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갈등, 19일 교육감협의회 고비…시나리오는?

누리과정 갈등, 19일 교육감협의회 고비…시나리오는?

황보람 기자
2015.03.13 06:05

[the300]지방재정법 통과 및 교육감 지방채 발행 결정 여부 등 '미지수'

전라북도 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무상보육 누리과정 예산 및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관련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전라북도 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무상보육 누리과정 예산 및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관련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여야 지도부가 4월 임시국회에서 지방재정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하고 기획재정부도 이에 맞춰 누리과정 목적예비비를 집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누리과정 2차전이 마무리된 모양새다.

하지만 원내대표의 합의가 지방재정법을 논의를 담당하는 상임위원회 의견과 상관없이 이뤄진데다 살림살이가 빠듯한 교육감들이 지방채를 추가 발행할지 여부 등은 미지수여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채 20조원…교육감, 누리과정도 빚 낼까

오는 19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경남 창원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누리과정 예산 확보 문제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박재성 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총장은 "대부분 교육감이 여야가 합의한 내용이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한다"며 "단기 처방으로 일단 지방채를 발행해 발등의 불을 끄자는 교육감도 있고 그것조차 불가능하다는 교육감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청들은 이미 교육재정 빚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설명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청들의 2015년 지방채 발행예정액은 총 4조 9065억원이었다. 올해 말이면 실제 발행액은 9조 7011억원으로 늘어나 지난해 누계액(4조 7946억원)의 두 배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교육재정을 옥죄는 가장 큰 부분은 교원과 교육전문직의 '명예퇴직금'이다. 2012년 5447명이었던 명퇴 인원은 2013년 4805명, 지난해에는 신청자 5946명 가운데 5370명이 퇴직했다.

정 의원은 "공무원연금 개편 논란 여파로 퇴직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 질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 문제로 연금 논의를 시작해 놓고 빚내서 명퇴시키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과 명퇴 수당 확보하기 위해 교육청이 추가로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방안을 택했다.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정산에 따른 일시적인 세입결함의 보전과 △통상적인 재정수요를 초과하는 '명예퇴직' 비용의 충당하기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법이 개정되더라도 시·도교육감들이 추가 부채를 감당하겠느냐는 것이다. 올해 시도교육청의 총 부채규모는 BTL(민간투자 공공시설 임대사업)과 지방채를 더할 경우 19조9587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 제공=정진후 정의당 의원실.
자료 제공=정진후 정의당 의원실.

◇지방재정법,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긴 할까?

김 의원의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지방재정 건전화를 위해 지방채 발행요건을 규제한 현행법의 목적과 배치된다"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야당 위원들의 반대로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가 무산됐다.

당시에도 여야 지도부는 지방재정법 처리에 합의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이번 원내대표 합의가 '재탕 합의'라 불리는 이유다. 개별 법안을 지도부가 협의 대상으로 삼은 것 자체도 상임위 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회 원칙과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청래 안행위 야당 간사는 이번 개정안이 지방재정의 기반을 흔든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한 상태다.

안행위 차원에서 법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어린이집 CCTV 설치법'의 경우도 여론의 강력한 힘을 받아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끝내 부결됐다.

◇누리과정에 필요한 추가비용도 이견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교육감들이 지방채 발행을 결단한다고 해도 빚의 규모를 놓고 다툴 소지도 남아있다.

기재부는 누리과정 총 예산 2조1000억원에서 목적예비비 5064억원과 이미 교육청이 편성한 약 4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조 2000억원 가량을 부족분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교육감들은 이미 편성한 4000억원 또한 메워야 하는 '부족분'이라는 입장이다. 교육청마다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일부를 어린이집분을 배정하거나 인건비를 줄이고 시설비를 빼는 방법으로 '돌려막기'해 예산을 마련했다고 교육감협의회는 설명했다.

박 사무처장은 "교육감들이 몇달이나마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 것은 명퇴 수당을 마련하도록 지방채를 발행해 줄테니 그 비용을 우선 돌려 막았으면 좋겠다는 교육부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며 "기재부는 교육청 예산을 뻔히 들여다 보면서도 근거도 없이 '돈이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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