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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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구입한 우리집 냉장고에는 김치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구입 당시 판매사원은 이 제품이 정식 김치냉장고는 아니지만 온도 조절 버튼만 조작하면 김치를 최적의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다고 했다. 사은품으로 김치를 담을 용기도 줬다. 덕분에 기존에 썼던 구형 김치냉장고는 집에서 나갔다. 그런데 김치가 자꾸 언다. 해당 서비스센터에 문의를 해 보니 '일반 냉장고이니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고객님, 담부터는 김치를 좀 더 짜게 담가보세요. 간이 싱거워서 얼었을 수 있습니다"라며 '생활의 지혜'도 덤으로 알려줬다. 해당 모델이 출시될 당시 업체의 보도자료를 찾아보면 김치까지 최적의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다. 입맛이 썼다. 전자업계를 출입하는 기자로서, 앞으로 가전제품 출시 기사 작성 시 더욱 꼼꼼하게 내용을 챙겨야겠다고 다짐했다. 일반 소비자들은 기업, 특히 대기업이나 해외 유명 기업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저녁이 달라졌습니다.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도 하고,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식품영양학 공부도 시작했어요. 처음엔 여유로운 저녁이 적응이 안되더군요. 이러다 실적이라도 나빠지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식당. '저녁이 있는 삶'을 이야기하는 A기업 임원은 에너지가 넘쳤다. 따분한 공장(취재) 이야기만 오가던 점심자리엔 저녁이 가져다 준 낯설고 싱싱한 화제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오랫동안 그를 봐왔지만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어느 때보다 생동감이 묻어났다. 영업맨의 숙명인냥 접대약속이 빼곡했던 그의 캘린더엔 버킷리스트에나 오를 만한 일정들이 채워지고 있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그가 다니던 회사는 해외본사로부터 정밀감사를 받았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과도한 접대비용이 가장 큰 문제였다. 감사 후 몇몇 임직원은 징계를 받고, 일부는 회사를 떠나야 했다. 해당 임직원은 "영업을 위한 것이었다", "한국의 접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9일 발표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령을 보면 경조사비는 10만원이 한도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해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함께 공개했는데 눈길을 끈 부분이 있다. 지난해 7월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적절한 경조사비' 기준을 묻는 질문에 5만원이 45.5%로 가장 많았고 10만원이 37.5%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은 20만원(7.8%)이었고 가장 적은 응답은 7만원(6.3%)이었다. 5만원과 10만원 사이에 선택지가 있었지만 택한 사람은 적었다. 지난달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664명을 대상으로 한 '경조사비'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 경조사 한 번 참석할 때 얼마를 쓰냐는 물음에 가장 많은 60.3%가 5만원, 24.1%가 10만원이라고 답했다. 7만원은 7.8%로 3만원(5.7%)보다 조금 높은 수치를 보였을 뿐이다. 7은 흔히 행운의 숫자라고도 불리는데 7만원은 별로 인기가 없다.
최근 평범한 증권사 샐러리맨에서 주식 투자로 수십억원대 부자가 됐다는 한 분을 만났다. 물론 현재에 오기까지 그도 가진 돈을 모두 날리는 세 번의 '쪽박'이라는 참담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가 돈을 벌게 된 계기는 고액 자산가들이 즐비한 한 부촌의 지점으로 발령 나면서다. 그는 그 곳에서 투자의 멘토가 되는 몇 명의 고객을 만났다. “멘토로 모시는 분 중 한 분은 대기업에서 나와 무역업을 하시는 분이었어요. 계좌에 동양제철화학(현 OCI)이 있었는데 얼마 뒤 수익이 나자 그 돈을 찾지 않고 레버리지(차입 등 타인 자본을 유치해 재투자하는 것)를 일으켜서 투자하는 거에요. 많이 버셨구나 생각했는데 수익이 나면 그 돈을 또 투자하고 또 투자하고. 그러더니 수천만원이었던 계좌가 금세 억원대로 불어나더군요. 그 분은 그렇게 레버리지를 이용해서 수백억원대 부자가 됐어요” 물론 잘못된 판단으로 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를 한다면 쪽박을 차는 것은 금방이다. 