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존재감 좀…" 교문위 법안소위, 왜 여나

[현장+]"존재감 좀…" 교문위 법안소위, 왜 여나

황보람 기자
2015.02.05 19:02

[the300]소위 통과한 아문법 개정안 정부가 제동, 누리과정·교육공무직법 등 굵직한 과제 모두 '윗선'으로 넘겨

신성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법안을 심사하고 있다./뉴스1
신성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법안을 심사하고 있다./뉴스1

"소위로서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좀 합시다"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일 2월 임시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첫 법안심사소위는 '존재감 논란'으로 문을 열었다. 소위가 시작되자마자 여야는 교육공무직법(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안) 상정을 두고 각을 세웠다.

이날 새누리당은 정부가 추진중인 법안들을 추가 상정하려고 했고 야당에서는 "그렇게 하면 교육공무직법도 함께 다룰 것이냐"고 압박했다. 교육공무직법은 교육행정기관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인 교육공무직원으로 채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재정부담으로 교육공무직법 논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목소리가 높아지자 신성범 법안소위 위원장이 비공개 회의를 제안했고 정부 측과 보좌진이 회의실에서 물러났다. 문안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잠시 후 회의장에서 '커피'를 주문을 하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잠시였다. 곧 야당 위원들은 다른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커피도 따로 마셨다.

1시간 후, 여당 내에서 '교육공무직법'을 상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김회선·이종훈 새누리당 위원이 야당 회의실을 찾았고 여야 합동 회의가 재개됐다. 여야는 쟁점이 없는 문체부 법안을 먼저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법안심사에 앞서 '존재감 논란' 2차전이 벌어졌다. 아시아문화전당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아문법) 때문이었다.

아문법 개정안은 지난 법안소위에서 여야정 합의로 수정안이 마련돼 통과됐지만 며칠 후 새누리당 지도부가 "아문법은 광주법"이라며 제동을 걸어 전체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수정안에 동의했던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사표를 낸 상태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 문체부와의 당정협의 후 수정안을 '재수정' 하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박혜자 새정치연합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으로 "여야 만장일치로 아문법이 소위에서 통과되면서 여당 의원님들이 저에게 '메리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축하하지 않으셨느냐, 책임지라"며 "법안소위가 제 기능을 하려면 그 심사와 의결을 존중한다는 결의안이라도 채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심사하고 통과시킨 안건마저 정부의 반대에 따라 뒤집으려는 상황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 새누리당은 결의안 채택요구를 거부했고 김태년 야당 간사가 다음 전체회의 전까지 아문법 타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라며 중재에 나섰다.

결국 신 위원장은 유감을 표하며 "다음 전체회의 개최(9일) 전까지 아문법을 타협해 통과시키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교문위의 존재감 논란은 지난해 누리과정 예산안 심사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야당 교문위원들은 상임위 차원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증액해 교육 담당 위원회의 '도리'를 다하자고 주장했다. 기획재정위원회의 예산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 될 것을 예상한 상징적 의사표현이었다. 하지만 여당 교문위 한 의원이 "그런 것 못한다"고 자르면서 예산안 증액 시도는 무산됐다. 이후 누리과정 재원 관련 논의는 지도부 차원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교육공무직법 관련해서도 교문위 무력화 움직임은 이미 감지된 일이다. 지난해 마지막 법안소위를 앞두고 교육공무직법 소위 상정 여부를 협상하던 도중 여당에서 "지도부로 판단을 넘기자"는 말이 나왔다. 소위 논의는 '쓸모없다'는 인정이었다. 당시 여야는 조율에 실패했고 소위는 열리지 않았다.

이날 법안소위는 비쟁점 법안들을 통과시키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야당 교문위 한 관계자는 "교문위 법안소위는 비쟁점 법안들밖에 다루지 못한다"며 "권한도 없고 책임도 못지면서 소위를 무엇하러 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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