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정부의 '2013년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국회의 입법 전쟁도 일찌감치 시작됐다. 세법 개정안은 정부가 발표하는 것이지만 최종적으로는 국회 법안 통과를 통해 확정된다.
정부의 발표만으로 세법 개정이 확정되던 시절이 있었다. 국회가 일조의 '통법부'로 여겨졌을 때다. 하지만 요즘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면 여당 의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시대가 아니다.
게다가 국회선진화법으로 국회의 힘은 한결 세졌다. 여당이 정부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할 수 없게 됐고, 야당과의 합의 과정에서 국회 스스로의 법안 제정과 심사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는 정부에 쏠렸던 힘을 국회로 이동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 법안을 무조건 통과시켜준다는 '통법부'의 오명도 자연히 벗게 됐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입확충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이 과정에서 서민고통이 더 커지고 경제 부작용을 초래하는 일 없이 공평하고 합리적인 세법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를 재차 냈다. 새누리당은 정부안이 확정되더라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입법 과정에서 이를 다듬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이날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개혁소위원회에서 중산층 비과세 감면혜택 축소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을 정부에 전달했다. 아울러 이번주 중 기획재정부와 야정협의를 통해 세제개편안 세부내용을 보고 받고 수정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국회 권력이 여야 합의의 토대 위에 있다는 것이다. 입법 과정에서 세제 개편안을 보완하는 일은 야당 없이 여당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 법안 역시 여야가 의견이 엇갈리면서 그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안타깝게도 현재 새누리당과 야당인 민주당의 관계는 최악에 가깝다. 국정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가 파행을 빚으며 민주당은 장외로 나가 투쟁 중이다. 이대로라면 세재 개편안 논의도 제대로 이뤄질지 미지수다. 입법 작업 차질로 우리 경제에 주름살이 갈 경우 결국 비판의 화살은 국회로 갈 수밖에 없다.
권한이 많아지고 힘이 세진만큼 책임감도 커진다. 여야는 보다 책임감을 갖고 하루 빨리 정쟁을 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