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북한에 의사 보내자" 법안, 통합당도 냈었다?

[팩트체크] "북한에 의사 보내자" 법안, 통합당도 냈었다?

김지영 기자
2020.09.01 15:21

북한에 재난 발생시 남한 의료 인력을 지원케 하는 여당 법안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거세다.

발단이 된 법안은 '남북 보건의료 교류 협력 증진법' 제정안.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정부는 남한 또는 북한에 보건의료 분야 지원이 필요한 재난이 발생할 경우 공동대응 및 보건의료 인력·의료장비·의약품 등의 긴급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의료진을 물건 취급하고 있다"며 "즉각 폐기하라"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에선 과거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 소속 의원들도 같은 조항이 포함된 법안을 발의했다고 반박했다.

해당 논쟁과 과거 법안들을 팩트체크로 보다 자세하게 알아봤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北 재난시 의료인 지원' 與 발의에 통합당 "즉각 폐기하라"

통합당은 정부여당의 정책 방향성까지 물음을 던지며 비판했고, 일부 의사단체 측에서도 물건 취급을 한다며 반발이 나왔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31일 논평을 통해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인해 시름에 빠져있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도 정작 정부와 여당은 북한만을 바라보고 있고 심지어 의료진을 물건 취급하고 나서기까지 했다"며 "정부여당의 정책 우선순위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의원의 조항을 두고 "일방적인 구애와 무리한 물물교환도 모자라 코로나19 극복에 앞장섰던 의료진을 물건 취급하고 강제 징집하듯 동원해 북한에 파견하겠다는 의미"라며 "이쯤 되면 어느 국민을 위한 정부이고, 지금 이 정부여당의 정책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도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의사를 포함한 보건의료 인력들을 차출해 북한에 강제로 파견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통일부 장관께서는 추진방향에 동의하냐"고 질의했다.

무기한 집단휴진(파업)을 하고 있는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우리는 물건이 아니다. 우리도 사람이다"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강제동원은 거짓 선동…통합당도 이전에 발의"

신 의원은 "이 법안은 19대 국회에서 정의화 미래통합당 의원, 20대 국회에서 윤종필 미래통합당 의원도 발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일까.

실제로 1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정의화 의원과 20대 국회에서 윤종필 의원이 남북 보건의료의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 했다.

또 해당 법안에도 신 의원의 법안 조항과 유사한 '의료인력 지원' 조항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안정보시스템의 법안 내용에 따르면 두 법안 모두 "남한 또는 북한에 재난이 발생할 경우 보건의료인력, 장비, 의약품 등의 긴급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정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남북이 일방향적인 인도적 지원의 수혜자만이 아닌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상호 협력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상호 실질적이고 발전적인 교류·협력을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하여 남북 보건의료 분야의 교류·협력을 증진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들은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된 상태다.

"강제성 없다" 해명에도 커지는 논란

여당 의원들은 "강제성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논란은 사그들지 않고 있다.

앞서 신 의원은 "강제성을 가지고 의료인력 북한에 파견하기 위한 법안이 아니다"라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현장에 나갈 의료진이 있다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법안"라고 밝혔다.

또 "우려의 시각이 있다면 당연히 수정 또는 삭제 가능성이 있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의료인들이 우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형 국가 재난 상황에서 재난 수습에 필요한 인력을 각 재난 기관들이 공유하고 공동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재난 대비 인력으로) 지정이 돼 있어야 한다"며 "이런 재난 상황에서 이런 인력들이 ‘투입’될 수 있다, 이렇게 지정돼 있는 걸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인들을 재난 대비 인력으로 ‘지정’ 해놓겠다는 취지의 법안일 뿐, 재난 상황 시 의료인을 강제동원하는 법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행자는 "지금 ‘투입’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투입이라는 단어는 누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의사와 상관없이 밀어 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민간에 있는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동의를 전제로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의사에 반해서 강제 동원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의도적인 왜곡"이라고 했다.

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문 어디에 의사를 북한에 강제 차출한다는 규정이 있냐"며 "교류협력이든 긴급지원이든 희망하고 자원하는 이들에 한하여 이루어지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는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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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김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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