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악재' 선 긋는 새누리…"긋는다고 그어지나" 野 공세 지속


이완구 국무총리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자진 사퇴를 결정하면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여야 모두 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2석 이상 확보해야 본전 또는 승리, 이에 못 미치면 패배로 규정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리스트 파문은 여당에 분명한 악재이지만 야권 분열 등 야권 승리에 걸림돌도 적지 않다. 여야는 사전투표가 예정된 24-25일까지는 표심의 유동성이 크다고 보고 총력을 편다는 계획이다.
이번 재보선은 4석짜리 소규모이지만 박근혜정부 3년차란 시기에 민감한 정치현안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여야가 당력을 걸고 승패를 따져야 하는 선거가 됐다. 새누리당은 정권 핵심부가 거론되는 리스트 파문의 한가운데 재보선에 패하면 정국 주도력 상실 뿐 아니라 정권 레임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공무원연금 등 4대 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할 박 대통령도 부담을 안게 된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선거결과가 나쁘면 차기 총·대선을 준비하려는 당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야성이 강한 광주·성남·서울관악 지역의 열세 또는 박빙 구도가 내부분열로 형성됐다는 점은 선거 이후라도 해결해야 할 아킬레스건이다.
당초 광주 서을을 제외한 3곳은 야권 분열로 여당이 우세했다. 선거를 20일 앞두고 현 정권 실세들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민심이 요동쳤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중원구 등지에서 리스트 파문 이후 여당 후보는 주춤한 가운데 야당 후보가 상승세를 보였다.
이 총리 사퇴 표명은 일단 쫓기는 새누리당으로선 한숨 돌릴 기회다. 하지만 리스트 자체가 여권 핵심을 겨냥하고 있어 마음을 놓기 어렵다. 야당의 한 재선의원은 새누리당이 성완종 파문과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관측에 "선을 긋는다고 그어지겠느냐"며 새누리당에 여전히 부담스런 사안일 것으로 전망했다.
새누리당은 가급적 성완종 파문이 재보선 화두가 되지 않게 하는 게 숙제다. 지역별 맞춤 공약과 후보 인물론을 내세운 '지역일꾼론'으로 승부를 건다. 야당을 향한 '역공모드'도 감지된다. 이날도 노무현정부 시절 성 전 회장이 2차례 특사를 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으로선 총리 해임건의안과 같은 초강수를 둘 수 있는 카드가 사라졌다. 해임건의안 입장 발표를 위해 예정했던 새정치연합 의원총회는 긴박성이 떨어져 재보선 선거전략을 모색하는 회의가 됐다. 새정치연합은 '리스트'에 오른 8인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소속 의원 결의문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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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재보선을 둘러싼 정치상황이 여당에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야당이 마냥 승리를 확신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이 총리의 사퇴로 한풀 꺾였고 재보선의 낮은 투표율, 각 지지층의 결집 등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확인되지 않은 '괴 리스트' 보도에서 보듯 야권에 악재가 돌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는 인천 강화, 새정치연합은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강화와 영종도를 잇는 연도교 건립을 약속하고 "국비를 가져와서는 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안상수만이 할 수 있는 민자유치를 끌어와 완공 짓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총리 사의가 4·29 재보선에 끼칠 영향에 대해 "연결시킬 게 없다"면서도 야당을 향해 "대통령이 일요일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해도 기다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성완종 사건을 정치가 깨끗해질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자체분석 결과 4곳 선거구 모두 박빙열세로 보고 지지세 확산과 투표독려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광주를 방문, 조영택 후보를 지원하면서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문 대표는 "이 총리 사퇴는 잘 한 일"이라면서도 "총리 사퇴는 끝이 아니라 검찰수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개인 비리가 아니라 박근혜정권의 도덕성과 정당성이 걸린 정권 차원의 비리"라며 "오른팔 왼팔 가리지 않는 성역 없는 수사로 대한민국을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나라로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사확대 의사를 표시해 야당도 안정권에 머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저하돼 적극적 투표 참여층이 투표하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가 어느 정당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