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없는 증세?' 박근혜式 세제 윤곽 나왔다

'증세없는 증세?' 박근혜式 세제 윤곽 나왔다

김경환 기자
2013.02.03 16:50

올 8월 세제개편서 비과세·감면 축소, 소득세 실효세율 정상화 등 추진

새 정부 출범이 불과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박근혜표 복지공약' 이행을 위해 올 여름 단행할 세제개편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세제개편은 기획재정부의 지휘 아래 매년 8월께 한 차례 단행된다. 이후 국회 논의를 거쳐 연말 예산안 처리 때 부수법안으로 함께 통과된다. 새 정부의 집권철학이 집약된다는 점에서 임기 1년차 세제개편에 쏠리는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

'박근혜식 세제개편'의 기본방향은 증세없이 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큰 틀이 잡혔다. 세부적으로는 △각종 비과세·감면 축소 △소득세 과세표준 조정 등 실효세율 정상화 △EITC(근로장려세제) 전면 개편 △FIU(금융정보분석원)법 개정 등 지하경제양성화 △고소득 근로자·개인소득자 소득공제 추가축소 △지방소비세율 인상 △법인세 현상 유지 등이 주요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후 복지 재원이 예상보다 많이 소요될 경우 국민이 원하는 복지수준과 부담할 수 있는 조세수준에 대한 사회적대타협을 통해 추후 증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일몰이 돌아오는 비과세·감면은 무조건 폐지한다. 일단 폐지후 필요에 따라 부활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원칙이다. 재정부의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올해 말 일몰을 맞는 비과세·감면 항목은 약 40개로 올해 감면규모는 1조6000억원 수준이다.

소득세 과표 기준도 대폭 손본다. 현재 전체대상자의 40% 이상이 근로소득세나 종합소득세 등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재정부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근로소득세 면세자는 595만5000명, 종합소득세 면세자는 140만명에 이른다.

먼저 소득세 면세점을 낮춰 소득세 면제 비율을 낮출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우 소득이 낮은 사람도 세금을 조금이라도 부담한다. 내가 낸 세금으로 복지를 받는다는 책임감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 1996년 이후 한 번도 바뀐 적 없는 과표기준을 조정한다. 현재 △1200만원 미만 △1200만~4600만원 △4600만~8800만원 △8800만~3억원 △3억원 초과에 각각 6·15·24·35·38%씩 세금을 매긴다. 이 구간을 조정하고 실효세율을 올리고, 최고세율 구간도 2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의 근로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차상위계층에 지원하는 EITC도 대폭 손질한다. EITC는 일은 하지만 소득이 낮아 생활이 어려운 근로자 가구에 일정 기준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는 근로연계형 소득지원제도다. 근로빈곤층에 해당하지만 배우자가 없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청년층 및 중·장년층 1인가구로 EITC 대상자 확대를 추진한다.

FIU법 개정으로 연간 5조원에 달하는 세수를 증대시킬 지하경제양성화도 중점 추진한다. FIU의 2000만 원 이상 거래내역을 국세청이 들어다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고소득자와 개인사업자의 공제한도를 추가 축소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소득근로자와 개인사업자에 각각 소득공제한도(2500만원), 최저한세율(45%)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지방재정확충을 위해 지방소비세율을 현재 5%에서 20%까지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부가가치세의 5%가 지방소비세로 이양되지만 이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분간 비과세·감면 축소나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늘어나는 복지 재원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한계가 있는 만큼 추후 증세가 필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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