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납부했는데 연체" 인출마감 '6시땡' 야박한 은행들

[단독]"납부했는데 연체" 인출마감 '6시땡' 야박한 은행들

김성휘,정영일, 김진형 기자
2015.09.14 05:50

[the300]대출금은 자정까지 인출, 카드대금 이르면 4시30분 마감…금융당국 "개선해야"

#공공기관 근무자 K씨는 뜻하지 않게 신용카드가 정지된 적이 있다. 마침 카드에 연결된 은행계좌 잔고가 부족해 인출마감 당일 오후 채워넣었는데 결과는 하루 연체였다. 마감일 자정을 넘기지는 않았지만 은행이 오후 6시에 카드대금 인출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억울하게 연체기록을 갖게 된 A씨는 이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은 자정까지도 인출된다는 사실에 더 씁쓸했다.

시중은행들이 고객계좌에서 은행대출 원리금을 뺄 때와 자행 또는 타행카드 대금을 인출할 때 마감시각이 달라 선의의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시스템상의 한계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개선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17개 시중은행 자동이체 최종 출금시간 조사 결과 대출원리금은 두 곳(씨티은행·산업은행)을 제외하면 오후 11시30분~자정 사이가 인출 마감이다. 특히 경남·광주은행은 각각 자정, 신한은행은 오후 11시59분까지 은행대출 원리금을 인출했다.

반면 카드 이용대금 인출 마감은 대부분 오후 5~9시에 몰려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농협은 각각 오후 5시면 자행 카드대금 인출을 마친다. 마감일 이 시각 이후 입금하면 여지없이 연체가 된다.

카드사들이 이 사실을 표준약관에 명시하고는 있지만 하루의 마감을 '자정'으로 여기는 사회적 통념과 거리가 먼 만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은행 대출금의 경우 연체율을 낮게 유지해야 자사의 대출 건전성에 유리할 수 있고, 카드 대금 연체 이자율이 높은 점 등을 감안해 소비자 편익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업계에서는 이같은 차이를 IT시스템상의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인출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만한 시스템상의 여건이 안되는만큼 순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이용대금의 경우 일반적인 계좌 입금 외에 리볼빙(일부상환) 등 상환 방식이 다양해 집계가 더 어렵다는 해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 고객의 대금 납부방법이 리볼빙, 전표 납부 등 다양하기 때문에 은행이 실시간으로 고객이 대금을 납부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다만 소비자들의 불편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은행과 카드사들과 함께 개선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의원은 "추심이체에 사용되는 센터컷(CENTER-CUT) 기술은 인출시간 변경이 충분히 가능한데도 금융소비자의 연체기록(신용)과 연체료(금전적 피해)를 방관하는 것은 수수료만 받으면 된다는 무성의한 태도"라며 "빠른 시일 내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성휘 기자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