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대표하는 서민 금융정책 '기본금융'의 윤곽이 잡혔다. 신용보증기관이 전액 보증하는 '무심사 대출'로 민간 금융기관이 주도할 경우 1000만원 한도와 2.8% 수준의 '공정금리'가 핵심이다.
지난해말 기준 금융기관에서 실제 대출 받은 1964만명 전원을 대상으로 했을 때 운용 비용은 1조6700억원 수준으로 추계됐다. 민간이 아닌 우체국 등 공적 금융기관이 나설 경우 1%대 금리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3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입수한 경기연구원의 '금융의 불평등과 기본금융' 보고서 중 '기본대출의 설계 및 운용 비용 추계'에 따르면 은행 등 민간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기본대출은 1인당 대출 한도 1000만원으로 '공정금리' 연 2.8%가 산정됐다.
경기연구원은 전국단위 이슈를 발굴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정책 전문기관으로 대권 도전을 앞둔 이재명 지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은 다음달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경기도 기본금융 토론회'에서 해당 보고서 내용을 공개한다.
공적 보증기관이 차입자의 기본대출을 100% 보증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소득이나 자산, 신용 등 대출 조건에 상관없이 누구나 빌릴 수 있다는 취지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고금리 대출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서민들을 위해서다. 2019년 기준 소득 1분위(하위 20%)의 전체 대출 중 은행 대출 비율이 44.9%인데 반해 5분위(상위 20%)의 은행 대출 비율은 83.3%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저리(0.25%)로 대출하고 금융기관은 저리 자금 조달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분을 공적 보증기관에 출연하는 구조다. 정부도 유사 시 대신 갚아주는 목적의 대위변제 추정액을 공적 보증기관에 담는다. 공적 보증기관이 기본대출을 보증하고 대위변제 규모가 출연금을 넘으면 정부가 추가 출연한다.
공정금리 2.8%는 차입과 상환 시점 사이 노동시간으로 측정한 구매력이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금리다. 대부자와 차입자 간 소득분배 왜곡 발생을 최소화한다는 목적이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공정금리는 노동생산성 증가율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합으로 계산하는데 2012~2019년 각각 1.5%와 1.3%로 조사됐다.

기본대출 손익 구조와 운용 비용도 담겼다. 경기연구원은 신용평가 대상자 4803만명이 모두 기본대출을 이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최대 4조1000억원 수준의 운용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계했다. 대출 총액 480조3000억원 중 대위변제율 0.85%를 적용한 결과다. 경기연구원 측은 금융전문가들의 자문 등을 구해 대위변제율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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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용이 예상되는 1964만명(전체 신용평가 대상자 중 40.9%)으로 좁힐 경우 운용비용은 1조6700억원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1964만명은 지난해말 기준 금융기관에서 실제 대출 받은 인원이다.
보고서는 "기본대출 금리가 금융기관보다 낮기 때문에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예금 금리가 낮다고 필요 없는 자금을 일부러 대출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 정부가 우체국 등 공적 금융기관을 이용해 기본대출을 직접 운용하면 '2.0% 이하' 금리로 기본 대출을 운영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기본대출 금리 2.8%에는 은행의 예대 마진 1.85%가 반영됐는데 공적 금융기관을 활용하면 해당 항목에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본대출의 용도를 긴급, 생계 비용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담겼다. 보고서는 "대출금을 주식 및 가상자산 투자, 사행성 지출 등 비생산적 부문에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현재 서민금융 일각에서 사용하는 '자금 용도 계획서'는 이런 우려를 일부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긴급 비용 이외에는 기본 금융계좌와 지역화폐를 결합한 '기본금융계좌형 지역화폐'를 발행해 생계비로 용도를 한정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