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묵묵부답" 123개 기업 '발동동'

개성공단 사태가 '최후 7인'의 귀환 이후에도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 남아 있는 원·부자재와 완제품 회수 등 풀어야할 과제가 많지만 우리측 전화 연락에도 북한이 일절 협의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개성공단에 우리 측 인력이 한 명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화 등 통신 수단을 통한 '원격'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5일 "개성공단에 남아있는 원·부자재와 완제품 반출이 걸려 있어서 앞으로 협의할 사항이 많다"면서도 "물리적으로 양측 통신선을 두절한 게 아니지만 우리가 (전화) 연락을 해도 북한 측이 받질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했던 우리 기업 123곳 정도가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현지에 두고 와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23개 업체가 물건을 모두 받아오려면 개성으로 차량이 최소 123대는 올라가야한다"며 "금액으로 따져도 어마어마하고 한꺼번에 모든 인력이 움직일 수도 없어서 당국자 협의 등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여전히 답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일 저녁 7시쯤 홍 위원장 등이 귀환하자마자 김호년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부위원장 등 5명과 현금 수송차량 2대를 개성공단으로 보내 미수금 1300만달러(한화 약 142억원)를 지급했다. 북측이 실무협상 과정에서 요구한 미수금 내역은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3월분 임금 730만달러와 지난해 기업 소득세 약 400만달러 및 통신료 및 폐기물 처리비 등 기타 수수료 170만달러 등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선 우리 측 잔류인원을 조속히 귀환시키려고 북한이 요구하는 미수금을 지급하고 추후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개별 확인한 뒤 정산키로 했다"며 "북측 노동자 4월분 임금 120만달러 지급도 요구했지만 이 부분은 차후에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북미관계와 핵보유국 지위 등 현안을 풀어내기 위한 카드로 개성공단을 중단시켰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지도부는 제3차 핵실험에서 핵무기가 좀 더 정교해지자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했지만 미국이 꿈쩍하지 않았다"며 "큰 틀에서 북미관계를 풀어내려는 서브(하위) 과정에서 개성공단을 건드렸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은 연일 개성공단 사태가 우리 측에 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자에 '흑백을 뒤집는 궤변'이란 논평을 내고 "개성공단 운명은 괴뢰당국(남한) 태도여하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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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개성공단이 폐쇄직전에 놓였는데 남측 정부가 적반하장 격으로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웠다"며 "개성공단 사업을 극단적 위기로 몰고 간 근본 동기는 괴뢰들의 악랄한 반공화국대결책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북과 남에게 개성공업지구는 협력의 마당이지 결코 대결과 북침을 위한 전초기지가 아니다"라며 "개성공단이 정반대로 북남관계를 결딴내는 비수로 핵전쟁의 불씨로 되는 걸 우리가 어떻게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이에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우리 언론이나 민간단체에서 내놓는 여러 발언을 문제 삼지만 우리 정부 공식 의견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한 것"이라며 "북측은 평소보다 강경하게 대북전단(삐라) 살포와 김관진 국방부 장관 발언 등을 빌미로 삼아 개성공단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