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 임명…다음달 초 발표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첫 시험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취임 1년 동안은 경제 상승 모멘텀이 유지되겠지만 1년 후부터 굉장히 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소 뒷걸음질 친 기분으로 말했는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대표적인 규제 개혁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예로 들면 정부 지지세력의 반대가 강한데 문 대통령에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21일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6월 19일 열린 머니투데이 창간기념 조찬강연회에서 꺼낸 일화다. 당시 발언은 김 실장의 유연한 성격을 잘 보여준다. 재벌개혁 전도사로 이름을 날린 김 실장이 개혁성과 동시에 현실감각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다음 달 초 내놓을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김 실장이 자신의 색깔과 능력을 보여줄 첫 시험대다. 당장 급한 건 경기 반등이다. 지난해부터 반도체 슈퍼 호황이 저물고 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치면서 경기는 하강 국면이다.
경기 부진은 숫자로 확인된다. 한국은 지난 1분기 마이너스(-0.4%)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이 6개월 연속 하락세인데다 생산, 투자 지표 역시 저조하다. 정부가 올해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 2.6~2.7%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실장 역시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말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는 성과로 말해야 하며 1분기 실망스러운 성장률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등 소득주도성장 보완책 마련도 김 실장이 마주해야 할 과제다. 김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저소득층 소득이나 고용 취약계층 일자리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실장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속도를 어느 선까지 조절할 지 주목된다.
김 실장 전공인 재벌개혁은 힘이 더 실릴 전망이다. 당장 청와대는 김 실장 선임 배경에 대해 "경제 3대 축 중 하나인 공정경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김 실장 주도로 만든 38년 만의 공정거래법 개편안이 탄력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다음 달 초 발표 예정이라 김 실장이 코멘트할 시간적 여유가 많진 않다"며 "큰 골격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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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와의 관계 설정도 지켜볼 대목이다. 김 실장은 2017년 11월 공정위원장 시절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재벌들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발언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또 최근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가 "회사 규모가 크다고 규제하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말한 데 대해 "혁신사업가들이 포용사회를 형성하는 데 선도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