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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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지금까지는 변죽만 울리고 변한 건 없습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 최근 미래에셋대우(전 KDB대우증권) 출범을 놓고 한 말이다. 기대만큼은 아니라고도 하지만 요즘 봄바람이 휘날리는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는 다시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 여의도 샐러리맨의 성공신화를 만든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있다. 승부사로 불리는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과 통합을 통해 미래에셋대우를 3년 안에 자기자본이 10조원(현재 7조원대) 넘는 초대형 IB(투자은행)로 탈바꿈 시키겠다며 대형 증권사들의 합종연횡 바람에 불을 붙였다. 지난 15일 미래에셋대우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는 자동차 산업을 빗대 "왜 이노베이션(혁신)이 아니라 디스럽션(파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며 과감한 변화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세계최대 IB(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어음할인회사로 출발해 세계적인 회사가 된 건 30년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도 박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있었기에
이종종합격투기 대회(UFC)가 여느 스포츠 못지 않게 세계적 위상을 갖게 된 데에는 이 선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출전하는 경기는 매번 매진이고, 관중의 열기나 긴장감 역시 최고조에 이른다. 올해 28세인 아일랜드 출신의 UFC 페더급(-66kg) 챔피언인 코너 맥그리거 얘기다. 체급별 경기로 보자면, 이 선수 못지않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수없이 많다. 헤비급 선수 케인 벨라스케스의 무대는 통쾌함 그 이상이다. 웬만하면 1라운드를 넘기지 않는 그는 마이크 타이슨의 전성기 시절을 보듯 무시무시한 야성을 자랑한다. 화려한 왼발 돌려차기, 플라이급(-57kg)보다 더 빠른 몸놀림, 어떤 각도에서도 목표를 명중하는 정확한 타격감으로 뛰어난 재능을 선보이는 맥그리거는 그러나 경기력만으로 승부 하는 선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무엇’을 지니고 있다. 그건 ‘도발’이다. 그는 경기 밖에선 주먹보다 더 빠른 입담을 자랑하고, 그 입담도 욕설은 기본, 무시는 필수, 조롱은 선택일만큼 강
판타지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가 많다. 책 제목처럼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라는 걸 알지만 좀처럼 헤어나오기 쉽지 않다. 이쯤 되면 중독된 상태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끊어버리지 못하는 건 그만큼 현실과 괴리된 바람(욕망)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판타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망들이 성취되는 장소로 해석된다. 최근 시청률 30%를 넘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대한민국을 넘어 중국과 아시아에서 한류를 판타지 수준으로 끌어올린 작품으로 꼽힌다. 주인공 유시진 대위는 잘생기고 유머러스한데다 나이에 비해 탁월한 능력까지 겸비했다. 아쉽게도 유시진 대위 같은 남자친구를 만날 확률은 강모연 같은 여자로 거듭날 수 있는 확률보다 적다. 강모연 같은 여자친구를 만날 확률 역시 유시진 대위 같은 남자로 거듭날 수 있는 확률보다 적다. 증시 판타지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단 하루에 최대 60%의 수익률을 꿈꾸는 게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장 중 하한가에 주식을 사서 상한가에 팔 수 있
'이기고 지는 일은 병가도 기약할 수 없으니(勝敗兵家事不期), 수치를 참고 견디는 것이 사내라(包羞忍恥是男兒), 강동의 자제들 중엔 인재가 많으니(江東子弟多才俊),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쳐들어갔다면(권토중래) 어찌됐을까(捲土重來未可知)' 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둥이 생전에 좋아했다는 당나라 말기 시인인 두목(杜牧)의 '제오강정(題烏江亭)'이란 시다. 두목은 한나라 유방에게 대패한 항우가 후일을 도모하지 않고 자살한 것을 두고 비통해하며 이 시를 남겼다. 여기엔 항우가 만일 주변의 고언(苦言)대로 고향인 강동으로 돌아가 세력을 규합한 뒤 다시 유방을 쳤다면 결과는 알 수 없었을 것이란 안타까움도 담겨있다. 이 시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힘을 길러 다시 도전하는 것을 뜻하는 '권토중래(捲土重來)'라는 고사성어가 나오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도 '권토중래'의 바람이 거세다. 진원지는 '베트남'이다.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극복할 새로운 투자처로 다시 부각되면서 업계의
