지분을 절반 이상 지닌 사실상 공공사업은 6곳에 이른다. 부산울산 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일산-퇴계원)가 대표적이다. 신분당선 정자광명 복선전철, 수원광명 고속도로 등도 공공기관 지분이 50% 이상이다.
이처럼 공공시설인데도 민자사업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옛 기획예산처가 2004년 '정부 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의 적용을 받는 정부투자기관이나 특별법으로 설립된 공사나 공단 외에는 모두 민자사업자가 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이후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이 전액 출자한 법인들도 민자사업자가 되는 길이 열린 셈이다.
특히 신분당선 전철과 수원광명 고속도로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없는 사업이다. 일정 수입을 보장받기 어려운 사업에 민간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공공기관이 사업비 대부분을 떠안은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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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민자사업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이들 사업에 대한 공공부문의 과도한 출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민자사업에 대한 공공기관의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정부는 공공부문이 최대 출자자인 민자사업의 사용료를 공공요금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MRG에 따른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해당사업의 수익률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