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대화록, 없나 못찾나… 與野 '멘붕'

정상회담 대화록, 없나 못찾나… 與野 '멘붕'

김성휘, 박광범 기자
2013.07.18 17:39

최경환 "존재여부 22일 최종확인"- 민주당·盧비서관 "이제와 없다니, 심각한 의혹"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관련 긴급회의에서 최경환 위원장(뒷모습)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3.7.18/뉴스1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관련 긴급회의에서 최경환 위원장(뒷모습)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3.7.18/뉴스1

국가기록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때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대화록은 물론 녹음파일까지 찾지 못했다고 18일 확인하면서 대화록 실종사태 파장이 확산됐다. 애초 노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는지 진위를 가리기 위해 대화록 열람을 추진했지만 정작 존재여부를 의심치 않았던 원본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예상밖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여야는 일단 국가기록원으로 하여금 추가검색을 계속토록 하고 오는 22일 존재여부를 최종 확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자료제출요구안이 통과된 지난 2일 이후 사실상 2주간 대화록을 샅샅이 뒤졌음에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끝내 '원본없음'으로 결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열람이 엄격히 제한된 대통령지정기록물이 과연 유실 또는 폐기됐는지, 언제 어떤 경위로 누가 그랬는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 열람위원들로부터 관련보고를 받았다. 여야 각 5명씩 10명인 열람위원단의 황진하 새누리당 단장은 "국가기록원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과 음성파일을 보관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5, 17일 2차에 걸쳐 위원들이 국가기록원을 방문해 국회가 제공한 것과 열람위원들이 추가 제시한 키워드로 검색된 문서 목록을 열람했지만 대화록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황 단장은 "15일에 (대화록이) 없음을 확인하고, 위원들은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검색어를 추가로 제공하고 48시간 여유를 줬다"며 "이틀 후인 어제(17일) 추가검색결과까지 확인했으나 여전히 '해당 문건 자료를 못찾았다, 국가기록원은 그런 문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측이 강력 반발하는 등 여야 입장은 엇갈렸다. 새누리당 열람위원들은 대화록이 없다는 중대 사안을 즉시 국회 운영위에 보고하자고 요구했다. 자료열람의 핵심인 대화록이 없는 만큼 정상적으로 찾아낸 사전 준비문서, 사후 보고서 등을 당장 열람하는 데에도 난색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국가기록원이 '없다'고 단정해선 안된다고 맞섰다. 또 이미 찾아낸 자료들은 대화록 확인과 상관 없이 국회에서 열람절차를 진행하자고 요구했다.

민주당 측 우윤근 단장은 운영위 보고에서 "민주당 위원 전원은 '현재까지 찾지 못한 것'이 옳은 대답"이라며 "(국가기록원이) 신도 아닌데 모든 방법을 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없음을 확인한다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안된다고 질책했다"고 말했다. 또 "자료제출 요구안에 (정상회담) 사전준비 및 사후조치 회의록, 보고서, 기타 부속자료 일체를 열람한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오늘부터라도 당장 열람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운영위는 비공개회의를 통해 △대화록 존재여부는 7월 22일에 최종확인 △그 이전에 양당 열람위원 2명씩 4명과 각 당이 추천한 전문가 4명이 함께 회의록을 추가검색하며 △이미 제출된 자료 열람시기는 양당 열람위원단장 협의로 결정한다고 합의했다. 관계자 증언대로 중요문서 제목을 별칭으로 바꿔 저장했다면 쉽게 찾기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양당 표정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노 전 대통령이 임기말 정상회담 대화록 폐기를 지시했다거나 이를 봉하마을로 가져갔다는 주장이 새삼 거론되면서 양측의 득실 계산이 복잡해진 탓이다. 대화록 '실종'이 확인될 경우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이 아예 대화록을 넘겨주지 않았다는 참여정부 책임론을, 반대로 민주당은 이명박(MB)정부 시절 유출됐을 것이라는 MB정부 책임론을 각각 제기하면서 정국이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기록물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큰 충격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화록 폐기 지시설에 대해서는 "사실여부가 확인이 안 된 증언들이 나오고 있는데 진실은 대화록을 찾으면 알 수 있다"며 "여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하루빨리 대화록 자료를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와 참여정부 시절 기록물 이관을 담당했던 전직 청와대 비서관들까지 나서 폐기 지시설을 강하게 반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일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조짐이 있는데 만약 (원본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전임 이명박정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당시 청와대에 근무하며 기록물 이관 실무를 맡은 김경수 전 연설기록비서관, 임상경 전 기록관리비서관, 이창우 전 제1부속실 행정관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참여정부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대통령기록관에 분명하게 이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황상 대통령기록물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제와 행방을 찾을 수 없다는 데 대해 정치적 목적이 개입됐다는 심각한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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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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