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與 최고위, 거국내각 구성 건의…靑, 검토 의견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이 붕괴되면서 여야를 중심으로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는 거국내각 구성을 수용할 경우 야권인사로 지명될 가능성을 고려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국중립내각 요구는 야권에서 불다 여권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지난 26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시작으로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이 거국내각을 제시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유력 대선후보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최근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여권 내에서도 여야 합의에 따른 총리 선출을 강조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30일 새누리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청와대에 거국내각 구성을 건의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국무총리에 국무위원 인사권을 보장하는 수준의 책임총리제에 무게를 실었으나, 국민적 비판을 고려해 여야 합의로 국무위원을 구성하는 거국내각으로 방향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도 거국내각 구성 요구에 난색을 표하다 검토 의견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거국내각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부터 확인이 돼야 한다"는 청와대 핵심참모의 발언을 고려하면 거국내각의 해석을 두고 논란의 여지도 남아있다.
거국내각으로 가든 다른 방식으로 가든 현재로선 총리의 권한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기 총리 후보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특히 여야가 모두 수긍할 만한 인사여야 한다는 점에서 상대진영에 몸담았던 인물이 상당수 거론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인물은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후보 당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지내며 대선캠프의 경제 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얼마 전까지 야당 총선을 지휘했지만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여권 잠룡 중 한 명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 글 등을 통해 김 전 대표를 협치형 총리의 적임자로 공개 지목하기도 했다. 다만 김 전 대표가 총리직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향후 정국에 대한 책임 문제를 들어 "관심 없다"고 말하고 있어 의지가 불투명하다.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도 물망에 오른다. 손 전 고문은 과거 새누리당을 탈당해 야권으로 둥지를 옮겼고 최근 정계복귀와 함께 민주당을 탈당해 정치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헌을 정계복귀의 아젠다로 제시한 만큼 거국내각에서 개헌 논의를 주도할 수 있다는 명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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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김황식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총리도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름이 오르내린다. 관리형 지도자로 평가받는 고건 전 총리와 박근혜정부 초 총리 후보로 거론된 진념 전 경제부총리도 관심 대상이다. 비영남권 출신이거나 비교적 정치색이 옅은 관료들이다. 국정 경험이 있는 것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6선을 한 이인제 전 의원과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도 후보군이다. 모두 민주당 계열에서 몸을 담은 바 있으나 지금은 여권 인사로 분류된다. 박근혜 대선후보 선대위 힘찬경제추진단장을 지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여권 인사를 총리로 하는 거국내각 구성에 야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쥔 상태에서 동의해 줄 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한 때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던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야권 일각에서 박근혜정부 정책에 책임을 나누는 거국내각 구성에 동참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변수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 긴급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의 거국내각 구성 건의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