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새 정부 장관 임명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의 첫 국무회의는 다음 주에도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는 등 국정공백이 당분간 계속될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1일 현안 브리핑에서 전날까지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가 채택된 유정복 안전행정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내정자 등 3명의 임명 시기 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장관 내정자들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고는 하지만 부처명 등이 바뀌기 때문에 정부조직법이 개정된 다음에 임명해야 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는 국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 이후 인사청문 절차가 완료된 장관 내정자들을 정식 임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달 15일 총 17명의 새 정부 부처 장관 가운데 유정복 내정자 등 3명과 서남수 교육부, 황교안 법무부,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등 모두 6명에 대한 인사 청문 요청안을 먼저 국회에 제출했다.
나머지 11개 부처 장관 중에선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 등 2명을 제외한 9명의 인사 청문 요청안이 19~20일 이틀에 걸쳐 국회에 접수됐다.
처음 청문 요청안이 제출된 6명의 장관 내정자들 중에선 김병관 내정자만 아직 국회 인사 청문 일정이 잡히지 않았고, 서남수·황교안 내정자는 각각 4일과 5일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끝으로 국회 인사 청문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하게 된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무총리와 달리 장관은 국회의 임명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소관 상임위의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보고, 그리고 정부로의 송부만으로 장관 임명에 필요한 법적 요건이 충족된다.
따라서 오는 4~5일 국회 본회의에 이들 장관 내정자의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가 보고되면 박 대통령은 6일 이후 3~5명의 장관을 우선 임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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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교부나 안전행정부의 경우 정부조직 개편의 영향을 받는 부처이기 때문에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해당 부처 장관들에 대한 정식 임명 절차를 밟기가 어렵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엔 기존 정부 부처 명칭으로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 청문 요청이 이뤄졌더라도 개정안 시행 이후 청문회를 거친 것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부칙(附則)'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들 장관 내정자가 법 개정 이전에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더라도 새 정부에서 명칭 등이 바뀌는 부처 장관을 맡는 데는 하등의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 이전에 이들을 장관으로 임명한다면 윤병세 내정자는 외교부 장관이 아닌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유정복 내정자는 안전행정부 장관이 아닌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각각 이명박 정부에서 만들어진 현행 정부조직법상의 직제를 따라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이 때문에 김 대변인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5일까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장관도 임명할 수 없고, 새 정부도 출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인사 청문 보고서가 채택됐는데도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을 이유로 임명하지 않는 것 또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한 부처에 신·구(新·舊) 정권의 장관 2명이 함께 있는 기형적인 형태가 연출된다"는 점에서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새 정부 국무회의를 주재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여야 간의 정부조직법 대치가 계속되는 한 정상적인 정부 운영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 임명 여부는 전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할 몫이지만, 현재로선 법 개정이 빨리 이뤄지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여권 관계자는 "'장관 임명 보류'는 야당에 정부조직법 개정 협조를 압박하기 위한 수사(修辭)에 그쳐야 한다"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 명칭 등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문화부 장관 등은 우선 임명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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