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공매도 공시기간 단축등 제도개선 검토

금융당국 공매도 공시기간 단축등 제도개선 검토

변휘 기자
2016.10.11 05:26

[the300][런치리포트-한미약품 불똥 튄 공매도②]금융당국 "단시간내 개선안 마련"

한미약품의 '늑장공시' 논란으로 공매도가 도마에 올랐다. 1년여 전 베링거잉겔하임과 맺은 수출계약이 해지됐다는 악재성 공시 전 한미약품에 대한 대규모 공매도가 발생, 이 정보를 미리 취득한 공매도 세력이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공매도가 주로 외국인·기관에 허용된 탓에 '개미만 손해를 본다'는 비판 여론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긴장했다. 때마침 국정감사를 앞두고 사태가 벌어진 탓에 국회로부터의 파상 공세를 감당해야 했다. 줄곧 '공매도 폐지'를 주장해 왔던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렸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태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 조속히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은 공매도의 '존폐'까지 거론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사태의 본질은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일 뿐 공매도 제도 자체의 '결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임 위원장은 "(공매도 관련) 최소한의 규제만 시행함으로써 시장에 과도하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공매도 금지' 주장은 자본시장 활성화에 무게를 두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과 어긋난다고 평가한다. 미공개정보 활용 의혹 또는 늑장공시가 대중의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부채질한 것일 뿐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정상적인 투자 기법이라는 것.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의 방향에 대한 예측은 투자 전략의 기본"이라며 "상승 장에 배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평가'된 종목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하락장에 배팅하는 것은 오롯이 투자자 역량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공매도는 하락장에서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해 자본시장을 키우는 긍정적인 역할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매도가 헤지전략으로서의 중요 수단 중 하나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가령 한 종목을 1만원에 매수하고 일부를 9000원에 공매도한다면, 얼마 후 이 종목이 폭락하더라도 투자 손실을 줄일 수 있다"며 "높은 수익률 뿐만 아니라 안정적 운용도 고민해야 하는 펀드 매니저들로선 변동성이 높은 종목을 적절히 공매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금융당국의 공매도 개선안은 개인들의 시장에 대한 불신과 공매도의 본질적인 순기능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현행 공매도 공시 제도의 강화 또는 공매도 종목의 부분적 제한 가능성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 다만 어떤 방안이든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해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우선 '거래일 후 3일'인 현행 공매도 공시시한을 단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 공매도 공시가 '투자자간 정보 형평성과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줄인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3일'은 개인투자자들로서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만큼 이를 보완하자는 취지다. 다만 공매도 참여자 중 다수가 외국인 투자자인 탓에 공시에 물리적으로 일정 시한이 필요한 점은 고려해야 할 변수다.

시장에선 공매도 허용 종목을 일부 제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단기자금이 몰리고 주가 변동성이 커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기 쉬운 일부 중·소형 주에 대해 공매도 조건을 엄격하게 두자는 것.

정치권에서도 공매도를 현재보다 옥죄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주식을 대여해 공매도하는 기관이 60일 안에 매수 상환하지 않을 경우 자동 매수를 통해 상환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상증자 기업이 공매도에 취약한 점을 고려해 유증 계획 발표 후 신주 발행가격 확정 전까지 공매도를 금지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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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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