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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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제품은 백화점, 저가 제품은 재래시장으로 양분돼 있는데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겠나"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 저가 할인점이 먹힐까?" 1993년 4월 신세계백화점 임원회의. 할인마트 사업 추진 상황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자 곳곳에서 우려가 터져 나왔다. 당시 신세계는 롯데백화점의 질주와 현대백화점의 추격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였다. 수익성도 크게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로 추진한 할인마트 사업이었지만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만큼 새로운 사업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24년이 지난 올해. 이마트는 전국 점포수 158개(창고형 할인마트 11개 포함), 자산규모 15조4293억원의 대형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만9390명에 이른다.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성장한다. 앞이 보이지 않고, 수익성이 추락했을 때 비로소 생존 본능이 꿈틀거린다. 그 열매는 달다. 산업이 성장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소득이 생긴다. 그렇게 경제는 선순환한다.
"연 3~4% 수준의 안전자산에 만족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10%대의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도 있을 수 있는데, 약속이나 한 듯 안전자산에만 돈이 쏠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만난 증권사 투자전문가의 말이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성향과 상관없이 시장 상황 등 분위기에 휩쓸려 안전자산만 고집하는 관행을 꼬집은 것이다. 개인이 펀드시장에서 MMF(머니마켓펀드)나 해외채권형 펀드 등 상대적으로 안전자산 투자에 집중하는 반면 주식형 펀드 등 위험자산은 기피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한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는 "기관투자자들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의 성향보다는 당장 투자자산 가격의 움직임에 민감하다"며 "성향에 맞는 상품을 권해도 MMF 등 안전자산을 선택하고 주식 등 위험자산을 줄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은 당장 최근 시장 트렌드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사례가 많다"며 "최근 펀드 상품 중 안전자산에 자금이
5살 난 딸아이는 초콜릿을 보면 몸을 비튼다. 한 입만 먹여도 눈을 가늘게 뜨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우리 부부는 그런 아이를 보며 ‘취한 사람 같다’고 놀린다. 2600년 전 처음 초콜릿을 먹었다는 마야 사람들도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 밸런타인데이 전날, 아이의 어린이집 가방에서 초콜릿 두 개가 나왔다. 친구들이 줬단다. 1개는 곧바로 냉장고에 넣고 1개는 아이의 선물이라며 남편한테 줬다. 아이가 말없이 눈빛으로 아쉬움을 호소했지만, 무시했다. 초콜릿은 ‘착한 일을 했을 때의 보상’이자, ‘아주 특별한 날의 상징’으로 남겨둬야 하기에. 아이한테 습관 들이기에 초콜릿은 여러모로 부적합한 음식이다. 2000년대초 가나, 코트디부아르의 카카오 농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알려지면서 초콜릿 산업은 아동노동 착취산업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그 후 초콜릿 제조업체들은 일명 ‘코코아 협약’을 맺었다. 이것이 서아프리카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하킨-엥겔 협약’(Harkin-Engel Protoco
오래 전 일이다. 아는 지인 중 한분이 들려준 얘기였는데 한참을 잊고 지냈다. 당시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수소문도 해봤지만 좀처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워낙 사적인 일화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어영부영 시간이 흘러버렸다. 기억도 가물가물해졌다. 다시 떠올려보니 곁가지는 다 자취를 감추고 핵심 뼈대만 잔상으로 남았다. 그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영어사전'이다. 이를 차근차근 반추해보면 이렇다. 과거 자동차 분야를 담당하게 된 뒤 얼마되지 않아 그 지인과 밥을 먹는 자리였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관계자였던 만큼 자연스레 정 회장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물론 세간에 알려진 사실보단 숨겨진 뒷얘기가 궁금했다. 그러다 꺼내놓은 게 정 회장의 영어사전 얘기였다. 한번은 정 회장의 집무실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책상 한켠에 놓인 영어사전이 눈에 들어왔다는 것. 나중에 알고보니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맞춰 정 회장이 영어공부를 위해 직
걷는 것을 좋아해 시간이 날 때마다 많은 곳을 걸어 돌아다녀 본다. 대로변은 물론 골목 곳곳을 누비다 보면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가장 많이 걷는 길은 퇴근하면서 집(동작구 상도동)으로 가는 길이다. 광화문 세종대로를 출발해 시청, 남대문, 서울역, 삼각지, 용산을 차례로 지나간다. 매일 걷는 길이 지겨울 때면 가끔 행선지를 바꿔 마포나 신촌을 향해 걷기도 한다. 또 정반대 방향이지만 청계천을 따라 걷기도 한다. 걷다가 지칠 때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 집으로 가는 길을 완성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거리를 구경하다 보면 피곤이 가신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 횡단 보도가 예전보다 많이 늘어나면서 과거에 비해 보행 환경이 상당히 개선됐다. 10년 전엔 같은 길을 걷더라도 횡단 보도가 없어 지하나 육교로 건너가야 하는 곳이 상당했다. 지하나 육교를 통해 건너가야 하는 환경은 보행의 단절이자 자동차를 위한 보행자 희생을 의
"이라크전은 실패다. 미군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3년 시작한 이라크전이 장기화되자 미국 언론들은 우려를 쏟아냈다. 전쟁비용이 무섭게 불어난데다 군인 뿐 아니라 민간인 인명 피해까지 늘면서 행정부 내부에서 조차 전략 수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당시 도날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우리는 미국 내에서 질 수는 있지만 이라크에서만은 질 수 없다"며 "(나에 대한 평가는)역사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방어기제, 즉 '깊은 부정(Deep Denial)'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결국 미국은 8년 넘게 이라크전을 지속했고 2000조원 넘는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얻은 것이 거의 없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남의 나라 전쟁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당시 미국 행정부의 행태가 요즘 우리 정부와 닮아 있어서다. 지난해 7월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발표 후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가 잇
