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자들만 정치하란 소린가요?

[기자수첩] 부자들만 정치하란 소린가요?

박광범 기자
2013.06.04 06:00

"부자들만 정치하란 소린가요?"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여야 지도부가 이른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들을 이번 임시국회 내에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

특히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워크숍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국회의원이야말로 (정치)혁신의 주체이자 대상이다.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도 국회의원이 앞장서야한다"고 말하는 등 특권 내려놓기 법안 처리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이 상존한다. '진짜 특권'과 '가짜 특권'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 여기서 가짜 특권은 국민들에겐 특권처럼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국회의원들의 독립된 의정활동을 위해 보장돼야 하는 권한을 말한다.

정치권에서는 가짜 특권의 대표적 사례로 세비삭감 문제를 꼽는다. 정치권 원로인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민주당 워크숍에서 김 대표의 특권 내려놓기 발언 뒤 무대에 올라 "세비는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일을 하게하기 위한 것"이라며 "세비삭감은 한국 정치발전과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야권 원로인 김원기 전 국회의장 역시 "정치에 대한 지나치게 과장되고, 극단적인 혐오 풍조에 약삭빠르게 영합하면 안 된다"며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에 우려를 표했다. 특권 내려놓기 법안들이 신중한 논의 없이 보여주기 식으로 처리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가가 국회의원에게 세비를 지급하는 것은 부당한 경제력의 개입 없이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서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란 취지다.

실제 야권의 한 비례대표 초선의원은 19대 국회에 들어오기 전 의정활동을 위해 1000만 원 가량의 빚을 진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국회등원이 확정되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 수입이 없었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업계 사람들 및 관계자들과 만나는데 얻어먹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덕분에 국회 개원 전 1000만 원을 대출을 받아야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금 제시된 특권 내려놓기 법안들은 포퓰리즘 성격이 강하다. 새누리당에서 반대가 심한 것으로 아는데…"라며 내심 새누리당이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어줬으면 하는 한 재선의원의 넋두리가 볼멘소리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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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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