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에 군단 2개 날아갈 판…BTS 입대로 한숨 돌린 軍

인구절벽에 군단 2개 날아갈 판…BTS 입대로 한숨 돌린 軍

김지훈 기자
2022.10.22 07:20

[MT리포트]③인구절벽·공정이슈 '대형 화약고'…정치권 '군불'보다 위험했다?

[편집자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입대 결정으로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 이슈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BTS가 미국 빌보드 1위를 차지하고,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에미상을 수상하는 등 K-컬처가 전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가운데 K-컬처 전성시대를 본격화하기 위해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를 과감하게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공정성 문제, 병력자원 감소 등 현실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2022~2026 국방중기계획상 상비병력 규모 전망치. 자료=국방부
2022~2026 국방중기계획상 상비병력 규모 전망치. 자료=국방부

육군 군단 2개가 날아갈 판인 '인구 절벽'에 고심하던 군 당국은 'BTS(방탄소년단) 입대 발표'에 한숨을 돌렸다. 지난 16일 진의 입영 연기 취소 발표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기식 병무청장이 군 입장을 병역 특례(대체복무) 확대 불가론으로 못 박는 가운데 나왔다. 군 당국은 최근 정치적 의미가 부각되고 있는 '이대남'(20대 남성)이 중시하는 '공정성' 논란도 살폈다.

달리 보면 BTS 멤버 진이 이제는 '병역 공정성'을 상징하는 기준에 편입된 격이 됐다. 앞으로 군 당국이 인구 절벽의 돌파구로 삼으려 하는 '병역 특례 축소'가 오히려 힘을 받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종섭 "복무, 그것이 인기"…'병역자원 사수전'
(논산=뉴스1) 김기태 기자 = 29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관에서 22-37기 26교육연대 2교육대 신병 수료식이 열리고 있다.  이번 수료식을 마친 2개 교육기수 훈련병 총 1701명은 18개월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게 된다. 2022.6.29/뉴스1
(논산=뉴스1) 김기태 기자 = 29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관에서 22-37기 26교육연대 2교육대 신병 수료식이 열리고 있다. 이번 수료식을 마친 2개 교육기수 훈련병 총 1701명은 18개월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게 된다. 2022.6.29/뉴스1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방탄소년단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이 15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하이브 제공) 2022.10.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방탄소년단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이 15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사진=하이브 제공) 2022.10.16. *재판매 및 DB 금지

21일 국회에 따르면 군 당국은 국회에 출석해 BTS 입대가 인기에 도움이 된다거나 특례 축소 필요성을 언급하는 맞불까지 놨다. 이종섭 장관은 지난 8월 "군에 복무하는 그 자체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기에 오히려 그것이 인기에 도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달 4일에는 "병역의무라는 공정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복무가 바람직하다"면서도 특례 확대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면 따르겠다고 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7일 오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화상으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유지와 작전기강 확립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방부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7일 오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화상으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유지와 작전기강 확립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방부

이기식 청장은 지난 8월 "보충역 제도는 과거에 병력이 많이 있을 때, 병역자원이 많이 있을 때 했던 것"이라며 "병력이 줄어드는 현시점에서는 이 보충역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군의 전망에 따르면 군 상비군은 인구 감소에 따라 2017년 61만8000명에서 2026년 50만명으로 19% 줄어든다. 육군은 상비군 급감에 따라 2개 군단(2021년 8개 → 2026년 6개)과 2개 사단(2021년 35개 → 2026년 33개)을 해체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방탄소년단(BTS)이 9년 만에 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하이브의 주가가 급락했다. 15일 하이브는 오전 9시 21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4만7000원(24.35%) 빠진 14만6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4일 밤 공개된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BTS 맴버들은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하이브 최대 캐시카우인 BTS 군입대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목표주가를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하이브에 대해 보수적인 투어 일정이 예상되는 만큼 3분기 이익 추정치를 낮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6만원으로 16% 내렸다. 사진은 15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 사옥 모습. 2022.6.15/뉴스1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방탄소년단(BTS)이 9년 만에 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하이브의 주가가 급락했다. 15일 하이브는 오전 9시 21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4만7000원(24.35%) 빠진 14만6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4일 밤 공개된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BTS 맴버들은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하이브 최대 캐시카우인 BTS 군입대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목표주가를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하이브에 대해 보수적인 투어 일정이 예상되는 만큼 3분기 이익 추정치를 낮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6만원으로 16% 내렸다. 사진은 15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 사옥 모습. 2022.6.15/뉴스1

콩쿠르 수상자·체육대회 입상자 등과 비교해 BTS와 같은 대중예술인 특례 미적용이 부당하다는 특례론자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군 일각에서는 "재능뿐 아니라 자본력의 합작품 아니었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이른바 '국위 선양'으로 불리는 아이돌의 해외 시장 진출이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두려면 기획사의 자본?기획력이 필수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는 아이돌 개인을 특례 대상에 올릴 구체적 기준을 세우기 어려운 배경으로 거론될 때가 있다.

앞서 지난해 6월 시행된 병역법 개정안 시행령에 따라 문화훈·포장 수훈자는 만 30세까지 입대를 연기할 수 있게 됐다. BTS는 해당 조건에 부합해 BTS 30세까지 입영 연기는 가능해졌지만 멤버 중 맏형 격인 진은 올해가 만 30세인 1992년생에 해당해 연말이 지나면 입대해야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의 병역법 개정안 설명. /사진=의안정보시스템 캡처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의 병역법 개정안 설명. /사진=의안정보시스템 캡처

하지만 대체 복무에 해당하는 예술·체육요원 편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행법상 대통령령에 나온 예술·체육 분야 특기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을 받아 예술·체육요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병역법 시행령'상 대중예술 분야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에 속하지 않아 문체부 장관의 추천이 원천적으로 막혀 있다.

지난해부터 국방부·병무청이 원칙론을 고수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각 당 의원들이 모법 병역법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BTS에 특례를 주는 구상을 밝혔다. 예술·체육 분야 특기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편입시키는 게 골자인 대동소이한 법안들이 나왔다. 하지만 각종 BTS 특례 법안은 '거대여당' 국면이던 전정권은 물론 '여소야대'인 현재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통상 BTS 특례법안처럼 주무부처가 완강하게 반대하는 사안은 집권 여당이라도 드라이브를 걸기 어렵다.

尹 정권 뿐 아니라 巨野 수장도 반대했었네…특례 누가 외치나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 수사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0.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 수사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0.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론'이라고 할 만한 게 나온 적도 없다. 여야 일부 의원의 언론 노출과 법안 발의가 산발적으로 이어졌을 뿐이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BTS가 전 세계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병사로서 국방의무를 하는 거보다 훨씬 더 많은 대한민국의 플러스를 줬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데 현재 당 대표인 이재명 민주당 의원도 대선 후보시절이던 지난 1월 "국가에 기여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이런 방식으로 확대하면 한계를 짓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BTS 특례에 반대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0.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2.10.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울러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진의 입대 결정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단순한 병역의무 이행이 아니라 대한민국 청년의 애국심을 보여줬다"며 "각종 병역 특례 제도는 최대한 축소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BTS 병역 특례를 주장했던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제도적으로 형평성 있게 뒷받침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지난 6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 생각과 여론에 따라 법에 정해진 대로, 아니면 국민들 여론이 그렇다면 관련 규정을 국회에서 고칠 수 있다"고 유보적으로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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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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