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본회의 앞두고… 사법개혁법 先처리 방침서 선회
국힘, 필요시 비쟁점 법안에도 필리버스터 강행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주에 예정된 본회의에서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키로 했다. 당초 법왜곡죄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법안처리에 우선순위를 뒀지만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지연되는 민생법안부터 여야합의를 거쳐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9일로 잠정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키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은 175개에 달한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170개 넘는 민생법안이 쌓여 있어 (야당과 먼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이 민생법안 처리를 우선하기로 한 데는 최근 "입법에 좀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한 이재명 대통령의 당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이 결사반대하는 사법개혁안 등 쟁점법안 처리를 고수할 경우 여야 대치정국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현실적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당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앞두고 법안처리를 위한 재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은 민생법안 중에서도 여야 쟁점이 작으면서 통과가 시급한 법안을 국민의힘에 제안할 방침이다. 반도체기업에 보조금 등 국가가 직접 재정을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 등이 본회의 통과를 앞뒀다.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 처리도 협상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선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사회를 거부함에 따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학영 국회 부의장이 교대로 최대 24시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를 지켜봤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쓸모없는 엉터리 필리버스터를 원천차단하도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생법안 처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민주당의 입법독주에는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양당이 합의하는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향으로 얘기되고 있다"면서도 "사법파괴 악법들을 (본회의에 올리려고) 시도하면 필리버스터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야 협상과정에선 통일교·신천지의 정치개입 의혹을 파헤칠 특검법도 핵심쟁점이다. 민주당은 하나의 특검으로 통일교·신천지 수사를 다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별도 특검을 요구한다. 통합특검으로 진행될 경우 민주당에 불리한 통일교 수사가 뒤로 빠지고 국민의힘이 연루된 신천지 특검이 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민주당은 신속처리하려던 사법개혁 법안,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의 경우 다음달에 처리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