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다양한 신간과 서평을 통해 사회, 경제, 건강, AI, 예술 등 현대인의 삶을 둘러싼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전문가의 통찰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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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기술이 발달하면 더 편하고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삶은 더 바빠졌다. 하루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24시간인데 말이다. 저널리스트 크레이그 램버트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 노동'으로 "여유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림자 노동은 사람들이 돈을 받지 않고 하는 모든 노동이 포함된다. 셀프주유소에서 직접 기름을 넣고, 장 본 물건들을 쇼핑백에 넣고, 직접 주식을 사고팔고,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는 일 등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스팸메일을 지우고, 공인인증서를 설치하고, 여러 사이트의 사용자이름(ID)과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일도 생겨났다. 데이트를할 때마다 맛집을 찾아 인터넷을 검색하는 행위도, 병원을 찾기 전에 병에 대한 정보를 위키피디아나 네이버 지식인에 검색하는 행위도 결국 시간을 투자하는 '무급의 노동'이 된다. 저자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활동을 그림자 노동이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림자 노동이 늘어나며 노동의 영역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가장 불편한 것이 인터넷이다. 답답할 정도로 느린 인터넷 환경에 적응할 때 역설적으로 삶이 눈에 보인다. 경제통합체 유럽연합(EU)은 지금까지 인간의 삶을 급격히 바꾸는 신산업에 적응하기보다 기존 산업의 보호주의 정책으로 ‘문화적 울타리’를 유지하려는 기조가 강했다. 미국에 디지털 경제 주도권을 내어준 EU는 지금 잇따른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생존의 돌파구는 이제 신산업에 ‘적응’하는 것이다. EU가 2020년을 목표로 적극적인 디지털 성장 전략을 추진한 배경에는 이 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EU는 디지털 성장전략의 정식 명칭을 ‘디지털 어젠다’(DAE)로 정하고 2020년 유럽 디지털 단일시장의 완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1~3차 산업혁명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전략인 셈. 하지만 EU가 미국이 주도하는 디지털 시장을 마냥 좇아가는 것은 아니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이 성장하면서 기존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문제점과 과제와 부딪히자
'음식고전'은 선조들의 '손맛' 역사에 대한 탐험기다. 한국 음식의 변천사와 토막 지식, 조리법을 한 데 엮은 신간이다. 책에는 고서가 아닌 고조리서(古調理書)라는 생소한 단어가 등장한다. 옛 책은 지금과 달리 분야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많았는데 식품과 조리, 음식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농서나 의서, 종합 백과사전 등에 산발적으로 기록되곤 했다. 따라서 식문화 연구자들은 고서 중 식품이나 조리를 설명한 책을 따로 구분하기 위해 지은 명칭이 고조리서다. 이런 고조리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책은 1450년 편찬된 산가요록으로 2001년 청계천 고서점 폐지 더미에서 발견됐다. 이 책은 기존 가장 오래된 고조리서였던 '수운잡방'보다 더 오래전에 쓰였다. 저자들은 산가요록을 시작으로 140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의 고조리서 중 식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37권의 책을 선별하여 연대순으로 정리했다. 별도 면을 활용해 지나치기 아쉬운 도서도 테마별로 소개했다. ‘음식사에 영향을
