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주잔·2만원·턱받이가 문제가 아니다

퇴주잔·2만원·턱받이가 문제가 아니다

우경희 기자
2017.01.18 11:33

[the300][우경희기자의 3줄요약]실종된 정책행보 병행해야

[편집자주] 복잡한 정치판 세줄로 요약해드립니다. 바쁘신 분은 기사 맨 아래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1.18/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1.18/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퇴주잔이나 턱받이 문제가 아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걱정해야 할 것은 ‘메시지 부재’다. 귀국 후 그의 일주일 행보가 ‘희화화 대상’으로 소비된 이유다. 지지율은 거의 그대로다. 정치철학, 대권 전략 부재에 대해 의심, 걱정까지 생긴다.

지난 16일 기자들과 처음 가진 치맥타임(치킨과 맥주를 곁들인 술자리) 자리. 반 캠프는 처음부터 비보도를 염두에 뒀지만 언론 간 비보도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속보가 나가면서 공개된 그 자리다.

반 전 총장은 설 직후 입당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정당 없이 홀로 하려니 금전적으로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 반 전 총장은 "캠프 사무실을 두 군데 얻었는데 둘 다 사비로 얻었고 차량도 두 대, 기사도 두 명, 비서 등등 여기저기 비용이 다 내 돈"이라고 말했다. 정당은 개인의 저금통이 아니다. 반 전 총장의 발언은 정치철학의 부재로 해석될 수 있다. 게다가 별 준비 없이 귀국만 하면 자금문제가 해결될 걸로 봤던 모양이다. 대권전략의 부재로 읽힌다. 언론을 대하는 그만의 솔직한 표현일 수 있지만 정당, 자금 등을 두고 하기엔 다소 가벼운 발언인 것은 맞다.

이상한 발언은 또 있었다. 그는 "탄핵이 되고 나서 내 생각과 상관없이 이렇게 됐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쪼개지지 않고 멀쩡했으면 들어가서 경선을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의 결심 시점, 배경 등이 모두 애매하다.

그의 대권 라이벌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주일에 하나씩 핵심 공약과 정책을 내놓으며 차별화의 길을 걷고 있다. 한 쪽이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반면 다른 쪽의 ‘10년의 경험’ ‘세계 대통령’의 이미지는 힘을 잃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입버릇처럼 대권행보에 대해 "운명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을 부른 것은 운명이되 반 전 총장의 운명은 아니다. ‘국정 농단’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운명이 반 전 총장을 불러낸 거다. 광폭 행보, 통합 행보라는 거창한 제목이 붙지만 그들을 안아주는 모습은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유지를 받들겠다 했지만 '사람사는 세상'도 기억하지 못했다.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서는 "정부를 믿으라"고만 했다.

민생은 악수가 아닌 정책으로 위로된다. 정책행보와 정치행보가 있어야 민생행보도 효과가 있다. 아직 ‘듣는 시간’이 필요할 수는 있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메시지는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청년 인건비 인상분의 절반을 기업이 대면 절반을 정부가 대는 '반반경제'는 안 될까. 74세 반기문이 "친구들아 돈 쓰자"를 외치며 '지출을 의무화하는 노인수당'을 내수회복 공약으로 내면 어떨까. 차별화가 돼야 비로소 기다리고 있는 바람도 일어난다. 정당에 합류할지, 3지대에 짐을 풀지 등은 다음 문제다.

[3줄요약]

1. 潘, 메시지 없는 노이즈 행보

2. "돈 없어 입당한다" 발언으로 정치철학 의심

3. '차별화' '구체적'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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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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