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제18대 대통령선거에 나선 여야 유력 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각종 이슈를 놓고 전방위로 충돌했다.
두 후보는 대선 출마선언 이후 처음 맞붙은 이날 토론이 추후 여론 지지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통령 리더십 △정치쇄신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 △대북정책 방향 △한반도 주변국과의 외교정책 방향 등 5개 분야에 걸쳐 치열한 논리 대결과 함께 날선 공방을 펼치며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권력혁 비리 근절 방안 = 첫 번째 상호토론 주제인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을 놓고는 새누리당 박 후보가 선공에 나섰다.
박 후보는 "권력형 비리 문제가 나오면 문 후보도 많이 곤혹스러울 것 같다"면서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있던 지난 2003년 부산저축은행 감사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압력성 청탁을 넣었다는 의혹과 청와대 정무특보 재임 시절인 2006년 문 후보 아들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취업 의혹, 그리고 문 후보 부인의 2004년 평창동 빌라 매입시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거론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금감원은 지금 이명박 정부 관할 하에 있기 때문에 내가 압력을 행사했다면 진작에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밝혀졌을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이나 박 후보 선대위에서 '네거티브' 선거를 해도 박 후보의 뜻이라고 생각지 않았는데, 박 후보조차 네거티브를 해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그는 아들의 특혜 취업 의혹에 대해서도 "고용정보원 역시 노동부(고용노동부) 산하이지 않냐"면서 "부정·비리가 있었다면 (현 정부에서) 밝혀졌을 것이고 내가 책임 추궁 당했을 것이다. 그런 네거티브는 중단해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대북정책 방향 = 대북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당초 예상대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는 안보를 강조하지만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 반면 국민의 정부는 두 차례 서해교전을 겪으면서도 NLL을 사수했고, 참여정부 5년간은 단 한 건도 군사충돌이 없었다"는 문 후보의 지적에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는 구분돼야 한다"면서 "퍼주기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는 건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참여정부 당시인) 2006년 북한에 그렇게 많이 퍼주기를 했음에도 북한은 첫 번째 핵실험을 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안보위기가 고조되면서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여론 지지율에서 역전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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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또 "문 후보는 얼마 전 'NLL은 사실상 영해선'이라고 했지만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NLL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남북 간 해상불가침 경계선'이라고 천명했다"며 "그래서 'NLL은 사실상 남북간 영해선이어서 단호하게 사수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번 밝혔다. 그럼에도 (NLL 수호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는) 똑같은 얘기가 되풀이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NLL을 기준으로 남북이 같은 면적의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면 오히려 NLL에 대해 북한이 다른 주장을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반도 주변국와의 외교정책 방향 = 한반도 주변국과의 외교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박·문 두 후보는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안보 공약은 '편중된 미국 중심의 외교로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외교관계가 악화됐다'며 미국·중국과의 등거리 외교를 주장한다는 것 같은데 이는 노 전 대통령의'동북아 균형자론'(論)을 떠올리게 한다"며 "균형자론은 국제 사회의 웃음거리가 됐고, 한미 관계에도 손상을 가져와 국익을 손상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등거리 외교를 주장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고, '균형외교'를 말했다"며 "이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굳건히 하면서도 중국과 경제협력 관계를 심화시키고 러시아·일본 등 주변국과도 균형 있게 외교하겠다는 입장이다. 균형자 역할과는 좀 다르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이어 "새누리당은 미국과의 편중 외교를 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나빠졌다"면서 "새누리당의 대미(對美) 편중 외교 때문에 대중(對中) 관계를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한미FTA 국회 비준 때 정몽준·황우여 새누리당 의원 등 여야의 많은 의원이 재협상 촉구 결의안도 찬성해 통과시켰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는 (FTA) 재협상 없이 그대로 가야 한다고 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한미FTA) 재협상을 반대한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다만 (민주당에서) 한미FTA 폐기를 주장한데 대해선 국제적 신뢰 문제가 있고, 문 후보도 참여정부 때 이를 아주 강력히 추진했기 때문에 그런 말 바꾸기를 해선 안 된다고 했었다. 국회의 촉구안은 유효하고 정부도 그걸 존중해 필요성이 있을 땐 재협상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타 = 이밖에 박 후보는 지난 4·11총선 당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를 거론, "한 달 만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두 당 연대'가 깨졌는데, 이정희 진보당 후보가 사퇴해 (문 후보와) '대선연대'를 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어떤 게 민주당이 추구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문 후보는 "지난 총선 땐 새누리당의 (원내) 과반 의석을 막기 위해 민주당과 진보당을 포함한 야권 전체가 단일화·연대하라는 게 국민의 뜻이었다. 진보당이 혁신을 계속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당이 되면 연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문 후보는 "지금 (진보당과) 그런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박 후보가 지난 8월 대선후보 지명 뒤 '국민대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연이어 참배한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참배만으로 통합이 되는 건 아니다. 여야 간에 싸우기만 하는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여야 간에 서로 존중하고 합의를 끌어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국회선진화법처럼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박 후보는 "나와 박 후보 간엔 공통 정책이 많은 만큼 다음 정부 이전에라도 이번 국회에서 함께 실천하자고 선언하고 여야 공동으로 법안을 제출할 용의가 있냐"는 문 후보의 물음엔 "좋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만들어 상시적으로 국정을 협의하자"는 문 후보의 제안엔 "대통령이 되면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여야정 협의회 구성은 그렇게 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인지를 잘 검토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토론 기조연설에서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통합의 대통령"을 꼽았고, 문 후보는 "상생의 정치"를 제시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박 후보의 최측근인 이춘상 보좌관이 지난 2일 박 후보 유세 수행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과 관련,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조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감사하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지난 2일 사고로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이후 이날 영결식까지 매일 빈소를 찾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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