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57세인 기업, 2016년 조정하면 58년생은 2015년, 59년 생은 2019년 은퇴
'정년 60세 이상' 의무화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개별 기업의 정년 조정 시기에 따라 대상 직원들의 은퇴 시기가 크게는 수년까지 차이가 날 전망이다.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은 2016년 1월1일부터, 300명 이하 사업장은 2017년 1월1일부터 정년 60세 이상이 의무화된다. ‘노사 합의를 통해 최소한 이때까지는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설정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넘길 경우에는 재직 중인 근로자들은 정년 60세 적용을 받는 것으로 자동 간주된다. 그 이전에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퇴직시키면 부당해고가 된다.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는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나 법적 소송이라는 통상적인 부당해고 구제 절차를 통해 복직할 수 있다. 복직되면 근로자는 소송기간 받지 못했던 임금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특히 기업이 어느 시점에 정년을 조정하느냐에 따라 대상자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게 돼 있다.
정년이 57세인 근로자 300명 미만 사업장이 있다고 하자. 이 사업장은 법이 정한 시한인 2016년 정년을 60세로 연장했다. 이 경우 2015년에 57세(1958년생)가 되는 근로자는 이 해에 은퇴를 해야 한다. 기존 정년 규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 차이지만 2016년에 57세(1959년 생)가 되는 근로자는 연장된 규정을 적용받는다. 때문에 만 60세가 되는 2019년까지 회사를 나닐 수 있다. 연령은 1살 차이지만 두 사람의 은퇴 시기는 4년이 나는 셈이다.
정년이 늘어나면 기업으로선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재계가 이번 법안에 대해 반대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은 임금피크제와 연계시키는 방식으로 상당히 완화시켰다는 것이 환노위측 설명이다. 실제 성안 과정에서 여야 간에 이견이 가장 컸던 것 중 하나가 임금피크제 연계 부분이다.
정부와 여당은 정년이 연장되면 기업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호봉이 되면 임금을 낮춰가는 '임금피크제'와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최봉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전날 소위 논의에서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법에 안 넣을 경우, 시행령에라도 넣어서 노사협의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절충안을 내놨고,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도 "임금피크제는 수용이 어렵지만 정년연장을 60세 '이상'으로 한다면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합의점을 찾았다.
환노위 법안심사 소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이날 법안 통과 후 "정년연장법안은 여야간에 심도깊은 논의 통해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재정압박이나 기업의 희생만 강조한 법안이 결코 아니다"면서 "고령화시대에 우리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지키면서 또 기업에도 임금조정을 통해 합리적인 일터를 계속 유지하게끔 하자는 게 환노위에서 정년연장을 도입한 근본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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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새누리당 등 일각에서는 '정년 연장 의무화' 법안 역시 인기에 영합하는 법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엔저 등으로 현재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업 부담만 계속 부담시키는 법안들이 통과되다 보면 우리 경제는 악순환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 상임위가 당과 상의에서 '한 건 주의식'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면서 "생색은 상임위서 내고, 책임은 청와대와 당이 지게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