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 상승세가 저서 출간과 함께 거침이 없다.
안 원장은 지난 24일 국민일보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3.46%)에서 49.9%의 지지율을 얻었다. 42.5%에 그친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후보에 7%p이상 앞섰다. 책 출간, 방송 출연과 함께 박 후보를 추월하기 시작한 안 원장의 지지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차 범위 밖으로 박 후보를 밀어내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급한 정치권은 대권도전 선언도 하지 않은 안 원장 때리기에 열심이다. 새누리당은 "어린왕자의 얼굴을 한 기회주의자"라는 등의 공개 발언으로 연일 안철수를 흔들고 있다. 대선 예비후보 합동연설회와 토론회가 시작됐는데도 지지율 답보상태를 겪고 있는 민주통합당 역시 안 원장의 상승세를 부러워하면서 새누리당 못지않게 비판적 자세다.
하지만 안 원장이 왜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과 냉철한 자기반성은 보이지 않는다. 여야 모두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전략가·분석가를 보유했다면서 코끼리 다리만 훑으며 스스로 지지율을 깎는 행동만 하고 있는 것이다.
안 원장의 거침없는 지지율 상승이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구태 정치에 실망한 국민들의 대안찾기 결과라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입이 아프지만 국민감정을 거스르는 여야의 정치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실제로 방탄국회 논란까지 불러온 민주당의 임시국회 소집 요구는 '과연 정치권이 올해 대선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비례경선 부정에서 비롯된 당 쇄신 흐름이 무참히 꺾인 통합진보당 사례 역시 구태 척결을 요구하는 국민을 안중에도 두고 있지 않다는 실망감만 준다. 이러다 보니 국민들이 기성 정당 후보들을 제쳐두고 안 원장에게 열광하는 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박원순 시장에 열광한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만 돌이켜봐도 안 원장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정치권이 '안철수 현상'의 이유를 끝까지 모른 채 한다면 선거 참패와 후보도 내지 못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의 굴욕은 또 다시 여야를 '멘붕'상태로 만들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