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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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분양실적이 좋았지만 ‘반짝 호조세’였죠. 하지만 생존을 걱정해야 할 시기가 조만간 닥칠 겁니다.” 최근에 만난 굴지의 대형 건설사 임원이 한 말이다. 국내 건설업계가 안팎으로 힘들다.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축소, 침체기로 접어든 주택경기, 부진의 끝이 보이지 않는 해외건설 등 사방을 둘러봐도 좋은 징후를 찾기 어렵다. 국내 건설시장은 2014년부터 회복됐다고 하지만 주로 국내 주택수주에 의존한 단기 상승국면이었다. 사실상 아파트 건설로 연명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주택수급과 정책기조에 따라 건설경기는 언제든 급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는 우선 주택시장 침체 가능성이 악재로 꼽힌다.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주택 금융규제 강화가 본격화하면서 주택시장은 상당기간 침체가 예상된다. 분양시장에선 중도금 대출규제 여파가 지속된다. 한국주택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집단대출 협
"금리가 떨어져도 힘들고 올라도 힘들고, 뭐 이런 산업이 다 있습니까?" 최근 만난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리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금리가 인하되면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 상품의 역마진 리스크가 커지고 금리가 오르면 자본 확충 부담이 생기는 '금리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이다. 통상 보험업계는 금리가 오르면 '웃고' 떨어지면 '우는' 경우가 많다. 금리는 보험사의 부채와 자산에 영향을 미치는데 금리가 오르면 부채와 자산 모두 현재가치 평가금액이 줄어든다. 보험사는 부채 규모가 크고 부채의 만기도 길기 때문에 자산 변동 폭보다 부채 변동 폭이 더 크다. 자산과 부채 모두 현재가치가 떨어질 경우 부채가 더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금리가 오르는 걸 반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가 오르는 데도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들린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는 손해보험사들도 웃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금리에 발목 잡히게 된 이유는 새로 바뀌는 회계기준 때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소위 ‘선한 의지’는 이명박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것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재단설립 부문과 관련해 안 지사는 선한 의지의 출발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한 의도의 출발이라는 그의 철학은 일부분 수긍이 가면서도 선문답 같다. 박 대통령이 지난 2014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에 대해 “찌라시” 같다는 말을 했을 때, 이는 ‘선한 의지’의 출발일 수 있을까. 한 나라의 국정을 운영하는 주체에 대한 공격과 비난을 ‘찌라시’로 비유할 땐 그만한 최소한의 도덕적 가치를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후 터진 ‘정윤회 문건’을 넘어선 전대미문의 사건은 출발이 선한 의지일 수 없음을 오롯이 증명했다. ‘서울시향 성추행 사건’도 비슷하다. 횡령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명훈 전 예술감독은 “그렇게 묻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지탄을 받는 와중에 쏟아진 질문을 한낱 바보의 물음으로 폄훼 하는 세상 단절의
한진해운의 국내 협력업체 수는 법원 신고 기준 600개가 넘는다. 해외까지 합치면 수천개에 달한다. 1개 터미널만 해도 선적·하역, 화물 검수, 컨테이너 고박(래싱), 컨테이너 육상수송, 수리·세척, 선박 연료유 공급, 선용품 등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 하지만 한진해운을 파산으로 내몬 정부는 협력업체에 1754억원(296건)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건당 평균 약 6억원 지원인 셈인데, 협력업체 도산과 실업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과거 한진해운 직원 1469명 중 687명은 실직 상태다. 해운업계는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실직자가 부산에만 3000명, 전국적으로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의 해운산업에 대한 몰이해에서 한진해운 파산이라는 참극이 촉발됐다면, 한진해운 협력사들의 생존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은 있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구조조정 칼자루를 쥐고 유동성 문제로 끝내 한진해운을 압박했던 금융당국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 해운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의 '동맥
"고가 제품은 백화점, 저가 제품은 재래시장으로 양분돼 있는데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겠나"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 저가 할인점이 먹힐까?" 1993년 4월 신세계백화점 임원회의. 할인마트 사업 추진 상황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자 곳곳에서 우려가 터져 나왔다. 당시 신세계는 롯데백화점의 질주와 현대백화점의 추격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였다. 수익성도 크게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로 추진한 할인마트 사업이었지만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만큼 새로운 사업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24년이 지난 올해. 이마트는 전국 점포수 158개(창고형 할인마트 11개 포함), 자산규모 15조4293억원의 대형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만9390명에 이른다.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성장한다. 앞이 보이지 않고, 수익성이 추락했을 때 비로소 생존 본능이 꿈틀거린다. 그 열매는 달다. 산업이 성장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소득이 생긴다. 그렇게 경제는 선순환한다.