그 고객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즘 취재하고 기사 쓰는 일보다 힘든 게 초등학교 2학년 아들 수학공부를 도와주는 일이다. 우리 때만 해도 그 나이 때 덧셈, 뺄셈과 같은 연산이 고작이었는데, 요새 초등학생 수학은 "초등학생이 이런 문제를 풀 수 있어"라고 할 만큼 난해하다. 비단 기자뿐 아니라 주변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지인들로부터 자녀의 수학 공부를 돕다가 쩔쩔맸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그럴 만도 한 것이 현재 초등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은 국어와 수학을 합쳐 놓은 듯한, 이른바 '스토리텔링 수학'으로 과거 연산 수학에 익숙한 부모들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하다. 현재 초등학생들이 스토리텔링 수학을 접하게 된 것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가 '2009 교육 개정 과정'을 발표하면서 초중고 교육 시스템이 180도 달라지게 되는데, 이때 수학이 가장 큰 폭으로 변경됐다. 개정된 교육 과정의 핵심은 학생들이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는 한국 학생들이 PISA(국제학업성취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지난 2014년 4월, 국회에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심사가 시작되자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 안팎에서는 이런 반응들이 흘러나왔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사회에 미칠 영향이 엄청나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법안 심사 자체가 매우 험난하다는 우려도 깔려 있었다. 김영란 전 대법관이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법안 준비에 들어갔다고 해서 '김영란법'으로 이름이 붙여진 이 법안은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높인다는 누구도 거역하지 못할 취지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현실성있게 가다듬는데 난관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부정청탁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 부터 공직자들의 가족까지 법안의 제재 대상으로 삼는 일종의 연좌제의 위헌성 등 검토할 것이 수없이 많았다. (정무위 법안소위의 야당 간사로 김영란법 논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5년3월3일 본회의에 상정된 김영란법 제안설명을 하면서 "이 법안이 전직 대법관 출신
“선도기업들은 선택된 사업영역에서 최고를 유지하는데 집중한다. 때문에 새로운 성장영역이나 기존 기술을 쓸모없게 만들 수 있는 신기술에 대응하는데 소홀했다.” 1997년 노키아 부사장이었던 미코 코소넨이 털어놓은 휴대폰 사업 몰락 이유다.(출처, ‘노키아: 그 내부의 이야기’). 2010년까지 글로벌 휴대폰 1위를 고수해왔던 노키아가 3년 뒤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을 매각한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사실 노키아도 경쟁자의 출현 위협을 미리 직감했고,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했다. 2009년 한 해 매출의 14.4%에 달하는 50억유로를 R&D에 투입했다. 혁신을 선도할 전담 조직도 만들었다. 신기술 기업을 인수하고 합작사도 설립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노키아의 사업모형에서 벗어난 새로운 아이디어는 채택되지 않았다. 휴대폰 시장 패러다임이 피쳐폰에서 스마트폰, 하드웨어(SW)에서 소프트웨어(SW)로 급변했지만 기존 사업구조를 스스로 깨지 못했던 게 노키아의 결정적인 패착으로 지목
매일 새벽 집으로 배달되는 종이신문과 밤 9시 땡하면 시작하는 TV 뉴스방송이 '뉴스'의 전부인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졌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머리맡의 휴대폰을 켜고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이나 SNS로 공유해준 기사들을 읽는다. 종이신문과 TV 뉴스방송만 뉴스라고 정의할 수 없는 시대다. 지난달 22일 전북대에서 열린 방송학회 학술대회에서 김위근·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이 발표한 '언론인과 이용자간 뉴스, 뉴스미디어에 대한 인식'이란 설문조사는 이런 생각에 확신을 심어준다. '포털이 뉴스미디어인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경우가 언론인은 30%였지만 일반인은 68.4%인 것. 포털뿐 아니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등 SNS가 뉴스미디어라고 답한 언론인은 6.5%에 불과한 데 반해 일반인은 12.1%가 뉴스미디어라고 답했다. 연구팀은 "이용 영역에선 무엇이 뉴스고 무엇이 뉴스미디어인지를 구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혀 중요치 않다. 그럼에도 뉴스를 생
