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韓선박 화재] (종합)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강훈식 비서실장이 29일 청와대에서 '공직역량 강화' 핵심성과 및 추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4.29.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5/2026050522102788936_1.jpg)
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주도 대(對) 이란 군사작전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 화재 원인이 피격인지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현지 급파하기로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5일 청와대에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개최된 '호르무즈 해상 선박 화재 점검회의' 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사고 선박은 선사와 계약된 예인선을 통해 인근 항만에 접안할 것"이라며 "정부는 두바이 현지 한국선급 지부 인력을 급파해 안전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4일 오후 8시40분쯤(한국시간) 발생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 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국내 해운사 HMM 운용의 화물선(HMM NAMU호) 한 척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일었다.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 가운데 진행된 이날 대책 회의는 낮 12시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계속됐다. 강 실장 외 위기관리센터장, 해양수산비서관, 외교정책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회의에서 원인 규명을 위해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예인선의 투입과 접안, 국내 조사 인력 파견 및 분석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원인 분석에는 수 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원인이 파악되는 대로 대국민 보고할 계획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해양수산부와 청해부대는 사고 선박과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선원 가족들이 우려하지 않게 해수부와 선사가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문의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적 노력도 병행 중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미국과 이란 그리고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들과 관련 정보를 상호 공유하며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이제 한국이 임무(프로젝트 프리덤)에 참여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프리덤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을 빼내기 위한 미국 주도 군사 작전이다.
이같은 제안에 청와대 측은 취재진 공지를 통해 "정부는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가 보호돼야 할 원칙이라는 입장 아래 여러 국제적 노력에 적극 참여해 오고 있다"며 "이 원칙과 한반도 대비 태세,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하여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국적 선박에서 발생한 폭발·화재 사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한국 '프리덤 프로젝트' 압박 레버리지(지렛대)가 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사고 원인 규명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메시지에서 이전과는 분명한 온도차가 읽힌다. 실제 이란 측 공격에 의한 사고일 경우 현지 상황에 개입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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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고 원인 규명이 우선…美는 프로젝트 참여 압박
청와대는 5일 대통령비서실장 주재 긴급회의 후 언론공지를 통해 "사고 원인 등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평가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확인되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원인 파악과 대처 계획에서 상당한 적극성이 읽힌다.
사고는 전날 오후 8시40분쯤(한국시간) 확인됐다. 호르무즈 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우리 선사 운용 선박 'HMM 나무(HMM Namu)' 호에서 폭발 및 화재가 발생했다. 이 배는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운용 선박으로 파나마 선적이다.
선박엔 우리 국적 선원 6명과 외국인 선원 18명 등 총 24명이 탑승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음에도 사고가 눈길을 끄는 건 미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상선들의 통행을 돕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한 후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란이 이 프로젝트에 반발하며 공격을 경고한 터라 폭발이 '피격'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은 한국 화물선을 포함해 관계없는 국가들을 향해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동참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압박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언급을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 측 제안에 대해서도 여러 사안을 감안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전의 원론적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표와 합쳐 해석하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만약 이번 폭발과 화재가 이란 측 공격에 의한 것일 경우 미국 측이 제안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명분이 충분해진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일치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피격에 의한 화재가 확인된다면) 이란에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면서 "미국에서는 한국에 분명한 입장을 요구할 것이며, 이를 계기로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野 "호르무즈는 이제 우리의 문제…李, 선박 한 척 못 빼내는 방구석 여포"

야당은 때를 놓치지 않고 청와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며 프로젝트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 선박이 공격받은 이상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이제 우리의 문제가 됐다"며 "자칭 외교 천재라는 이 대통령은 SNS로 이스라엘을 때리고 이란 편을 들더니 우리 선박 한 척 빼내지 못하고 있다. 안방 여포다운 압도적 무능"이라고 주장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지 선사들과 선원들이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더욱 정교한 대응 시나리오를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도 정부의 각별한 외교적 노력을 당부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우리 선원 6인과 외국인 선원 18인이 무사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하고, 더 이상의 선박 피해가 없도록 관계 부처에서도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한민국 선사 HMM 소유 선박이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서 폭발 및 화재를 겪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를 "이란의 공격"으로 규정했다. 일촉즉발 긴장 속 휴전을 이어간 미국과 이란이 다시금 군사충돌을 벌인 상황에서다. 이번 폭발의 원인에 따라 휴전 양상은 물론 한국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공격을 휴전 위반으로 보고 전면적 반격에 나설지 휴전상태를 지속하며 종전 협상을 이어갈지 기로에 섰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일부 미국 및 외국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내로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 해방 프로젝트 첫날 충돌, UAE까지 때린 이란

이날 미군 중부사령부는 미국 국적기를 단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엑스(X)에서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고립된 유조선과 상선들을 해협 밖으로 통과시키기 위한 '해방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글로벌해운사 머스크는 자사의 미국선적 차량운반선 '얼라이언스 페어팩스'가 미군의 보호 아래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왔다고 확인했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언론과 전화회견에서 미군이 이란의 순항미사일 및 드론을 요격하고 소형 군함 6척을 격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박들은 아직 해협을 빠져나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란도 군사 대응에 나서면서다. 대규모 미군 기지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 항구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불길에 휩싸였다. 영국해사기구(UKMTO)는 UAE 해안에서 선박 두 척이 피격됐다고 보고했고 UAE 국영석유회사(ADNOC)는 자사 유조선 한 척이 이란의 드론에 맞았다고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UAE 해안선까지 확장된 자신들의 통제 구역 지도를 공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과 이란의 충돌과 관련, 정치적 위기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의 중재로 평화 회담이 진행 중이라면서도 "'(미국의) 해방 프로젝트'는 교착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 있던 상선 'HMM 나무(HMM Namu)' 호의 기관실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정부는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인지 내부 원인인지 확인에 나섰다.
지난달 8일(한국시간) 이후 4주간 이어진 휴전이 지속될지 불안감이 커지자 4일 뉴욕증시는 랠리를 멈추고 하락했다. 브렌트유도 치솟아 한때 배럴당 114달러를 돌파했다.
◆ "며칠내 군사대응 승인" vs "폭격에 회의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이 휴전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단정짓지 않았다. 그는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의 공격에 대해 "작은 전쟁(mini war)"이라며 "해당 갈등이 약간 둘러가는 것(little detour)일 뿐이며 (협상은)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안내하는 미군을 공격할 경우 "이란은 지구상에서 완전히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선 이란이 한국 화물선과 다른 목표물들을 향해 발포했다면서 한국도 이 해상 안전 확보 노력(작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이란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란의 공격과 관련해 "휴전을 절대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강력하며 고통스럽고 짧은 공격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직 미국 관료이자 미국 존스홉킨스대 중동학 교수인 발리 나스르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폭격을 계속해야 하는 지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가질 수 없도록 협상가들이 계속 노력하는 동안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며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