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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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이 요란해질 조짐이다. 시내 대형 전광판에 금융개혁 광고가 돌아가고 금융개혁 슬로건을 제작해 여기저기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금융개혁을 홍보하는 별도의 웹사이트가 만들어졌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매달 기자들 앞에 나와 금융개혁의 진행상황을 설명하기로 했다. 국민들이 금융개혁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금융개혁이 공공, 노동, 교육개혁과 함께 소위 '4대 개혁' 중 하나임에도 "그랬어?"라는 게 국민들의 반응이라는 것. 정부 내에서조차 "이렇게 조용한 금융개혁이 무슨 개혁이냐"라는 말이 나온다. 정치권의 비판 수위는 더 높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아예 금융개혁을 '실체없는 개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를 금융개혁의 전부인양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개혁의 목표는 낡은 방식에 안주해 있던 금융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개혁의 대상은 금융당국 스스로와 금융회사다. 군림하고, 가르치고, 때론 윽박질러 왔던 금융당국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9개 조선사 노동조합과 노동자협의회로 이뤄진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공동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최근 한진중공업 노조가 파업 불참을 결정했다. 김외욱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지금 조선업종의 불황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조선사 공동파업은 우리와 정책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때 한진중공업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의 핵심 거점이었다. 그런 까닭에 한진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는 강성으로 유명했다. 2011년 2월 경영난에 빠졌던 한진중공업이 구조조정을 추진할 때 노조는 전면파업으로 맞섰고 금속노조 부양지부장과 한진중공업 지회장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309일간 농성을 벌였다.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노동계 상급단체와 정치권에서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701명의 조합원 중 571명이 ‘정치노동운동 및 투쟁만능주의와 결별하겠다’는 새 노조에 가입했다. 새 노조는 발주사에 ‘납기 준수와 품질보장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냈고
"라텍스 매트리스랑 고양이똥 커피 사라고 어찌나 눈치를 주던지. 매일 상점에만 끌려 다녔어. 내 다시는 태국 안 갈란다." 한 20년전 쯤일까. 친구들과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할머니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할머니·할아버지 단체 관광여행이 뭐 다 그렇지'라며 흘려 들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뒤끝이 대단했다. 70세가 넘어서도 미국·일본 등으로 수차례 해외여행을 다녔는데 태국은 두번 다시 가지 않았다. 태국 여행을 간다는 친구와 친척의 소식만 전해 들어도 고개를 저으며 혀를 끌끌 찼다. 해묵은 할머니 얘기를 꺼낸건 20년전 태국의 어르신 단체관광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한국의 관광산업 현실을 짚어보고 싶어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420만 명으로 전년보다 16.6% 늘었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전년보다 무려 70% 늘어난 613만명으로 전체의 43.1%를 차지했다. 덕분에 지난 2010년 35위였던 한국의 세계관광기구(WTO) 관광객 유치 순위는 지난해 20
지균충, 일베충, 유족충…. 최근들어 참 많은 '충'이 등장했다. 언젠가부터 우리들은 개념이 없고 몰상식한 사람을 비판하고 싶을 땐 '벌레' 취급해버린다. 즉 '비판 대상+충(벌레)' 형식이다. 한낮 유행어에 지나지 않는다고 치부해버렸는데 요즘들어 여기저기서 쏟아져나오는 충들에 머리가 근질거린다. 어쩌다 사람을 벌레 취급까지 하게 됐을까, 한숨부터 나온다. 급기야 '맘충'까지 등장했다. '자녀 사랑을 핑계로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엄마'를 일컫는 말이다. 주로 카페나 음식점, 대중교통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자녀의 돌발행동을 방조하거나 두둔하는 엄마에게 쓰인다. 자신에게는 끔찍하게 사랑스러운 아이도 타인에게는 그저 남일 텐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일부 엄마들 때문에 전체 엄마가 욕을 먹고 있다. 엄마라는 숭고한 이름이 어쩌다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했는지 씁쓸하다. 하지만 조금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자.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 어디 엄마뿐이랴. 이기적이고 무개념인 사람은