"오늘 밤의 토론은 저희로서 다소 이례적인 것입니다. 특정 지정학적 이슈나 문화적 쟁점에 관해 이야기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본성과 그 속에 깊이 내재하는 믿음에 대해 성찰하려고 합니다." (2015년 11월, 지적 경연 '멍크 디베이트' 사회자 러디어드 그리피스) 멍크 디베이트는 캐나다의 금광 재벌 티퍼 멍크가 세운 오리아재단이 2008년부터 개최한 토론회다. 당대 국제적인 현안을 두고 연 2회 세계적 지성인들 간 벌이는 토론의 무대인 셈. 특히 지난해 11월 열린 멍크 디베이트에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첫째, 전례 없는 거대 주제가 잡혔고 둘째, 기라성 같은 인물이 토론장을 찾았다는 이유에서다. 인류, 즉 사피엔스는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며 '신의 지위'마저 넘보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인간 앞에 전례 없는 번영이 펼쳐질 것인지'를 두고 토론이 펼쳐졌다. 참가자는 알랭 드 보통, 말콤 글래드웰, 스티븐 핑커, 매트 리들리. 단단한 팬층으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노후가 이렇게 비참하고 괴로울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솔직히 더 이상 살고싶지 않아요. 하지만 앞으로 노후를 맞는 젊은이들은 더 혹독하고 힘들 겁니다. 그러니 힘든 것은 힘들다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사세요." 70대에 생활보호수급자가 된 한 일본 남성이 눈물을 글썽인다. 젊은 시절 저축한 돈과 연금을 바탕으로 한가로운 노후를 보낼 거라고 예상했던 노인들은 "설마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희망이 없다", "빨리 죽고 싶다"는 말을 내뱉는다. '내 집 마련'의 꿈은 노후 파탄의 원인이 됐다. 여든이 넘어도 생계형 일자리를 찾아 헤매야 한다. 고독사가 늘어나 '뒤처리'를 대신해주는 사업이 생겨났고 스토킹, 절도 등 고령자 범죄도 늘고 있다. 2016년, 일본의 풍경이다. 한국이라고 다를까. 저성장, 고령화, 저출산. 1인 가구 증가까지 일본의 뒤를 쫓아온 한국에서도 이미 노후빈곤은 현실이 됐다. 어쩌면 더 심각한 상황인지도 모른다. 한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노후빈곤율
여느 회사에서나 아침마다 비슷비슷한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테이블에 둘러앉아 차례대로 의견을 말하고 메모하고 상사의 훈화 말씀으로 마무리되는 레퍼토리. 하루에도 몇 차례 씩 열리는 따분하고 지겨운 '회의' 말이다. 공공 기관, 기업체 등에서 오랫동안 강연을 해온 소통 전문가 김동완은 저서 '테이블 없이 회의하라'에서 이렇듯 틀에 박힌 회의의 개념을 새로 정의했다. 그는 "회의할 때 반드시 테이블과 상대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회의는 일상적이다. 우리는 직장에서뿐 아니라 친구, 가족들과 매 순간 회의한다. 심지어 자신과도 회의한다"고 말한다. 매 순간 회의를 한다고? 심지어 나 자신과도?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어쩌면 회의를 한다. 예를 들어 "아침으로 간단히 주스 한 잔 어떨까?", "큰 아이가 용돈 올려 달라고 하는데 들어줘야 할까?", "업무량이 많은데 팀장님과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다" 등. 아침을 먹는 사소한 일부터 자녀의 용돈 인상 요구, 직장 내 다양
◇ '소년소녀, 과학하라!' 로봇공학자, 기생충학자, 통계물리학자, 항체공학자, 고인류학자, 항공우주공학자 등 전공도 이력도 다양한 과학자 10명이 청소년들에게 '과학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왜 과학에 사로잡히게 됐는지, 과학 때문에 울고 좌절하면서도 왜 과학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과학의 아름다움에 매혹되는 순간은 언제인지 인간적인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 '다행히 졸업' '학교생활'을 주제로 SF 소설가부터 동화작가까지 9명의 소설가가 뭉쳐 펴낸 소설집. 순간순간 유쾌하고 행복하면서도 학교생활의 고달픔과 성장기의 고민이 교차하는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았다. 각자 1990년부터 2015년까지 학창시절을 다루며 전교조 해직사건, 사학재단 비리, 입시경쟁과 한일월드컵 등 사회적 이슈도 녹여냈다. ◇ '부모가 먼저 알고 아이에게 알려주는 메이커 교육'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지금, 정답만 달달 외우던 기존 교육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과거
영화 '설국열차'에서 관객들을 가장 경악하게 한 것은 다름아닌 '프로틴바'였다. 3등칸에 주어지는 식사인 이 프로틴바는, 사실 알고보니 열차에 사는 바퀴벌레를 갈아 만든 음식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3등칸 승객들은 분노하고, 혁명이 촉발하는 계기가 된다. 이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조금 다른 점은, 벌레로 만든 프로틴바가 하층민의 생명 연장원이 아닌, 맛 난 음식이 될 것이라는 지점이다. 최근 캐나다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식용 곤충에 대한 선호도와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사실 곤충은 이미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약 20억 명이 주기적으로 섭취하고 있는 고단백질 영양 보충원이다. 지난해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 지의 발표에 따르면 인간이 많이 섭취하는 곤충으로는 딱정벌레, 귀뚜라미, 메뚜기, 말벌, 개미가 꼽혔다. 곤충이 고단백원으로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사육 효율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같은 양의
