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모 방안이 사실상 경제민주화 논의 근간…"투자여력 잃고 글로벌 경쟁력 상실할수도"
새누리당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경제민주화추진단이 순환출자금지와 금산분리 등 경제민주화 핵심공약에서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의 방안을 대거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강조해온 "과도한 대기업 옥죄기는 없을 것"이란 말과 달리 상당히 강력한 소유·지배구조 규제안이 마련될 것으로 우려된다.
28일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추진단에 따르면 추진단은 경실모가 제안한 순환출자금지·금산분리· 일감몰아주기 근절·경제사범처벌강화 등의 법안을 공약으로 도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추진단이 검토 중인 경실모의 방안은 △대기업총수 등 경제사범 처벌강화(집행유예금지)△일감몰아주기 근절 방안 중 하나인 지분조정명령제 △기존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방안 △산업자본의 은행소유한도 9%→4% 환원 △산업자본의 PEF(사모펀드)를 통한 은행지분소유 규제 △징벌적손해배상제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집단소송제·이중대표소송제 등이다.
불공정행위 근절뿐만 아니라 지배구조개선 등 그동안 경실모가 제안한 모든 방안들이 당의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검토되는 셈이다. 경실모 간사이자 경제민주화 추진단 간사를 맡은 김세연 의원은 "추진단에서 지분조정명령제나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등 경실모가 제안한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사실 출자총액제한제도나 계열분리명령제를 제외하고는 문재인 캠프나 안철수 캠프의 경제민주화 법안들도 경실모가 제안한 법안에서 벗어난 것이 없다"며 "그 정도로 경실모의 제안들이 전문성 있는 법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새누리당 역시 순환출자, 금산분리, 일감몰아주기 근절 등 경실모가 제안한 경제민주화 법안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경실모의 방안이 정치권 경제민주화 논의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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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지분조정명령제는 대기업집단 사익편취 행위가 적발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계열사 지분의 축소 또는 소각을 명령하도록 하는 제도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제시한 '계열분리명령제'보다 다소 강도는 약하지만 현실적으로 규제의 실효성은 더욱 크다는 게 새누리당 판단이다.
일례로 최근 공정위가 계열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준 SK그룹 7개 회사에 과징금 346억 원을 부과했는데 앞으로는 과징금에 그치지 않고 지분 매각을 지시할 수 있다는 것.
추진단은 또 경실모가 금산분리방안으로 제안한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산업자본의 PEF를 통한 은행 지분제한(18%→10%)은 물론 대기업 오너와 경영진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집단소송제·이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 제한도 검토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 같이 강력한 공약을 제시한다면 삼성·현대차·현대중공업 등 해외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주요 대기업집단 지배구조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투자여력을 지배구조문제 해소에 써야해 글로벌 경쟁력 역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김 위원장이 "특정 경제세력을 억누르려고 경제민주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거듭 밝혔지만 논의되는 내용들은 사실상 대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담고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최근 경제민주화 논의는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구호화 돼 대기업 등 잘나가는 기업을 억누르려한다"며 "기업들이 투자 여력을 잃고 하루아침에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 대기업 때리기보다는 불공정한 관행을 해소하는 방향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