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비례대표 의원 30명, 지역구에서 재선 도전

[단독]비례대표 의원 30명, 지역구에서 재선 도전

이지윤 , 조준영 기자
2019.05.31 10:37

[the300][런치리포트-비례대표 47인 총선 도전기]①지역구 의원으로 정치생명 연장 위해 사력…불출마 입장은 단 3명

21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현역 지역구 의원들의 행보가 바쁘다. 지역구는 없지만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20대 국회 47명의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도 일찌감치 '원픽(One-Pick)' 지역구를 정해 주민들과 스킨십을 하며 재선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20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47명의 21대 총선 출마 계획을 전수조사한 결과 64%인 30명이 21대 국회의원선거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들 중 이미 지역구에 깃발을 꽂은 의원은 25명. '초선의 무덤'이라 불리는 비례대표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명확히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단 3명. 유민봉·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다. 유민봉·이상돈 의원은 대학교수, 조훈현 의원은 세계최정상급 프로바둑기사 출신이다. 이들 외에 당내 상황과 선거제 개편 등을 이유로 출마를 확정 짓지 못한 의원은 10명, 조사에 답하지 않은 의원은 4명이다.

◇대부분 수도권 출마…"지역색 없어 유리"=현재 각당 비례대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13명 △자유한국당 17명 △바른미래당 13명 △정의당 4명으로 총 47명이다. 이중 △민주당 8명(62%) △한국당 9명(53%) △바른미래당 9명(69%) △정의당 4명(100%)이 21대 총선 지역구 출마를 결심했다.

출마 예정 지역은 △서울 4명 △경기 9명 △강원도 1명 △경상도 5명 △전라도 2명 △충청도 4명 등이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이 13명으로 가장 많은 출사표를 던졌다. 주로 직능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들은 지역기반이 없어 지역색이 옅은 수도권을 공략해 약점을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조진만 덕성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색이 강하고 지연‧학연‧혈연 등이 복잡한 지방 표심을 뚫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며 "대부분 수도권에서 활동해와 자신의 경력을 지역과 연계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당내 경선을 거치려면 당원들과 스킨십이 많아야 한다"며 "아무래도 국회의원 일을 하며 동시에 지역구도 급하게 정해야 하는 비례대표 의원 입장에서 수도권이 당원들과 자주 접촉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지역구 정한 비례 25인의 경쟁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지역구 정한 비례 25인의 경쟁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특명 "상대 당의 의석을 뺏어오라"=지역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이미 총선 경쟁에 뛰어든 비례대표 의원 25인의 경쟁상대인 현 지역구 의원을 살펴보면 △3선이상 15명 △재선 3명 △초선 7명으로 다선의원이 절반을 넘는다. 초선의원들인 현역 비례대표 의원들은 '세대교체'·'물갈이' 등 새로움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바람을 강조한다.

고난의 길이지만 같은당 다선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비례대표 의원들이 눈길을 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6선)이 20년 넘게 지킨 경기 안양동안갑엔 같은당 권미혁 의원이, 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에서 3선을 내리 당선한 김재원 한국당 의원에겐 임이자 의원이 결투를 신청했다.

전북 전주을을 지역구로 둔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엔 박주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도전한다. 다만 박 의원은 현재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을 맡아 활동하는 등 소속만 바른미래당인 이유로 다른당 의원과의 경쟁 성격을 띤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같은당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도전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후배의 '미덕'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고도의 정치적 선택에 가깝다. 다른당이 장악하고 있는 험지에 도전해 당선될 경우 당내에서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이 있다.

조 교수는 "다른당이 장악한 지역구에 도전해 이기게 된다면 정치적 입지가 커진다"며 "다른당 지역구를 하나 빼오는 것으로 '더하기 2' 같은 느낌이니 그런 고려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원외 당협위원장이 없는 지역구가 없어 어차피 경선은 할 것이지만 현역의원과 대결구도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비례대표 47인 총선 출마 분류/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비례대표 47인 총선 출마 분류/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중진들에 도전장…세대교체론 공략=3선 이상 중진 현역의원들의 지역구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비례대표 의원들은 15명이다. 선거 때마다 부는 세대교체론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일례로 심재철 한국당 의원이 연이어 5선을 한 경기안양동안을에는 이재정 민주당‧임재훈 바른미래당‧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 3명이나 몸을 풀고 있다.

중진들을 상대로 정한 사례가 많은 것은 지역구 여론과 당선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지역구 연임 횟수가 늘어날수록 유권자의 기대 수준은 높아지지만 작은 일에도 실망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이같은 지형 분석을 통해 자신의 최적화된 자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조 교수는 "3선 이상이라면 10년 넘게 지역 유권자가 지지를 해준 것인데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그 기간을 거치며 반대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한국의 정치상황에서 새로운 사람이 등장했을 때 큰 임팩트가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선 영향력이 커 우려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 다선과 붙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고 했다.

지역구 정한 비례 25인 타당‧자당 경쟁 여부/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지역구 정한 비례 25인 타당‧자당 경쟁 여부/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