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워싱턴에 日부당성 알리고 중재 타진...美국무부 "한미일 협력 필수" 원칙론 고수

일본의 수출규제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외교·통상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미국을 찾는다. 일본의 보복조치 철회와 외교적 협의 절차 개시를 위한 미국의 지지와 중재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제3차 한미고위급 경제협의회(SED)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는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이 11일(현지시간)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등과 만나 양국 관심 현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김 국장은 연말 한미 고위급(차관급) 경제협의회를 앞두고 롤랜드 드 마셀러스 미 국무부 국제금융·개발 담당 부차관보와 만나 후속조치 등을 논의한 뒤 내퍼 부차관보 등과 별도로 면담을 갖는다.
내퍼 부차관보는 미 국무부 내에서 한국과 일본을 전담하는 고위 당국자다. 따라서 ‘양국 관심 현안’인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와 한미일 협력 관계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이슈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겠다”고 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초계기 갈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지난 1월 말 한 강연에서 “북한과 중국으로 인해 생겨난 도전 과제들을 감안하면 (한미일 3국이) 더 강하고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회동은 다음 주로 예상되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에 앞서 이뤄지는 것이다. 유 본부장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통상·경제라인 및 상하원 의원 등 주요 인사를 만나 국제규범을 위반한 일본 정부 조치의 부당성과 우리 입장을 설명할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들의 잇단 방미는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미국의 지지와 중재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파악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일본에 보복조치 즉각 철회를 요청하고 일측 조치의 부당함을 적극적으로 대외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미국의 경제·안보 이해에 미칠 악영향을 미 국무부와 상무부 등에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계 D램 반도체 생산 비중은 70%에 달한다. 수출 중단으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미국 애플과 엔비디아, 퀄컴, 인텔 미국 주요 IT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한일 갈등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국면에서 한미일 동맹과 협력관계를 강조하는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 행정부의 일관된 대외정책인 동맹 중시와 개입주의에 반하는 고립주의를 표방해 왔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갈등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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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한일 관계 악화와 관련해 한미일 협력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어느 양쪽에 치우치지 않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미국은 양국 모두의 동맹”이라며 “북한의 도전 앞에 3국의 협력은 필수”라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보복 조치에 대북제재 문제를 끌어다 붙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의도적인 ‘안보 프레임’ 전환 시도로 미국의 중재 여지가 더 줄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아베 총리가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수출규제의 배경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다. 미 국무부는 “(한국으로 수출하는 화학물질의) 행선지를 알 수 없다. 군사 전용이 가능한 물품이 북한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선 논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