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불량국감 10선]갑질·파행·막말 구태여전

19대 마지막 국정감사가 23일 전반전을 마쳤다. 올해 국감은 추석을 기점으로 9월10일부터 23일과 10월1일부터 8일까지 두번에 걸쳐 진행된다.
여야는 이번 19대 마지막 국감을 '민생국감'으로 만들겠다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하지만 호통과 정쟁, 파행, 삿대질, 막말 등 볼썽사나운 행태가 여전했다는 평가다. 특히 내년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챙기기에 혈안이 된 의원들의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서는 이번 국감 중간결산을 하면서 상임위별 구태 사례를 꼽아봤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0일 국감 첫날부터 파행이 빚어졌다. 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규명을 위해 21일 진행된 '메르스 국감'도 결국 파행했다. 보건복지위 국감에서 메르스 사태의 주요 책임자인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 수석, 김진수 비서관의 증인채택을 새누리당이 거듭 반대해서다.
또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4일 '가짜 백수오' 파문 일으킨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놓고 다른 기업에 대한 질문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질의 내용과 감사 대상을 제대로 매칭하지 못한 케이스다.
기획재정위원회는 국감을 '아프리카 후진국'에 비유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과 피감기관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답변 태도 등을 놓고 여야가 거친 공방을 주고받은 끝에 정회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나 의원은 지난 15일 국감장에서 "국감에서 일부 야당 의원이 피감기관장들에게 답변할 기회도 안 주고 윽박지르고, 인격모독적이고, 인격살인적인 공격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감도 아니고 창피하다"며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편견을 여실히 드러내는 실언을 했다.
안정행정위원회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필승' 발언에 대한 선관위 결정 일정을 놓고 첫날 국감을 여당 단독으로 진행, '반쪽국감'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후 18일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행자부 국감이 다시 치러졌다.
올해 국감장에서는 노골적으로 지역구를 챙기는 의원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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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해수위 소속인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4일 국립수목원에서 열린 산림청 국정감사장에서 이천 관련 정책을 추진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천은 윤 의원이 내년 20대 총선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지역이다. 윤 의원은 "현재 조성 중인 목재문화체험장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이천의 잣나무를 위한 재선충 방재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7일 국감 증인대에 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자신의 지역구에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 부처의 지방 이전으로 지방 국감이 잦은 가운데 기차표 시간을 맞춰야 한다는 핑계로 국감을 서둘러 마무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15일 각 지역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지방 국감(감사 2반)을 오후 6시가 안돼 일찌감치 종료했다.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오후 6시22분으로 KTX 기차표를 예약해 뒀다는 이유에서다.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우리가 여기에 국감을 하러온 것 아니냐. 국감 준비하느라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겠느냐"며 "비싼 호텔값, 밥값은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기차시간을 미루더라도 추가질의 등 국감을 더 진행하자고 주장했지만 결국 기차시간을 이유로 국감은 5시50분쯤 끝이 났다.
국토교통위원회도 지방 국감 일정을 소화하느라 시간에 쫓겨 감사할 시간이 촉박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질의를 하다보니 충분한 답변을 듣지 못하는 경우 빈번했다.
국감이라는 갑(甲)의 위치에서 일방적으로 자기할말만 하는 의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농해수위 소속 이인제·홍문표 새누리당, 최규성 새정치연합 중진 의원들은 자기 질의만 하고 자리를 떴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자기가 준비해온 질의를 말하는데만 급급했고 피감기관의 답변은 들으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시간 없으니까 잠깐만요", "저부터 말할게요", "답변은 간단히만 해주세요"라고 말하면서 피감기관장의 대답을 자르거나 본인의 할말만 일방적으로 해버리는 상황이 반복돼 연출됐다.
환경노동위원회는 노동시장개혁 및 설악산 케이블카 논란 등 현안이 뜨거운 상임위 임에도 일부 여당 의원들이 참석 하지 않아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은 모든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양창영·최봉홍 새누리당 의원은 정의화 국회의장과 함께 남미 순방 중이라는 이유로 불참했다.
외교통일위원회의 올해 해외 국감에서는 아프리카·중동, 이른바 아중동 공관의 국감 일정이 제외됐다. 대외적으로는 메르스 등의 이유가 붙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의원들이 미주, 일본 등이 포함된 아주국, 유럽의 구주반 국감에는 지원이 많았던 것과 달리 아중동 국감은 지원자 미달로 국감 자체가 없어진 것이다.
심지어 아프리카 포럼의 회장인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도 아프리카 국감을 외면했다. 여야 의원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감을 지원한 의원은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의원,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단 두 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