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민관군 병영혁신위·국회 군인권 특위안 '무력화'…기재부·행자부도 별도기구 설치 '반대'

지난해 7월 '윤일병 구타사망 사건' 이후 병영혁신 핵심과제로 추진된 군인권 보호관(군 옴부즈맨) 설치가 또 다시 무산 위기에 놓였다. 국방부와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등은 군 옴부즈맨을 국방부 외부에 설치하는 법안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방부 등 유관부처로부터 제출받은 법안 검토의견서에 따르면, 국방부는 인권위 내에 독립적 군인권보호관을 두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황영철 새누리당 의원 대표발의)에 '부동의' 의견을 밝혔다.
국방부는 법안 종합의견에서 "안보분야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으며. 불가피하게 옴부즈맨을 설치할 경우에는 병영생활 전반에 대한 전문성, 조사의 신속성, 실효성 있는 구제, 군사보안 보호, 지휘권 보장 측면에서 국방부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불시 부대방문권은 군 지휘권 및 군사보안 침해의 우려가 있으며,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에 관여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는 국회 군인권 및 병영문화혁신특위가 9개월간 활동 끝에 여야 합의로 의결한 사안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국방부가 참여한 민관군 병영혁신위원회(공동위원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가 국무총리실 직속 독립기구로 군 옴부즈맨을 설치하도록 권고한 최종안에도 위배된다.

이는 병사들의 의견과도 불일치한다. 지난해 12월 국회 특위의 용역 결과에 따르면 군 옴부즈맨 소속기관에 대해 병사는 17.9%만 국방부 산하를 선호하고 대다수가 인권위 산하(34.4%), 대통령 직속(31.9%) 등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부는 국방부 산하(40.2%)를 가장 선호했다.
국방부는 11차례에 걸친 국회 특위의 전체회의와 두 차례의 군 옴부즈맨 도입 공청회에서 시종일관 '국방부 밖 인권보호관 설치'에 보류적 입장을 취했지만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명시하진 못했다.
이 반대 의견서는 지난 8월11일 국회에서 열린 병영문화혁신 당정 협의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국회 특위의 정책개선 과제 수행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한지 6일 후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방부뿐 아니라 타 부처도 예산과 인력 등을 이유로 군대 밖 인권기구 설치에 반대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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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법안 검토의견서에서 "군인권 관련 사업이 초기단계인 점을 감안해 별도의 조직 신설보다는 현원 범위 내에서 군인권 관련 신규사업을 도입하는 게 적절하다"며 "군인권 본부를 공식적으로 설치하는 경우 군인권 관련 문제점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대내외에 인식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행자부 또한 정무직 상임위원 증원은 '작은 정부'라는 현 정부조직 기조에 맞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같은 부처의 반대 의견은 법안을 좌초시킬 거란 우려도 있지만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제출한 법안인 만큼 국회 운영위원회가 의지를 갖고 통과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에는 이 밖에도 2012년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인지위향상에 관한 기본법안' 등 군 밖에 군인권 감시기구를 두는 법안 3개가 계류돼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민관군 병영혁신위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조차 국회 안에 옴부즈맨을 두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했고 국무총리실 직속 최종안도 '독립기구', '독립예산'을 단서조항으로 걸었다"며 "국방부가 만든 혁신위안을 스스로 거부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임 소장은 "국방부의 의견은 시대에 역행하기 때문에 영향력이 있을 수 없고 영향력이 있어서도 안 된다"며 "국회 본회의에서 병영문화 혁신과제 이행촉구 결의안이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만큼 19대 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국방부 내 옴부즈맨을 두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이며 말기 암환자가 스스로 자기 배를 가르고 수술하겠다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진성준 의원은 "군 옴부즈맨의 군 외부 기관 설치를 통해 우리 군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나아가 우리 장병들이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제복입은 시민이 될 수 있도록 국방부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