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5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기업인들을 만났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1970년대 이후 이렇다 할 대기업이 출현하지 않고 있는 것은 공고한 재벌체제 때문"이라며 "문제는 대기업이 아니라 재벌"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대기업집단 개혁 방안을 집대성한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한 데 이어 다시 '대기업집단 개혁'의 고삐를 좼다.
이에 뒤질세라 무소속 안철수 후보도 대기업을 겨냥한 행보를 갔다. 안 후보는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서 6년간 일하다가 뇌종양으로 투명 중인 한혜경 씨가 입원한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을 찾았다.
안 후보는 한 씨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듯 기업도 생산성 향상에만 투자하기보다 노동자와 사람의 안전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주문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12일 대통령 직속으로 '재벌개혁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14일에는 '개열분리명령제' 도입이 포함된 '재벌개혁 7대 과제'를 발표했다.
전경련이 "대기업 때리기 위주의 경제정책"이라고 반발하자 안 후보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전경련이 대변해야 할 것은 재벌 총수의 특권과 반칙, 이익이 아니라 올바른 기업가정신"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같은 야권 후보들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좌클릭' 행보는 단일후보 경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주(8일∼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자대결 구도를 상정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31.1%, 문 후보는 21.8%로 10%포인트 가까운 지지율 격차가 난다.
하지만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지는 한치 앞을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야권 단일화 선호도는 안 후보가 40.7%, 문 후보가 37.8%로, 오차 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1.6%포인트) 내에서 두 후보가 혼전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는 상호 '네거티브' 공방을 하지 않기로 암묵적으로 '신사협정'을 맺었다. 따라서 두 후보는 보다 선명한 정책으로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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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경쟁'이라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자칫 지나친 '좌클릭'은 단일화 이후 본선에서 중도 성향 유권자의 관심에서 멀어질 위험도 상존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두 후보가 '재벌개혁'의 수위를 높이는 것은 지지층 유권자에게 강력하게 어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실체 없는 공약만 남발할 경우 바로 TV 토론 등을 통해 사실이 밝혀져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경제민주화에 대해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더 높은 높은 관심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두고 있다"며 "'재벌개혁'으로도 일자리 창출에는 문제가 없다는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