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권 수교 이끈 '盧-DJ-YS'…초당적 '북방정책'

동구권 수교 이끈 '盧-DJ-YS'…초당적 '북방정책'

이정현 기자
2021.06.23 11:12

[the300][the300][대한민국4.0 Ⅲ ]대통령<2>-④대통령 정책에 힘실어준 野, 남북유엔 동시가입 성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북방 정책'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정치권에선 미국을 비롯해 북·중·러의 복잡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 시절 협치의 정신을 떠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의 북방 정책은 자유진영 국가 중심의 외교에서 벗어나 개혁·개방 노선을 타고 있는 공산권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자는 취지였다. 이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였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7월7일 '민족 자존과 통일 번영을 위한 대통령 특별선언(7·7 선언)'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북방 정책을 시행했고 1988년 8월 헝가리와 교류를 맺은 것을 시작으로 1990년 소련, 1992년 중국과 수교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이 공산권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이어가자 고립의 위기감을 느낀 북한은 1991년 9월 남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 큰 성과를 거둔 노 전 대통령의 북방 정책은 당시 여야가 협치를 통해 정부를 뒷받침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제1야당이었던 평화민주당 총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제2야당이었던 통일민주당 총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

이들 야당 지도자들은 노 전 대통령의 뜻에 공감했다. 그리고 공산권 국가와 수교를 맺기 위해 노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9년 1월 출국해서 스웨덴, 이탈리아, 바티칸, 노르웨이, 네덜란드, 헝가리 등 6개국을 순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89년 6월 소련을 방문해 한국 정치인으로서는 최초로 인터뷰를 했다.

청와대 본관
청와대 본관

여소야대 정치 지형에서 야당 지도자들의 이같은 협치로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전반에 걸쳐 소련·중국 등 동구권과의 수교를 이뤄낼 수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92년 9월엔 중국을 방문해 양상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정치권에선 당시 신군부의 정권 연장과 민주화 시대 개막 등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북방 정책에서만큼은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북핵 등 안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처럼 백신, 한·일 관계 등 현재 안고 있는 외교 사안들도 협치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북방 정책의 경우 야당하고 대립각을 많이 세우지 않으려 했던 노 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과 관련이 깊다"며 "당시에는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냉전체제가 종식되는 격변기였기 때문에 여야 간 의견수렴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미·중 간 신냉전체제가 강화되는 국면이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본다"며 "북방 정책처럼 문 대통령이 우리가 외교 노선을 어떻게 정립해 나갈 것인지 뚜렷하게 내걸어야 여야 간 협치가 이뤄지든 말든 할 것이다. 지금도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선 여야가 어느 정도 협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정현 기자

2016~ 사회부, 2021~ 정치부, 2023~ 정보미디어과학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