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과 정책 사이…21대 국회 마지막 국감, 끝내 한방은 없었다

정쟁과 정책 사이…21대 국회 마지막 국감, 끝내 한방은 없었다

민동훈 기자
2023.10.30 06:00

[the300][MT리포트][국감 스코어보드 결산]①

[편집자주] '일하는 국회'를 내세운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2015년부터 국회의원의 본령에 따라 꿋꿋하게 정책 질의를 펼친 의원들을 조명하고 있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국정감사 스코어보드'는 올해도 이어졌다.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김교흥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0.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김교흥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0.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도 '맹탕'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폭풍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결정적 '한방'을 내놓지 못했다.

국회사무처가 국회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 대부분의 국감을 중계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오후엔 빈 자리가 늘어나는 등 국감을 준비하는 의원들의 열의도 예년만 못했다. 치열한 정책 토론이 이뤄지기보다는 기존 현안을 재탕하거나 정치 공방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평가다.

여전한 '맹탕' 국감…오전만 반짝, 오후엔 텅텅 빈 국감장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일 마지막 날인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피감기관 직원들이 자료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겸임 상임위원회인 운영위·정보위·여성가족위 감사는 다음 달 8일까지 이어진다. 2023.10 2023.10.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일 마지막 날인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피감기관 직원들이 자료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겸임 상임위원회인 운영위·정보위·여성가족위 감사는 다음 달 8일까지 이어진다. 2023.10 2023.10.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국회는 지난 27일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8개 상임위원회 종합감사를 끝으로 주요 상임위들의 국감을 마무리했다. 각 상임위별로 국회의원들이 791개 피감 기관을 감사했다. 운영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정보위원회 등 겸임 상임위의 국감은 다음달 초 마무리된다.

약 3주 가까이 이어진 이번 국감의 주요 이슈는 △이재명 사법리스크(법제사법위원회)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국토교통위원회) △R&D(연구개발) 예산 구조조정(기획재정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국방위원회·정무위원회)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대응(환경노동위원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등 정쟁성 현안들이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 국정감사에서 이상헌 위원장이 감사를 주재하고 있다. 2023.10.24.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 국정감사에서 이상헌 위원장이 감사를 주재하고 있다. 2023.10.24.

올해 국감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초반에만 국감장을 지키다 오후엔 자리가 텅텅 경우도 여전했다. 민주당이 이번 국감 실적을 내년 총선 공천 평가에 반영하지 않기로 한 것이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야당의 화력이 예년만 못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역시 이번 국감 실적을 공천 평가에 반영할지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국감에 대한 여론의 평가도 낙제점에 가까웠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유권자 1003명에게 제21대 국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13%가 '잘했다', 80%는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국감 성과 부정 평가자 가운데 22%는 그 원인으로 '상대를 향한 비방과 정쟁'을 지목했다. '개선·해결된 일 없음'도 19%에 달했다.(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양평 고속도로 vs 이재명 사법리스크…불붙은 정쟁
[양평=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인호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24일 경기 양평군 강상면 남한강 휴게소를 방문해 민간업체 선정 과정 의혹 브리핑 전 회의를 하고 있다. 2023.10.24.
[양평=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최인호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24일 경기 양평군 강상면 남한강 휴게소를 방문해 민간업체 선정 과정 의혹 브리핑 전 회의를 하고 있다. 2023.10.24.

이번 국감의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는 국토위였다. 국토위는 처음부터 끝까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둘러싼 정쟁으로 점철됐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이 의혹을 쟁점화하는 데 몰두했다. 여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등을 다루며 맞불 작전을 폈다.

자료 제출이 불성실하다는 야당 의원들, 공개할 수 있는 자료는 모두 공개했다는 국토교통부 사이에서 모두가 인정할 만한 진상규명은 없었다. 대안 노선이 제시된 과정이 부실했다거나 과업수행계획서 일부가 고의로 삭제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의혹의 핵심까지 다다르지 못했다. 여야의 극한 대립에 종합감사에선 양평고속도로, 통계 조작 의혹 관련 증인을 단 한명도 볼 수 없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소병철 간사와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파행되자 논의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감사위원들의 배석 문제를 두고 언쟁을 벌이다 파행됐다. 2023.10.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소병철 간사와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파행되자 논의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감사위원들의 배석 문제를 두고 언쟁을 벌이다 파행됐다. 2023.10.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법사위도 만만치 않았다. 법사위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사실상 '이재명 국감'으로 마무리됐다. 환노위는 마지막 종감이 파행했다. 최근 계열사에서 잇따라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그룹과 DL그룹에 대한 청문회 개최여부를 두고 여야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감사를 이어가다 종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과방위 국감에선 국가R&D 예산 삭감, 우주항공청 특별법, 가짜뉴스 심의 등을 놓고 여야가 쉼없이 충돌했다. 여기에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 재가, 국가정보원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합동 보안점검 결과 등이 겹치며 3주 동안 여야가 공방을 이어갔다. 국방위는 국감 첫날부터 여야가 말싸움만 벌이다 제대로 감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이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는 피켓을 자리에 붙이자 여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정쟁을 대신 협치"…민생·약자 앞에선 여야 한목소리 내기도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혼란의 국정감사 속에서도 정책 질의를 이어가려는 노력은 있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의에선 최근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로 불거진 필수의료 붕괴와 마약류 오남용 등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대한민국의 뼈 아픈 의료 현실에 대한 의원들의 진지한 고민이 물씬 묻어났다. 의원들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국민연금 개혁, 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 등을 두고 날카로운 공방을 이어가면서도, 국민 생명과 약자 복지 문제 앞에서는 정쟁을 내려놓는 '협치'의 모습도 보였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박정 국회 환노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0.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박정 국회 환노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0.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환노위에선 우리 사회 노동 현장 속 사각지대 해소, 중대재해 등 산업재해 방지에 있어서는 여야가 뜻을 같이 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기업인들의 '사과'를 이끌어냈고 수백억대 임금체불 기업의 구체적인 변제 약속을 받아내는 등 눈에 띄는 성과도 있었다. 정무위 역시 정쟁적 소재 앞에서 목소리가 다소 높아진 적은 있었어도 '신사 상임위'답게 국감 마지막날 까지 단 한 번의 파행도 허용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정책국감의 명맥을 이어온 산자위 역시 증인 신청을 두고 여야가 잠시 대치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정쟁보다는 정책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피감기관들도 상임위의 자료제출 요구에 최대한 협조를 하면서 국감 기간 중 미제출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기재위의 경우 여야가 대부분의 이슈에서선서로 다른 시각을 드러냈으나 폴란드와의 무기 수출 계약 수행을 위한 수출입은행 법정자본금 한도 확대와 관련해서는 수은법 개정에 뜻을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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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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