"ㅇㅇ제약 주가는 얼마나 더 오를까요?" "XX바이오도 오를 때 되지 않았어요?" 불과 몇 달 전 제약·바이오주들이 급등하던 때 지인들로부터 수없이 들었던 질문이다. 수년간 해당분야를 취재해 왔지만 단 한 차례도 시원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미 많이 오른 것 같기도 하고… 더 오를 것 같기도 하고…" 하나마나한 허망한 수준의 답변에 실망한 이들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끝없이 오를 것만 같았던 제약·바이오기업 주가가 7월부터 꺾이기 시작하자 질문이 바뀌기 시작했다. "ㅇㅇ제약 주식을 사서 30% 손해를 봤는데 더 들고 있어야하나?" "XX바이오 주식으로 손해를 봤는데 지금이라도 더 사야하나?" 이전 보다 한층 어려워진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을 리 만무하다. 올해 증권시장 핫이슈는 제약·바이오주다. 급등하면 급등한대로, 급락하면 급락한대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초 제약·바이오주는 저금리시대 투자대안으로 떠올랐다. 제약주들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이라는
대통령제가 도입된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최고의' '대단한'이란 뜻을 나타낼 때 '왕'이라는 말을 붙이곤 한다. 반면에 '최악의' '쓸데없는'을 뜻할 때엔 '개'를 붙인다. '개같은' '개×끼' 등 예는 많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낯선 '개' 소리가 들린다. '개좋아' '개바빠' 같은 경우인데 '많이' '아주'의 의미다. 어디서부터 이런 말이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애견 인구가 늘며 이전보다 높아진 개의 위상이 반영됐을 것이다. 그런데 애견 문화 수준은 애견 인구가 늘어난 만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 게 현실이다. 강원도 휴가지인 동해시의 유기동물보호소, 최근 들어온 개 한 마리는 눈이 잘 안 보이는 상태였다. 휴가로 와서 고려장 하듯 주인이 버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초에는 차가 개 한 마리를 버리고 가는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많은 이들을 화나게 했다. 영상 속 개는 달아나는 차를 뒤쫓기 바빴다. 메르스 영향이 있던 7월 초에는 휴가지의 유기동물 수가 예년보다 줄
지난해 12월 초,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 세종청사 기자실을 방문했다. 야당이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할 때다. 장관으로서 절대 수용불가 원칙을 언론에 알리기 위한 방문이었다. 주택거래 활성화 정책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자화자찬이 꽃을 피울 무렵, 가계부채 급증 질문이 나왔다. 가계부채 증가는 매매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고 대출 금리도 파격적으로 낮추는 대책이 쏟아질 때 이미 예상됐던 바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LTV, DTI 규제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위원회를 의식해서인지 '주택 매매 증가도 좋지만 가계부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해오던 서 장관은 의외의 대답을 내놓는다. "가계부채는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에서 잘 관리할 것이다. 주택 주무부처 장관인 저로서는 매매 활성화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외국 예만 보면 LTV, DTI 변화가 부동산에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다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 형을 받은 기업인들에게 속죄의 기회를 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형이 집행 중인 기업 총수 사면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 관계자는 "그들은 어떻게 본인들이 사회에 복귀하게 됐는지 잘 알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감은 형 집행과정에서 느끼던 중압감보다 몇 배는 더 클 것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위험 요소도 함께 키울 수밖에 없어 매년 실적평가로 진퇴가 결정되는 전문경영인은 장기적인 미래 투자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능성을 믿고 장기적인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오너십을 가진 경영인만이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되는데, 중국을 비롯해 새로운 나라에서 사업을 할 때 총수가 직접 나서는 것과 전문경영인이 만나는 것은 상대방과 나눌 수 있는 내용이 다르다. 사업파트너인 상대국가와 기업에서는 미래