"학창시절부터 창업을 염두에 두고 이력을 쌓아갔다. 창업한 후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심여린 스터디맥스 대표) 한 학생이 이어폰을 꽂고 책을 보며 영어회화 공부를 한다. 그런 그에게 한 외국인이 말을 걸어온다. 당황한 학생은 한마디도 못한 채 머리에서 식은땀만 분출할 뿐이다. 그때 배우 이서진이 등장해 말한다. '영어마비엔 스피킹맥스'. '삼시세끼'와 '결혼계약' 등에 출연한 인기 배우 이서진을 등장시키며 관심을 불러 모은 한 방송광고 내용이다. 해학적으로 보이는 이 광고에는 종전 영어회화를 배우는 방식이 잘못됐음을 풍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30대 여성 CEO인 심여린 대표는 교과서로 배운 영어만으로는 미국인 앞에서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만여명에 달하는 원어민을 현지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활용한 영어회화 교육방식을 구상했고, 이 아이템으로 창업에 나섰다. 심 대표는 2008년 스터디맥스를 창업, 3년 동안 준비 과정을 거쳐
모 제약사 임원과의 점심 식사에서 그 임원은 내내 정부를 원망했다.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을 육성한다면서도 업계를 지원할 생각은 안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 예로 2012년 약가 일괄인하를 들었다. 당시 정부는 제약사들이 병원과 약국에 리베이트를 건네는 데 이는 약가에 거품이 있기 때문이라고 간주하고 가격을 일괄적으로 인하했다. 이 후에도 정부는 실거래가 조사 등을 통해 약값을 내리는데 혈안이 됐다고 그 임원은 핏대를 세웠다. 약값을 인위적으로 인하하는 바람에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글로벌 제약사 탄생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원에게 물었다. '건강보험료를 더 낼 용의가 있느냐'고. 잠시 말이 없던 임원에게 돌아온 대답은 '글쎄요'였다. 약가 우대를 해주는 건 어렵지 않다. 건강보험료에서 그만큼 지출을 많이 하면 그만이다. 그러려면 건보료를 올려야 한다. 제약사 직원들이 약가 우대를 주장하다가도 건보료 얘기만 나오면 머쓱해지는 건 애사심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영화 '귀여운 여인'에는 길거리 여성으로 나온 비비안(줄리아 로버츠 분)이 백만장자 에드워드(리처드 기어 분)의 직업을 묻는 장면이 나온다. "당신의 직업은 무엇인가요?"(비비안) "저는 기업을 삽니다"(에드워드) "기업을 산 다음에는 무엇을 하는 거죠?"(비비안) "그것들을 팔아요"(에드워드) "뭐라고요? 왜요? 무언가를 만들지 않고, 건설하지도 않고…"(비비안) "회사의 자산을 쪼개서 팔아요. 때론 자산을 쪼개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거든요"(에드워드) 1990년에 개봉된 영화를 다시 떠올린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제조업을 담당하다 올해 초 IB(투자은행) 업종으로 출입처를 옮겼기 때문이다. 재무적인 상황이 어려운 기업을 인수한 다음 이를 쪼개 파는 기업사냥꾼의 존재를 처음 접한 것은 '귀여운 여인'을 통해서였고, IB분야를 담당하게 되면서 희미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이 때문인지 처음에는 IB분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직접 무언가를 만들지도, 개발하지도, 판매하지 않는 사람들
비리로 얼룩진 1차 해상작전헬기 도입 사업에 물의를 빚으며 선정된 영국 아구스타 웨스트랜드(AW)가 추가 수주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상작전헬기 사업은 2007년 합동참모본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해군 보유 노후헬기 '슈퍼링스' 교체를 위해 1조402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2차에 걸쳐 총 20대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5890억원이 투자된 1차 사업은 AW의 '와일드캣' 8대 도입을 확정했고, 나머지 12대를 위한 2차 선정 작업이 조만간 시작된다. 와일드캣은 우리 군의 요구조건에 미달한다는 문제가 제기돼 아직 납기가 완료되지 못했고, 선정과정에서도 비리가 포착됐다.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이 AW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며 14억원을 챙겨 쇠고랑을 찼고, 전·현직 해군 장성 7명이 구속기소됐다. 뒷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함모씨는 약식 기소됐다. 방위사업청은 200만 달러 이상의 무기도입시 무기 중개상을 배제토록 규정하지만, 함모씨는 무기중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