수십년을 한 자리에서 버텨온 아현고가도로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가장 강렬하게 인식된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영원히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해졌을 때였다. 책 '건축 멜랑콜리아'는 이렇듯 무신경하게 방치된 여러 도시 공간들에 대한 애도의 작업물이다. 신문사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에 몸담아온 저자 이세영은 이 콘크리트 입방체들에 깃든 정치적 맥락과 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냈다. 그 결과 한국 근현대 건축물에는 공통으로 '멜랑콜리의 정조'가 담겨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테면 박정희 정권은 남산에 '자유센터'를 건립하면서 건축물의 위엄과 숭고미가 강조했다. 지금은 '남영동 인권센터'로 바뀐 '대공분실'의 내부 구조는 고문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공포와 복종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었다. 두 건축물은 강제된 경외심과 공포를 이용해 통치의 정당성을 획득하고자 했던 독재정권의 부조리를 상징하는 유물이 됐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 또한 애초 계획에 없던 돔 지붕이 의
매일 아침저녁으로 '지옥철'과 '만원버스'에 시달린다. 혹은 꽉 막힌 도로 위에서 하루의 일정 시간을 고스란히 헌납한다. 오늘날 전 세게 5억명이 넘는 직장인들의 일상이다. 현대사회에서 출퇴근 시간은 곧 '삶의 질'과 직결되는 요소 중 하나기도 하다. 매일 통과의례처럼 반복되지만 '버리는 시간'으로만 간주되던 '출퇴근'을 사회문화사적인 관점에서 풀어낸 독특한 책이 출간됐다. 이언 게이틀리의 '출퇴근의 역사'다. '출퇴근'의 역사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업혁명과 철도의 발달로 일터와 집이 분리되면서 '통근'이란 현상이 처음 탄생했다. 그로 인해 도시 주변에 '교외'지역이 발전하고 자가용, 자전거, 지하철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생겨났다. 19세기 영국 대도시 시민들은 집과 일터를 분리해 건강한 곳에 살면서 수익이 많은 곳에서 일하고 싶어했다. 1830년대 영국에서 본격화된 철도의 발전은 이 분리를 가속화한다. 전에는 평생에 두 번 런던에 가기만 해도 운이 좋다고 여겼으나
대기업에 다니며 장밋빛 인생을 누리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36세에 난데없이 부도 직전의 가업과 400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된 남자. '불운한 남자의 질척질척한 16년의 기록'이라고 자신의 지난 과거를 표현하는 남자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유자와 쓰요시의 '어느 날 400억 원의 빚을 진 남자'는 끔찍한 절망을 딛고 일어선 한 인생의 성공 스토리다. 누구라도 '자살'이 가장 간편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할 법한, 극한의 상황을 희망으로 바꾸어버린 그의 사연은 기구하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갑작스레 큰 빚과 도산 직전의 요식업체가 남자에게 넘어왔다. "아버님은 비즈니스 전선에서 전사하신 거로 생각하세요." 믿었던 주거래은행에서 이런 소리를 듣고, 비리로 얼룩진 회사 직원들은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개인의 파산이 쉽지 않았던 시기, 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만 했던 그는 세상이 주는 '공포' 속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여러 개의 음식점 지점 가운데 단 한 곳을 '
# 평일 오전, 화장기 없는 얼굴에 선글라스를 끼고 온 서른 줄의 여자. 의사 문진에서 음주량은 보통이 아니라고 하니 '물장사'하는 여자로 취급받았다. 도리 없지. 그래도 나는 간을 달련 시키기 위해 오늘도 마시러 갈 뿐이고. # 평일 백화점 남성복 판매층의 여자화장실은 왜 붐비는데? "애인의 선물을 고르러 왔다"는 설정 따윈 필요없이 화장실로 직행하는 사람들에게 '깊이가 없다'고 화내는 여자. 그리고는 선언한다 "화장실에서 화장실 이외의 것을 생각한다는 건 꽤 힘든 일이다. 문자에 열중해있는 다른 여인의 엉덩이와 내 엉덩이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소설가다. 화장실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해 내라." 지난 해 소설 ‘사라바’로 한국에도 이름을 알린 일본 작가 니시 가나코의 에세이집에 실린 사연이다. 30대 초반 소설가 데뷔 전후 일상과 생각을 솔직하게 담았다. “일단 웃기고 보자!”는 그녀의 모습 속에는 소녀스러움과 자유로움, 진지함과 비굴함, 지질함까지 다채롭게 녹아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