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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발표자료, '반도체' 등 강조하며 '동상이몽' 드러내
대미투자부터 호르무즈까지…'고차방정식'만 떠안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외교부는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장관이 18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美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고 한미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6.09.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2012105162021_1.jpg)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7개월 만에 대면 회담을 갖고 한미 간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대미 투자, 원자력·핵추진잠수함(SSN) 협력 등 핵심 현안에서 구체적인 결론은 없었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약 50분간 회담했다. 조 장관은 회담 후 특파원 간담회에서 "철통같은 한미 동맹에 대한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했다"며 "긴밀한 소통의 중요성에 폭넓은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서 가장 주목된 지점은 우리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 관련 논의였다. 조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회복하기 위해 한국 정부도 미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기본 입장을 잘 설명했고 미국 측도 이를 이해하면서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며 "구체적인 파병 요구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전쟁 개입을 위한 파병은 하지 않되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필요하다'는 원칙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는 의미다.
정부가 미국 측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가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했다(Rejecting Trump)'고 평가하자 청와대는 "거절한 것이 아니다"라고 즉각 해명했다. 전쟁·전투에의 불개입 원칙은 유지하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소통하며 국민 보호와 국익을 위한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대응은 정부가 국내의 파병 반대 여론과 동맹국의 기여를 요구하는 미국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파병 규모나 방식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확보에 동맹국들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조까지 거둔 건 아니라는 걸 고위당국자 간의 회담과 함께 입장 표명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 청년의 날 기념 청년 오픈마이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6.09.19. suncho21@newsis.com](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2012105162021_2.jpg)
양국 간 우선순위의 차이도 드러났다. 한국은 호르무즈 문제와 함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원자력 협력, SSN 도입 및 조선 협력 등 정상회담 합의의 후속 조치에 관심을 두고 있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반도체 분야 협력과 대미 투자,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을 위한 공정하고 투명한 사업 환경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조 장관도 루비오 장관에게 대미 전략투자 협상이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구글과 쿠팡 등을 둘러싼 문제가 미국 측 언급에 포괄적으로 담겼다면서도 "미국 기업을 특정해 표적으로 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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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안보 기여와 경제적 성과를 동시에 요구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동 문제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위한 역할 확대를 기대하는 한편, 경제 분야에서는 대미 투자 이행과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의혹을 문제 삼고 있다. 구체적인 파병 요구는 나오지 않았지만, 한국의 선택지를 좁히는 복합적인 압박도 지속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로서는 지연된 대미 투자 협상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 등 안보 현안까지 한꺼번에 풀어야 하는 '고차방정식'을 떠안은 상황이다. 국내적으로는 대미 투자에 따른 부담과 파병 반대 여론을 고려해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동맹의 역할을 다하라는 미국의 요구에도 답해야 한다.
향후 정부는 대미 투자 협상을 우선 마무리해 경제 현안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한편, 호르무즈 문제에서는 직접적인 전투 병력 파견에는 선을 긋되 정보 공유와 군수 지원, 선박 호송 등 비전투 분야에서 기여 방안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과정에서 미국 측이 어느 수준의 기여를 실질적인 역할 분담으로 받아들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