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스펙트럼 넓다…권은희안 '공동발의 연합군'

[MT리포트]스펙트럼 넓다…권은희안 '공동발의 연합군'

백지수 기자
2019.12.29 17:32

[the300]한국당부터 호남 의원까지…이념보다 '4+1 공수처 견제' 지향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수정안의 제안자 목록. /사진=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화면 갈무리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수정안의 제안자 목록. /사진=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화면 갈무리

표결 초읽기에 들어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맞선 수정안이 다양한 야당의 지지를 받으며 발의됐다. 공동발의 의원들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은 '공수처법 필리버스터' 종료 직전인 28일 자정 무렵 '공수처법 수정안'을 제출했다.

권 의원 수정안(이하 '권은희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원안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안(백혜련안)을 토대로 본회의에 상정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안'과 기소권 여부 등 여러 부분에서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내용에 동의한 공동 발의자 30명의 면면이 다채롭다. 자유한국당 의원들부터 '범여권'으로 분류되던 호남 지역 의원들까지 이름을 올렸다.

대표발의자 권 의원이 소속된 바른미래당의 비당권파 의원들뿐 아니라 당내에서 충돌해 온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도 참여했다. 정치 지형 내에서 '상극'으로 평가받는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수정안 발의에는 '연합군'을 이루는 모양새다.

◇한국당 11명…"수정안은 이름만 '공수처'"

'권은희안' 발의에 한국당 의원 11명이 동참했다. 우선 검찰개혁법안 실무 협상에 직접 나섰던 권성동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권 의원과 함께 검찰 출신인 정점식 의원도 참여했다. 이외에도 △김학용 △박인숙 △윤한홍 △이진복 △이채익 △이현재 △장제원 △정태옥 △홍일표 의원 등이 합세했다.

'권은희안'이 '4+1안'이나 '백혜련안'과 달리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한국당도 권은희안에는 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권성동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권은희안은 이름만 공수처이고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공수처와 다르다"며 "그동안 검찰개혁 실무회담 등을 통해 한국당이 수용 가능하다고 밝힌 기소권 없는 '반부패 수사청' 형태와 비슷해서 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회의에서는 '최신 수정안'인 권은희안부터 표결이 진행된다. 권 의원은 "당론은 아니지만 공수처법 표결이 어차피 이뤄져야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정안에 표결해 최악은 막자는 의원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수처 수정안에 손잡은 바른미래당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전원도 공동 발의에 동참했다. 이들은 한국당과 비슷한 이유로 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부 진영에서 우려하는 '공수처를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백혜련안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부패범죄를 견제하며 수사하는 독립된 수사처로서의 공수처는 우려할 만한 수사기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내에서 비당권파와 갈등해 온 김동철·박주선 등 당권파 호남 의원들이 공동 발의에 참여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예산안과 선거법의 본회의 표결 이후 '4+1 공조' 균열설이 떠돌았다. 정치권에서는 김동철 의원과 박주선 의원이 권은희안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것을 이같은 균열이 가시화됐다는 조짐으로도 보고 있다.

◇'소신'과 '호남' 사이 '동상이몽'…'무소속' 4인방

'권은희안'에는 찬성해도 앞선 발의자들과 '동상이몽'인 의원들도 눈에 띈다. 호남 지역 기반의 무소속 의원들이다. 권은희안 공동발의자 30명 중에는 김경진·이용주·이용호·정인화 의원 등 4명의 무소속 의원이 포함됐다.

이들은 개인차는 있지만 공수처 설치에 대한 호남 지역민들의 요구와 소신 사이에서 갈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경진·이용주 의원 등은 검찰에 몸담은 이력이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용호 의원의 경우 기존에도 공수처 자체에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본회의 상정안인 4+1안의 이른바 '독소조항' 등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지역 여론을 감안하면 기본적으로 공수처 자체에는 반대하기 어려운 입장에 놓인 셈이다.

김경진 의원은 "여당안이나 4+1안보다 권은희안이 좀 더 제대로 된 공수처를 만들 것 같아서 수정안에 서명했다"면서도 "수정안이 통과 안돼도 4+1안에도 찬성표를 던지겠다. 대체로 국민들이 공수처를 원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용주 의원도 본지와 통화에서 "권은희안이 부결되면 4+1안에도 찬성하겠다. 독소조항 문제가 있겠지만 그 자체로 공수처법을 전부 폐기할 사유는 아니다"라면서도 "민주당에서 권은희안을 먼저 처리하게 하지 않을 것 같다. 4+1안의 수정안을 다시 내서 그것 먼저 표결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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