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대기업정책' 격돌…안철수 판정승?

文-安 '대기업정책' 격돌…안철수 판정승?

양영권 기자
2012.10.16 17:05

장하성-이헌재 맨파워? 안철수 핵심이슈 선점 평가…문재인 '추진력'으로 만회 시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단일화 논의에 앞서 정책경쟁에 본격 나선 가운데 '1라운드'인 '대기업 집단 정책'에서 안 후보가 판정승을 했다는 평가가 야권에서 나오고 있다. 문 후보는 '실현가능성'과 '추진력'에 초점을 두면서 만회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지난 11일, 안 후보는 지난 14일 각각 대기업 정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기업인·대주주 위법행위 처벌 강화 등 그간 단골로 거론되던 정책을 제시한 반면 안 후보는 이를 기본으로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검토와 재벌개혁위원회 설치를 추가 제시했다.

문 후보의 경우 주요 정책이 4·11 총선을 거치면서 이미 이슈화됐던 내용들이다. 이에 따라 안 후보가 '신선도' 면에서 앞섰다는 평가다.

정치권 논의도 안 후보가 제시한 정책을 위주로 이뤄져 결과적으로 안 후보가 경제민주화의 핵심 이슈를 선점하는 형국이 됐다.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이건개 대선 예비후보도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후보가 제시한 계열분리명령제와 재벌개혁위원회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일 정도다.

여기에는 안 후보 캠프의 '맨파워'가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직접 정책을 발표한 장하성 고려대, 전성인 홍익대, 이봉의 서울대 교수 외에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나, 전 교수의 '스승'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의견도 일정 부분 정책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당직자는 "이번 대결은 안 후보의 판정승으로 보인다"며 "재벌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정책 마련에 관여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은 이헌재 전 부총리와 장하성 교수의 공동 작품이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선대본부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재벌 정책은 장 교수가 주도해 만들고 안 후보가 내용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 완성됐다"며 "이 부총리는 본인도 밝혔듯 정책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조언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책 발표 '타이밍' 면에서도 안 후보 캠프의 전략이 빛을 발했다. 지난 11일 문 후보가 대기업집단 정책을 발표하자 같은 날 장 교수는 토론회에서 "재벌개혁을 위해 강제력과 집행력이 있는 실질적 형태의 정부기구가 필요하다"며 맞불을 놨다. 이어 이튿날 전성인 교수는 급히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직속으로 재벌개혁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대기업 정책의 '추진력'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지난 15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되면 인수위 단계 이후 국민의 지지를 동력으로 (대기업집단 개혁을) 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 5년 동안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의견 수렴 등을 거치면 거의 (임기) 말년에 가서 법안을 마련하게 되는데, 후반기는 힘이 달려서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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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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