지난 주말 둘째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됐다. 부모, 친지들의 축하속에 잔치상을 받는 늦둥이 아들을 보면서 행복을 느꼈다. 그러나 양육은 축복이자 고통이다. 당장 이 녀석을 어떻게 키울까 생각하면 앞날이 막막하다. 대학 보내고 장가갈 때까지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건 비단 기자만의 고민은 아닐 터다. 이 땅의 젊은이들은 적어도 결혼과 출산문제에 대해서는 동질감을 느낄 것이다. 정부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3차례에 걸쳐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10년간 80조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부부가 결혼해 낳는 아이는 1.2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저출산 대책이 무용지물이었다는 얘기다. 실제 정책의 체감도도 낮다. 10년간 연평균 43만명이 태어났고 1년에 8조원씩 썼다면 1인당 1860만원을 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생아 1명에 이런 지원을 했음에도 저출산 종합대책이 시작된 지 10년만인 지난해 신생아수는 41만명 정도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
“창의 교육을 막는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습니다.” 조기 대선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유력 대선 후보 사이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다. ‘교육부 폐지론’은 탄핵·특검 정국을 불러온 ‘최순실 사태’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 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논란이 국민적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낡은 교육시스템을 대체할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표심을 자극하는 이번 폐지론 주장은 과거처럼 ‘1회성 정략적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단 문제가 있는 것부터 폐지·해체하고 보자는 공약들은 대선 때마다 등장한 단골메뉴다. 정치권 시계를 딱 10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정동영·박근혜·손학규 등 굵직한 주자들이 주목을 끌며 경합을 벌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경직된 교육부를 해체하고 해당 예산을 정책재원으로 쓰겠다”거나 “초중등 교육은
차기 신한은행장 선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은 한 시민단체가 해묵은 사건과 관련해 유력한 행장 후보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금융정의연대는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에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위증 및 위증 교사죄로 고발했다. 금융정의연대는 위 사장이 신한사태 때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돕기 위해 진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한사태는 2010년 9월 라 전 회장의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라 전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신한 임직원의 내분을 불러온 사건이다. 논란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서면브리핑으로 더욱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금융정의연대의 고발건을 언급하며 "사기업의 일이라고 관망할 수만은 없다"고 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내·외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열린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후보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성실히 해명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비전과 성숙한 모습으로
"이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측의 얘기를 믿지 못하겠어요." (A 언론사 기자) "반 전 총장 캠프 사람의 말을 믿고 기사 쓰려다 오보 낼 뻔했어요. 신뢰를 잃었어요." (B 언론사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기자들이 쓰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오간 얘기다. 반 전 총장이 이날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연다는 소식을 접한 뒤 나온 반응이기도 하다.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여는 간담회인데다 ‘긴급’이란 수식어까지 붙였으니 관심이 더 갔다.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반 전 총장 캠프에서 나온 답은 “검토중이다. 결정된 것은 없다”는 게 전부였다. 일정 확인하는 데만 이 정도다.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려면 더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했다. 입당 관련인지, 제3지대 연대 관련인지 등 제대로 아는 이가 없었다. 전화를 받는 이마다 답변이 다르고 뉘앙스도 차이가 났다. 일정 공지 두 시간 지나서야 반 전 총장 측은 "오늘 3시에 예정된 간담회와 관련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부과천청사 어디서든 차기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공무원들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운명이 핵심 화두다. 현 정부의 창조경제 주무 부처로 다음 정권에서 해체 또는 기능이 축소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은 탓이다. 한쪽에선 미래부 해체 뒤 독립된 과학기술 부처를, 다른 쪽에선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ICT(정보통신기술) 기능을 일원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개편안이 회자 되고 있다. 우리 경제는 허약 체질로 차츰 바뀌고 있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2.7%로 저성장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올해 경제 성장률 예측치는 2.6%로 조정했다. 지난 3년간 정부가 추진한 ‘경제혁신3개년 계획’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는 4%대로 올라서야 하는 게 맞다. 당초 정부가 설정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었던 것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지금의 정부정책 및 지원시스템에 결함 혹은 미흡한 점이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된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파헤치기 위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설 연휴도 반납하고 수사에 매진했다. 워낙 방대한 사건이다보니 특검팀은 앞으로 남은 한달 동안 '효율적'인 수사를 통해 '정의'와 '법질서' 바로세우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특검은 '삼성의 뇌물죄' 혐의에 초점을 맞추고 강공을 펼쳐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가 지난 19일 법원으로부터 기각됐지만,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주장대로 '죄'가 있다면 응당 '벌'을 받아야 한다. '법' 앞에서 누구나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법 적용에 있어서 힘없고 가난한 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서도 안되며, 기업가가 '반(反) 기업' 정서 등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도 안된다. 이 때문에 이를 보도하는 언론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고 '갈등'을 부추겨 주목받겠다는 유혹을 과감히 떨쳐버려야 한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