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MT리포트]기로에 선 삼성, 노조의 길④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노동정책은 '노동시간 유연화'로 요약된다. 노동계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균형을 맞추겠다는 인식을 토대로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 등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기조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노사관계 역시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중소기업 공약으로 "현행 주52시간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노사간 합의를 전제로 연장근로와 탄력근로의 단위 기간을 월 단위 이상으로 확대해 총 근로시간은 유지하면서 작업량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최저임금제의 경우 일단 '현행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선 당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겠다는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수시로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대통령 취임후 이와 관련된 의제를 띄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 당선인은 또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노사 합의를 통해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을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주 4일제 등 다양한 근로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규직을 '풀타임'(전일제 근로)과 '파트타임'(시간제 근로)으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재택근무제 등 유연 근무 방식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다. 노동이사제는 공공부문에서만 적용하고 민간분야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균형을 노렸다.

윤 당선인은 지난 21일 경제6단체장과 만나 "기업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게 제도적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는 이날 재계가 요구한 "우리 노사관계 풍토가 걱정스럽다. 이런 풍토가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노사관계가) 노동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52시간제도 등으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해있다"(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고 호소한 것을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제는 윤 당선인의 이 같은 노동정책이 시행할 조짐을 보일 경우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주52시간제, 최저임금 등에 대해 '엄격 적용'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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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새 정부와 노동단체가 극명한 시각차를 보일 경우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등 노사관계가 경색 국면에 돌입하는 등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파업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다.
'윤석열 정부'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출범하기 때문에 노동계에 불리한 노동정책을 추진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 등의 경우 모두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노동계와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대여 투쟁을 벌이면 사실상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