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분단 46년, 양측체제 인정… 5일 뒤 북 160번째·남 161번째 회원국 돼


분단 46년 만에 남·북은 다름을 인정하고 국제사회에 '두 개의 한국'을 알렸다.
25년 전 오늘(1991년 9월 13일) 대한민국(남한)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UN(국제연합) 사무국에 동시 가입 결의안을 제출했다. 5일 뒤 남북은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결의 제702호에 따라 만장일치로 신입 회원국이 됐다.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남북이 평화·적화통일을 주장하던 당시 UN 동시가입 성사는 기념비적 사건으로 손꼽힌다. 당시 양측은 국제사회에서 각자 유일 정부를 내세우며 의견을 좁히지 못했으나 UN 동시가입을 통해 각자의 체제를 인정했다.
가입순서는 국명표기 알파벳 순서에 따라 북한(D.P.R.K)이 160번, 한국(R.O.K)이 161번째다. 이날 남측에선 이상옥 외무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했으며, 북측은 강석주 북한외교부 부부장이 수석대표로서 가입수락 연설을 했다.
언론에선 연일 관련 뉴스가 쏟아졌고 가입실황이 방송으로 생중계됐다. 남한은 가입 후 미국에 문화사절단을 보내 한인이 많은 LA(로스앤젤레스)에서 축하 공연을 열기도 했다. 백화점에서 북한 음식과 수예품 등을 파는 특별전까지 열렸다.
남북의 경제교류 활성화를 대비해 인구와 소득 등 각종 통계자료를 파악하기까지 했다. 통일을 대비한 포석이었다.
UN 동시 가입으로 악화일로이던 당시 남북관계는 통일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분단 이후 첫 남북회담인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을 통해 UN 동시 가입을 약속한 뒤 틀어졌던 관계를 회복하며 19년 만에 화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앞서 7·4성명 이후 남북은 10여 차례 넘게 가입시도를 했으나 번번이 미국과 소련 등의 반대로 실패를 겪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냉전종식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이날 공동 가입이 성사됐다.
남북은 동시가입을 토대로 그해(1991년) 12월 최종적으로 단일 정부로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한 소위 '재통일'을 골자로 하는 남북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상호 체제인정과 상호불가침, 남북한 교류 및 협력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이듬해 9월 제8차 남북 고위급회담도 열렸다.
당시 남북의 대내·외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북한은 두만강 개발을 위한 UN개발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남한은 실용주의 노선을 선택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상당한 경제적 지위를 차지한 중국·러시아 등과의 수교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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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평가만 있지는 않았다. UN 동시 가입으로 서로의 체제를 인정함에 따라 '분단상태 고착화'로 통일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있었다.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북한은 UN 가입 2년 뒤인 1993년 핵 확산 금지조약(NPT) 탈퇴를 공언하는 '1차 북핵위기'를 일으키며 위협했다. 2002년에도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며 '2차 북핵위기'까지 초래했다.
UN의 경제·정치적 대북제재에도 북한의 위협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이달 9일 5차 핵실험 성공을 공언하며 '핵무장'을 공언하며 한반도 긴장감을 조성하는 등 무력 위협을 감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