"단호하지만 확전이 되지 않도록 하라"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무력 도발사건.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확전 안되게 관리를 잘하라고 지시했다"는 첫 청와대 발표가 나왔다. 뒤이어 "만전을 기하라는 뜻"이라고 했다가 저녁에야 "단호한 응징"만으로 정리됐다. 이 같은 정부의 초기 대응방식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다. 포격사건 다음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시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이 대통령의 '확전방지' 발언을 문제 삼았다. 유 의원은 "이것은 전부 다 싸우지 말라는 것"이라며 "군 통수권자가 처음에 확전되는 것을 두려워하니 `2∼3배 사격' 교전수칙이 있고 전투기까지 떴는데도 우리가 저쪽을 못 때렸다"고 비판했다. '단호하게, 확전이 안되게 하라'는 군 통수권자의 발언은 정치적 수사(修辭)일 뿐이다. 확전이 됐을 경우 '내 책임은 없다'는 것이고 단호한 대응을 못했을 경우에는 책임을 묻겠다는 비겁한(?) '명령'인 것이다. 지난 4일 파주 DMZ(비무
"절대 안됩니다. 조용히 있는 게 상책입니다." 얼마 전 중견 생활가전업체 마케팅 임원에게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선두를 차지했는데도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는 얘기였다. 의아한 생각에 이유를 물었다. 사정은 이랬다. 시장에서 대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 회사는 과거에도 대기업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자체 실적 집계 결과이긴 하지만 그 때마다 경쟁 대기업은 어김없이 자금력과 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20~30% 수준의 대규모 가격할인 등 프로모션에 나섰다고 한다. 결국 이 업체는 고스란히 대기업에 시장을 잠식당해 매출과 수익이 곤두박질치는 타격을 입었다. 이 관계자는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본주의 시장에선 어디든 더 가진 자와 덜 가진 자가 존재한다. 자연스럽게 갑을 관계가 형성되는 셈이다. 하지만 갑의 우월적 지위 남용이 도를 넘어서면 갑을 간 양극화는 점점 심화된다. 더 가진 자는 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창업기는 한 편의 신화다. 1941년, 19살 나이로 당시 면서기 두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83엔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간 신 총괄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합쳐 총 매출 89조원(한국 83조원·일본 5조70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그룹을 일궜다. 신 총괄회장은 1949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샤롯데'의 이름을 빌려 일본 롯데를 설립한다. 1966년 고향 한국에 진출하며 25년 만에 금의환향했다. 한국인들은 신 총괄회장이 만든 껌을 씹고, 초콜릿을 먹고 자랐다. 롯데가 세운 백화점에서 옷을 사 입고, 야구단 롯데자이언츠 성적에 때로는 환호를 때로는 탄식을 하며 살았다. 한 때 유행했던 '연예인의 하루'를 롯데에 적용시켜도 무리가 없다. 롯데건설이 지은 아파트에 살면서 롯데칠성음료가 만든 캔커피로 하루를 시작한다. 롯데마트에서 산 식재료로 아침을 먹고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음료수를 사 들고 지하철을 탄다. 점심 식사 후에는 엔젤리너스 커피를 마시고,
지난 7월25일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 공연 중 OK GO 무대에서 한 외국인이 담배를 입에 물자, 옆에 있던 한국 친구가 “여기서 피면 안된다”는 신호로 고개를 저었다. 이 외국인은 상관없다는 듯 불을 붙여달라고 했고, 그 자리에서 끽연을 했다. 주위에 어떤 이도 군중 속 ‘그의 흡연’에 제동을 걸지 않았다. 이 외국인은 흡연을 마친 뒤 군중 속으로 파고들어가 미친 듯이 춤을 추며 관객 한명 한명을 이어 붙여 기차놀이를 완성했다. 흡연도 하고, 마음껏 몸을 흔들며 노는 현장이 ‘페스티벌의 본질’인데, 관객들은 그간 ‘그러면 안될 것 같은’ 무의식의 규율과 눈치 때문에 내재된 욕망을 억제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문화 자유’의 물꼬를 튼 외국인의 행동에 우리는 그제서야 ‘동참’했을 뿐이다. 어느 순간, ‘통제의 그늘’이 문화에도 침범했다. 수만 명이 모여 가장 자유로운 행동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페스티벌에서조차 감시와 통제, 규율이 엄격하게 적용된다. 가수 장기하가 26일 록페스