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쌈짓돈' 특별교부금 해부③]

#경기도 A시에는 최근 주민들을 위한 문화·체육·복지시설을 갖춘 복합청사가 들어섰다. 이 복합청사를 짓기위해 들어간 예산은 총 122억원. 이 중 중앙정부와 경기도 예산이 각각 46억원과 32억원이 투입됐다. 나머지 44억원은 행정자치부(구 안전행정부)가 예기치 못한 지역 현안 사업에 임의적으로 쓸 수 있는 특별교부세에서 끌어왔다. 이 지역 국회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이 의원은 복합청사 예산이 부족할 때마다 특교세 등으로 예산을 확보해 냈다고 지역 주민들에게 자신의 공을 홍보하고 다닌다.
#충청도 지역의 한 초선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교육문화센터 건립을 목적으로 특별교부세 7억원을 확보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2012년 부지매입과 2013년 기본설계용역 완료 이후 예산 확보가 되지 않아 중단된 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심사에서 사업 중단이 결정된 이유가 분명히 있을 테지만 문화센터 건립을 안행부의 특교세로 소위 돌려막기를 한 셈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한창인 연말 즈음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행자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또다른 예산 전쟁이 벌어진다. 행자부와 교육부가 집행하는 특별교부세와 특별교부금을 자신의 지역구 사업에 배정받기 위해서다. 특교세·특교금이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간 '삼각 동맹'의 주고받기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은 지역 민원 해결용으로 특교세·특교금을 활용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펼친다. 해당 부처 장관과 수시로 면담해 직간접적으로 배정을 청탁한다. 각 의원실에서도 안행부와 교육부 직원들에게 자신의 지역구 사업을 챙겨줄 것을 요청한다.
특교세·특교금은 안행부와 교육부가 재난이나 국가 시책, 지역 현안사업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예기치 못한 재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재원이다. 특히 지역 현안 관련 특교세는 용처를 미리 정하지 않고 임의로 배정할 수 있다보니 각종 지역 민원 사업에 동원되기 일쑤다.
이러다보니 부처와 지자체 간 '밀당(밀고 당기기)'에 국회의원이 가세한다. 지역구 관리 차원에서 해당 지자체와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국회의원을 통해 예산 확보를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고 국회의원은 특교세·특교금을 배정받은 현안 사업을 자신의 성과로 포장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부처 예산을 심사하는 국회의원에게 특교세·특교금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어 '윈윈'이다.
독자들의 PICK!
쌈짓돈처럼 여겨지는 특교세·특교금 배정에는 당연히(?)국회의원 간 '힘의 논리'가 작용한다. 실제 지난해 현안 관련 특교세 배정 지역을 보면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에 배정된 특교세 규모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지역구의 두 배에 달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정말 힘있는 국회의원들은 일반 예산에서 챙길 것을 다 챙긴다"며 "그러다보니 특교세·특교금이라도 지역구 예산으로 배정받으려는 경쟁이 더 치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