#지난달 15일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및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 개정으로 '외화이체업'이 허용됐다. 은행을 통해서만 외화를 이체할 수 있던 시대에서 핀테크업체를 통한 이체가 가능해졌다. 카카오톡으로도 외화를 송금할 수 있게 됐다. 수수료는 은행을 통할 때보다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에는 금융감독원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사면서 현금까지 찾을 수 있는 '캐쉬백'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1만원 어치 물건을 사면서 '현금 2만원도 주세요'라고 하면 3만원을 결제하고 2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한밤 중에 자동화기기에서 몇만원 인출하자고 높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화이체업'과 '캐쉬백'은 기존에 불법으로 취급된 거래 방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외화이체업은 소위 '환치기', 캐쉬백은 일종의 '카드깡'이다. (두 서비스 모두 금감원에서 지급결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모팀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
어느 날, 소시지 김치찌개에 건망고를 썰어 넣었다. 입맛 없던 팔순노모는 “어떻게 끓였냐”며 밥 한 그릇을 비웠고, 입맛 까다로운 남편은 “의외인데”하며 별말 없이 국물까지 마셨다. 유통기한 임박 건망고를 처리하려던 꼼수가 우리집 대박 레시피를 낳았다. 이 건망고엔 사연이 있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Asia Fairtrade Network, AFN)는 2013년부터 필리핀 프레다재단에서 공정무역 건망고를 들여와 팔았다. 업력이 쌓이면서 수입, 판매 체제도 안정됐다. 매출도 9억여 원을 돌파해 10억 원 고지가 눈앞에 있었다. 근데 국내 유통업체 한 곳이 갑자기 입점을 철회했다. 자사 브랜드의 건망고가 생겼다는 이유였다. AFN 창고엔 건망고 1만여 통, 1억여 원어치가 쌓이게 됐다. AFN은 자력 갱생을 시도했다. 1900여명뿐이지만 자사 쇼핑몰 회원들 대상으로 판매 이벤트를 걸었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의 문도 두드려봤다. 역부족이었다. 안타까운 소문을 듣고 주변 조직들이 나섰다.
어찌하다 보니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만 36년째 거주하고 있는 '상도동 토박이'다. 비록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초·중·고등학교를 이 지역에서 모두 마쳤고, 지금껏 거주하다 보니 상도동은 나에게 고향과도 같은 곳이 됐다. 그런데 내가 지금 살고 있는(엄밀히 말하면 부모님의 집이 있는) 상도4동이 몇 년 전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마냥 좋아할만한 소식은 아니었다. 상도4동이 서울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도4동이 지금처럼 마냥 낡고 특성 없는 마을이었던 건 아니다. 나무가 심어진 작은 정원을 갖춘 단독 주택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는, 이웃의 정과 인심도 후한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봄이면 활짝 핀 매화 꽃과 개나리 꽃이 등·하교길을 반겼고, 5월이면 집집마다 빨간 장미 꽃이 담장을 가득 메웠다. 얼마 전 TV에서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준 콩 한쪽도 이웃끼리 나눠 먹는 살가운 동네 풍경이 어릴 적 상도4동의
"중국 과자 맛 어때요? 먹을 만 한가요?" 이달 중순 중국 상하이 출장 중 막히는 차 안에서 과자봉지를 꺼내든 기자에게 동행했던 현지 업체 직원이 물었다. 과자는 상하이 숙소 앞 편의점에서 구입한 오리온 '오!감자'(중국명 '야!투도우')였다. 질문을 받고 난감함과 놀라움이 교차했다. 중국 과자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데 "당신이 알고 있는 '하오리요우'(오리온의 중국명)는 사실 한국 기업"이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오리온이 1993년 중국에 첫 진출한 후 줄기차게 펼쳐온 현지화 전략에 왠지 방해가 되는 것만 같았다. 또 중국에서 현지 제과업체로 인정받을 만큼 완전히 뿌리를 내린 오리온의 위상에 깜짝 놀랐다. 생존 경쟁이 치열한 중국에서 해외 기업이 살아남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빛을 보지 못하거나 실패한 기업은 무수히 많지만 성공한 한국기업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초코파이'에 이어 '오!감자', '고래밥' 등이 잇따라 흥행해 중국 내 2위 제과업
