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호주 총리 “신중히 움직여준 스웨덴 당국에 큰 감사”

북한에서 억류됐던 것으로 알려진 호주 출신 유학생 알렉 시글리(29)가 무사히 풀려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지난달 25일 연락이 두절된 이후 열흘 만이다. 그가 풀려나는 과정에서 스웨덴 정부가 큰 역할을 했다.
4일 AFP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시글리는 이날 항공편으로 북한을 떠나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건강 상태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좋다, 정말 좋다"고 답했다.
시글리는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지인들과 함께 북한전문여행사 '통일투어스'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평양에서 일본인 여성과 결혼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주부터 외부와 연락이 두절됐다. 가족과 지인들은 그가 북한 당국에 억류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글리는 평소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북한 문화와 일상을 공유해왔다. 시글리는 북한에 체류하던 유일한 호주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1일 평양에 대북특사단을 파견했다. 시글리의 석방을 요청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왔다. 호주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만 대사관을 설치하지 않아 평양의 스웨덴 대사관이 제한적인 영사 지원을 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시글리의 신변 문제와 관련해 스웨덴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스웨덴 당국이 북한 고위 관리들을 만나 시글리의 실종 관련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북한이 그를 석방해 그는 안전하게 북한을 떠났다. 나는 그가 무사히 (중국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며 "호주 정부를 대표해서 스웨덴 당국에 큰 감사를 표하고 싶다. 당국자들이 정부와의 협력 하에 신중하게 배후에서 움직여줬다"고 했다.
호주 정부는 시글리가 북한에 억류됐던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시글리는 일본인 아내가 있는 도쿄로 갈 예정이다.
시글리 사건의 해결을 계기로 스웨덴의 ‘평화중재자’ 역할에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스웨덴은 2017년 미국인 오토 웜비어 석방 때도 적극 개입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스톡홀름에서 남북미 회동의 장을 제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기반 마련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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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스웨덴 순방 때 의회연설에서 “스웨덴은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국제사회의 평화 수호자가 되었다”며 “특히 한반도 평화를 만들 당사국들이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스웨덴의 역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