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방문한 李대통령 뭘 얻고 뭘 잃었나

독도 방문한 李대통령 뭘 얻고 뭘 잃었나

진상현 기자
2012.08.12 15:56

정치적이용 비판 불구 명분 확실, 임기말 존재감 부각…국익차원 실익 좀더 봐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독도를 전격 방문한 이후 일본 정부가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주한 일본 대사 소환에 이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 중단 등도 거론된다.

하지만 청와대는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에 맡겨둔 채 일체의 직접적인 대응을 삼가고 있다. 이번 일이 대통령의 당연한 자국영토 방문으로 외교적인 논쟁거리 자체가 안 된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이 같은 대응에는 이번 독도 방문에서 1차적인 목적은 이미 달성했다는 느긋함도 어느 정도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대해 일반의 여론이 나쁘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독도 이슈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냐를 놓고 찬반양론이 갈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터넷 댓글, 트위터 등 소셜테트워킹서비스(SNS) 등에는 "할 일을 했다" "잘한 일"이라는 반응이 대체로 우세하다. "정치적인 이용"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지만 방문 자체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는 많지 않다.

정치권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잘한 일"이라는 논평을 내놨고, 민주통합당도 "국면전환용이 아니냐"고 우려하면서도 직접적인 비난은 피하고 있다.

임기 말 이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 반응은 고무적인 수준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18%를 기록, 재임 중 최저점을 기록했었다.

잘잘못에 대한 평가를 떠나 대통령과 청와대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는 시각도 있다. 친인척 측근 비리, 대선 경선 본격화 등으로 청와대는 이미 여론의 중심에서 비껴난 지 오래다. 임기 말 여론의 힘을 받지 못하면 국정 운영 동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시점에서 국가 원수로서 가질 수 있는 파괴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면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키는 효과를 거뒀다는 얘기다. 남북정상회담이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독도 방문이 이번 정부가 임기 말 꺼내 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히든카드' 중 하나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이 같은 손익 계산이 계속 유효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먼저 이번 방문이 독도 이슈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분쟁 지역화를 막기 위해 취해 왔던 '조용한 외교'를 탈피한 이번 결정이 실제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봐야 한다. 독도를 둘러싼 충돌이 잦아지면 일본은 이를 구실 삼아 국제사법재판소로 이 문제를 가져갈 것이 분명하다.

독도 이슈를 넘어 한일 관계와 우리 국익에 미칠 영향도 봐야 한다. 이 대통령이 독도 방문을 결행한데는 대일본 외교가 흔들리더라도 감내할 수 있다는 외교적인 자신감이 깔려 있다. 또 이슈를 계속 주도한다는 의미에서 일본의 반발이 어느 선까지는 이 대통령과 청와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일 외교의 축이 생각보다 크게 흔들리고, 국익에도 배치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여론의 평가 자체가 바뀌면서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와 국정 운영에 새로운 악재로 돌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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