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30분 회의' 성공한 더민주, 수권정당의 길

[기자수첩]'30분 회의' 성공한 더민주, 수권정당의 길

최경민 기자
2016.05.09 05:50

[the300]

"연석회의요? 쉽게 결론 못낼 것 같은데…"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시기를 논하기 위한 당선인·당무위원 연석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한 보좌관은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 보좌관의 말은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당시 더민주의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당내 여론은 6~7월, 8~9월, 연말 등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 더민주에는 정해진 수순이 있다. 연석회의에서 3~4시간 격론이 오간 뒤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한 의원들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다. 이어 각 의원군마다 마련된 소모임들이 긴급회동을 하고, '패권주의에 반대한다'는 성명이 오가면서 계파갈등이 확대되는 수순이다.

그런데 이날 연석회의는 30분만에 끝났다. 만장일치로 8월말~9월초 전당대회 개최에 동의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전당대회 조기개최 의사를 밝힌 것도 한 몫했지만, 당의 체질 개선이 시작된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는 연석회의를 거론하며 "하나의 이슈를 30분만에 종결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던 정당이었는데 하나하나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더민주 내에서는 국민의당과 분당사태를 거치며 '분열'에 대한 거부감으로 단결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 오가고 있다. 강성 인사들이 모두 탈당해 당 분위기가 변했다는 말도 있다. 계파색이 옅은 초선 의원이 57명에 달하는 제20대 국회에는 이같은 추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말도 나온다.

당 분위기가 쇄신되는 모습은 반길 일이지만 이같은 변화는 아직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 더민주가 진짜 수권정당으로 변했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당의 단합을 바탕으로 입법활동과 생활정치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더민주에게는 지난 제19대 국회 내내 '무능한 야당'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제20대 국회들어 당내 문제에서만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입법활동에는 기존처럼 무능한 모습만 보인다면 '밥그릇 싸움에만 단합하는 정당'이라는 오명을 얻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민주를 원내 제1당으로 만들어준 국민에게 '힘이 없어서 못한다'는 변명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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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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