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기술과 생산능력은 서로를 완성하는 관계…생산능력이 새로운 국력"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6.24.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1201162013465_1.jpg)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인공지능) 시대의 국력은 기술에서 시작하지만 생산능력으로 완성된다. 생산능력이 새로운 국력"이라고 밝혔다. AI 대전환기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팹(Fab·반도체 공장) 증설의 속도전을 연일 강조 중이다.
김 실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I 혁명은 단순한 기술혁신이 아니다"라며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기계로 대체해 노동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고 디지털 혁명이 정보의 생산과 유통 방식을 바꾸었다면 AI 혁명은 인간의 지식과 판단을 증폭시키는 또 하나의 생산혁명"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기술과 생산능력은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완성하는 관계"라며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생산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을 선점하기 어렵고 반대로 막대한 생산능력을 갖추었어도 기술력이 부족하면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이라는 질과 생산능력이라는 양이 결합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했다.
김 실장은 "AI 혁명으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대한민국 메모리 산업에 큰 기회"라면서도 "국내 메모리 기업들이 그 수요를 충분히 뒷받침할 생산능력을 적시에 확보하지 못한다면 수요 증가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경쟁자를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 고객의 선택 기준 자체가 달라진다"며 "가장 뛰어난 제품보다 필요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제품이 중요해 진다. 기존 공급자가 필요한 물량을 제 때 대지 못하면 고객은 성능과 품질이 다소 뒤처지더라도 다른 공급자를 선택할 유인을 갖게 된다"고 적었다.
김 실장은 이렇게 낮아진 시장 진입장벽을 통해 진입한 후발주자가 확보하는 것은 단순히 매출만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김 실장은 "판매량 증가는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생산경험은 수율 향상과 원가 절감으로 이어진다"며 "고객과의 공동개발 경험은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이렇게 쌓인 자금과 경험은 다시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로 흘러간다. 결국 공급 부족은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을 가능하게 하고 시장 진입은 다시 기술 추격의 발판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중국 메모리 기업이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안정적인 고객과 생산물량을 확보한다면 이를 발판으로 생산경험과 수율을 샇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면서 중장기적으로 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영역을 넓혀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오늘의 공급 부족이 내일의 경쟁자를 키운다. 기술 우위는 적시에 확보된 생산능력을 통해 시장 우위로 연결될 때 비로소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지금 필요한 전략은 경쟁자가 성장한 뒤 가격 경쟁으로 제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애초에 경쟁자가 성장할 수 있는 공급 공백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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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또 "팹 증설은 성장을 위한 공격이자 기술격차를 지키는 방어"라며 "반도체 팹은 공장 하나를 짓는 사업이 아니다. 팹을 중심으로 첨단 소재, 부품, 장비 기업이 성장하고 연구개발과 전문 인력이 모여든다. 전력망과 용수, 교통망, 주거시설이 함께 확충되면서 하나의 첨단산업 생태계가 형성된다. 팹은 생산시설인 동시에 국가 산업 역량이 쌓이는 거점"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가 가장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것은 시간"이라며 "스케일과 속도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은 팹을 짓고 생산설비에 투자할 수 있다"며 "전력망과 용수, 송전망과 국가산단, 교통망과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기업 스스로 해결할 수는 없다. 이러한 기반시설과 제도는 국가만이 구축하고 조정할 수 있는 생산기반"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AI 혁명은 국가 경쟁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며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은 생산능력을 통해 시장 경쟁력이 되고 생산능력은 첨단 팹과 공급망, 산업 생태계를 통해 현실이 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생산능력 확대만으로 경쟁력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라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 시장 경쟁력이 함께 뒷받침될 때 생산능력은 비로소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국내 메모리 기업의 팹 증설은 단순한 성장 투자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의 기술 우위를 시장 경쟁력으로 연결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확보한 전략적 지위를 지키기 위한 투자다. 국가가 지켜야 하는 것은 특정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반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