"연 3~4% 수준의 안전자산에 만족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10%대의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도 있을 수 있는데, 약속이나 한 듯 안전자산에만 돈이 쏠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만난 증권사 투자전문가의 말이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성향과 상관없이 시장 상황 등 분위기에 휩쓸려 안전자산만 고집하는 관행을 꼬집은 것이다. 개인이 펀드시장에서 MMF(머니마켓펀드)나 해외채권형 펀드 등 상대적으로 안전자산 투자에 집중하는 반면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은 기피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한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는 "기관투자자들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의 성향보다는 당장 투자자산 가격의 움직임에 민감하다"며 "성향에 맞는 상품을 권해도 MMF 등 안전자산을 선택하고 주식 등 위험자산을 줄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은 당장 최근 시장 트렌드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사례가 많다"며 "최근 펀드 상품 중 안전자산에 자금이
5살 난 딸아이는 초콜릿을 보면 몸을 비튼다. 한 입만 먹여도 눈을 가늘게 뜨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우리 부부는 그런 아이를 보며 ‘취한 사람 같다’고 놀린다. 2600년 전 처음 초콜릿을 먹었다는 마야 사람들도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 밸런타인데이 전날, 아이의 어린이집 가방에서 초콜릿 두 개가 나왔다. 친구들이 줬단다. 1개는 곧바로 냉장고에 넣고 1개는 아이의 선물이라며 남편한테 줬다. 아이가 말없이 눈빛으로 아쉬움을 호소했지만, 무시했다. 초콜릿은 ‘착한 일을 했을 때의 보상’이자, ‘아주 특별한 날의 상징’으로 남겨둬야 하기에. 아이한테 습관 들이기에 초콜릿은 여러모로 부적합한 음식이다. 2000년대초 가나, 코트디부아르의 카카오 농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알려지면서 초콜릿 산업은 아동노동 착취산업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그 후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일명 ‘코코아 협약’을 맺었다. 이것이 서아프리카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하킨-엥겔 협약’(Harkin-Engel Protoco
오래 전 일이다. 아는 지인 중 한분이 들려준 얘기였는데 한참을 잊고 지냈다. 당시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수소문도 해봤지만 좀처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워낙 사적인 일화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어영부영 시간이 흘러버렸다. 기억도 가물가물해졌다. 다시 떠올려보니 곁가지는 다 자취를 감추고 핵심 뼈대만 잔상으로 남았다. 그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영어사전'이다. 이를 차근차근 반추해보면 이렇다. 과거 자동차 분야를 담당하게 된 뒤 얼마되지 않아 그 지인과 밥을 먹는 자리였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관계자였던 만큼 자연스레 정 회장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물론 세간에 알려진 사실보단 숨겨진 뒷얘기가 궁금했다. 그러다 꺼내놓은 게 정 회장의 영어사전 얘기였다. 한번은 정 회장의 집무실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책상 한켠에 놓인 영어사전이 눈에 들어왔다는 것. 나중에 알고보니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맞춰 정 회장이 영어공부를 위해 직
걷는 것을 좋아해 시간이 날 때마다 많은 곳을 걸어 돌아다녀 본다. 대로변은 물론 골목 곳곳을 누비다 보면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가장 많이 걷는 길은 퇴근하면서 집(동작구 상도동)으로 가는 길이다. 광화문 세종대로를 출발해 시청, 남대문, 서울역, 삼각지, 용산을 차례로 지나간다. 매일 걷는 길이 지겨울 때면 가끔 행선지를 바꿔 마포나 신촌을 향해 걷기도 한다. 또 정반대 방향이지만 청계천을 따라 걷기도 한다. 걷다가 지칠 때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 집으로 가는 길을 완성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거리를 구경하다 보면 피곤이 가신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 횡단 보도가 예전보다 많이 늘어나면서 과거에 비해 보행 환경이 상당히 개선됐다. 10년 전엔 같은 길을 걷더라도 횡단 보도가 없어 지하나 육교로 건너가야 하는 곳이 상당했다. 지하나 육교를 통해 건너가야 하는 환경은 보행의 단절이자 자동차를 위한 보행자 희생을 의
"이라크전은 실패다. 미군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3년 시작한 이라크전이 장기화되자 미국 언론들은 우려를 쏟아냈다. 전쟁비용이 무섭게 불어난데다 군인 뿐 아니라 민간인 인명 피해까지 늘면서 행정부 내부에서 조차 전략 수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당시 도날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우리는 미국 내에서 질 수는 있지만 이라크에서만은 질 수 없다"며 "(나에 대한 평가는)역사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방어기제, 즉 '깊은 부정(Deep Denial)'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결국 미국은 8년 넘게 이라크전을 지속했고 2000조원 넘는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얻은 것이 거의 없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남의 나라 전쟁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당시 미국 행정부의 행태가 요즘 우리 정부와 닮아 있어서다. 지난해 7월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발표 후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가 잇
지난 주말 둘째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됐다. 부모, 친지들의 축하속에 잔치상을 받는 늦둥이 아들을 보면서 행복을 느꼈다. 그러나 양육은 축복이자 고통이다. 당장 이 녀석을 어떻게 키울까 생각하면 앞날이 막막하다. 대학 보내고 장가갈 때까지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건 비단 기자만의 고민은 아닐 터다. 이 땅의 젊은이들은 적어도 결혼과 출산문제에 대해서는 동질감을 느낄 것이다. 정부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3차례에 걸쳐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10년간 80조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부부가 결혼해 낳는 아이는 1.2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저출산 대책이 무용지물이었다는 얘기다. 실제 정책의 체감도도 낮다. 10년간 연평균 43만명이 태어났고 1년에 8조원씩 썼다면 1인당 1860만원을 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생아 1명에 이런 지원을 했음에도 저출산 종합대책이 시작된 지 10년만인 지난해 신생아수는 41만명 정도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
“창의 교육을 막는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습니다.” 조기 대선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유력 대선 후보 사이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다. ‘교육부 폐지론’은 탄핵·특검 정국을 불러온 ‘최순실 사태’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 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논란이 국민적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낡은 교육시스템을 대체할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표심을 자극하는 이번 폐지론 주장은 과거처럼 ‘1회성 정략적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단 문제가 있는 것부터 폐지·해체하고 보자는 공약들은 대선 때마다 등장한 단골메뉴다. 정치권 시계를 딱 10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정동영·박근혜·손학규 등 굵직한 주자들이 주목을 끌며 경합을 벌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경직된 교육부를 해체하고 해당 예산을 정책재원으로 쓰겠다”거나 “초중등 교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