세기의 대결로 불리며 이목을 끌었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 구글 딥마인드의 이벤트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알파고 쇼크' 파장은 좀처럼 가시질 않는 모습이다. 최근 변호사 개업을 한 선배와 만난 자리에서도 인공지능은 단연 화제였다. 그에게 농담 삼아 물었다. "법정에 인공지능을 세우면 판결에 대한 이러저런 뒷말도 나오지 않을 것 같고, 난해한 용어와 지나치게 복잡한 판결문, 공소장 등도 한결 간결해질 텐데요." 가볍게 우스갯소리로 넘길 줄 알았는데 반응은 영 떨떠름했다. 아니 심각했다. 골똘히 생각하던 그는 "그럴 수도 있겠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낯빛도 어두워졌다. 그의 반응은 법조계의 신뢰도 추락과 무관치 않다. '널뛰기 판결'이나 '전관예우' 논란 등은 사법 불신을 낳는 요인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이 올해 초 ‘법원신뢰도 대국민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꼴로 재판결과가 불공정
월급쟁이가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월급쟁이가 되면서 들었던 조언은 '월급의 일정 부분을 저축하라'였다. 회사에 처음 들어갔을 때 막연하게 '언젠가 결혼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저축했다. 결혼 후에는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모았고 지금은 아이 교육에 쓸 돈을 모으고 있다. 돈을 쓰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결혼, 주택 구입, 교육 등 분명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과 증권사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때문에 난리다. 은행원이나 증권사 직원을 만나면 안부를 묻기 전에 ISA에 가입해 달라고 할 정도다.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완전판매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익률 경쟁도 치열하다. 증권사가 고금리 특판 RP(환매조건부채권)를 내놓자 은행은 고금리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로 맞불을 놓았다. 자행 예금을 넣지 못하는 은행들은 조금이라고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과 지역 농·축협 정기예탁금도 ISA용으로 준비했다.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ISA에 담아
"나는 말을 믿는다. 자동차는 그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맨 꼭대기인 8층, 관람객의 동선이 시작되는 곳에는 실물 크기의 백마 조형물 받침대에 이 문구가 새겨져 있다. 1905년 독일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빌헬름 2세가 내연기관을 갖춘 새로운 탈것이 거리에 늘기 시작하자 남겼다는 말이다. 당시 신기술이었던 자동차는 말에 비해 속력이나 내구성 면에서 형편 없는, 그저 장난감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고트리프 빌헬름 다임러와 칼 프리드리히 벤츠, 헨리 포드 같은 이들에 의해 황제의 단견이 웃음거리가 된 데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얼마 전 인류는 100년 전 자동차가 말의 능력을 뛰어넘은 것에 비견할 만한 큰 사건과 마주했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운 바둑에서 인공지능(AI)이 인간 대표를 꺾은 것이다. 대국 이후 확산된 바둑과 이세돌에 대한 관심은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격이다. 이번 대국은 이세돌이 아닌 AI
첫 아이의 출산일. 간호사가 남편분은 함께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초조한 표정을 짓던 아내의 눈빛에 순간 불안감마저 감돌았다. 분만실에 불이 들어온 10분 후 간호사가 황급히 뛰어들어갔다. 더욱 가슴을 졸였다. 이날 저녁, 분만실에서 있었던 일들을 아내로부터 들었다. 아내는 담당의에게 불안감을 계속 호소했다고 한다. 그러자 담당의는 옆에 있는 간호사에게 수술이 끝날 때까지 손을 잡아주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그를 대신할 다른 간호사를 호출했던 것. 담당의에 이 같은 인간적인 배려로 아기는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엄마 품에 안겼다. 만일 이 상황에서 '닥터 AI(인공지능)'라면 어떤 처방을 내렸을까. 환자의 불안감은 수술의 잠재적 변수라고 판단, 부작용 등의 위험이 있더라도 전신마취를 시도했을지 모른다. 인간 대표 이세돌 9단과 기계 대표로 나선 구글의 AI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AI에 대한 담론이 뜨겁다. 특히 '실직'을 미래 사회에 모든 시민이 마주치게 될 이 기술의 딜레마로 지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